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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기사

광역도시 블랙홀에 휘청이는 전주⋯ 광역·거점도시 기능 약화

도내 시·군 생활권 인근 광역도시 흡수 가속화
전북권 대도시 광역교통망 부재, 인프라 부재 등 장기화
도민생활권 인근 광역시에 의존도↑ 진학·쇼핑·주거까지
매해 각각 1만 명 이상 광주·전남과 대전·충남에 인구 유출
전주 정치적 견제에 구심점 약화 전북 내부서부터 붕괴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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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국가통계포털 인구로 보는 대한민국 웹 페이지/사진=국가통계포털 캡처

전북의 중심도시 역할을 해온 전주시의 광역·거점도시 기능이 점차 약화하면서 도민들의 생활권이 광주와 대전 등 인근 광역도시에 빠르게 흡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전북일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전북 도민들은 과거 학교 진학에서부터 취업, 쇼핑 등 많은 생활적인 요소를 전주에서 충당해 왔으나 최근 5년 전부터 수도권과 광주·대전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전북 서남부권과 북부권에서 전주로 이동하는 시간이 인근 광역시로 이동하는 시간과 비슷한 데 비해 교통망과 정주 여건 등 기본 인프라는 다른 대도시보다 낙후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다른 지역과의 생활권 공유는 결국 인근 광역도시들이 전북 시·군 인구를 흡수하는 결과로 귀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2024년 인구이동 현황’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만 전북에서 다른 시·도로 빠져나간 인구는 6만 546명(총 전출인구, 전입자 제외)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서울 1만1630명과 경기 1만4439명을 제외하면 광주·전남과 대전·충남으로 떠나는 도민들이 많았다. 실제 같은 기간 광주 5144명, 전남 4439명, 대전 4344명, 충남 6061명으로 연간 2만 명 정도가 전북에서 인근 자치단체인 광주·전남과 대전·충남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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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서부신시가지로 시민들이 몰리면서 늦은 밤까지 신시가지 거리(위)가 북적이지만 전북대학교 인근 대학로(아래)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지난 2021년부터 2023년의 이동 양상도 비슷했다. 이 기간 중 매년 전북도민 2만 명 정도가 광주·전남과 대전·충남으로 주소지를 옮겼다.

예전에는 ‘전북’이라는 같은 정체성을 가진 전주가 도내 시·군 인구를 흡수했다면, 현재는 생활권이 같아진 140만 이상 광역시를 중심으로 전북 인구가 이동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들 지자체에서 빠진 인구의 상당수를 전북에서 채우고 있다는 뜻이다.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넘어 실제 생활권을 따져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정읍·남원·고창·순창은 교통 접근성이 좋은 광주 중심으로 생활권이 완전히 재편됐다. 이들 지역에서 일하면서 광주로 출퇴근하거나 반대로 도내에서 거주하면서 광주로 출퇴근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익산과 군산, 무주 등은 쇼핑이나 여가 활동 시 대전으로 가는 경우가 잦은 편이다. 도민들의 소비 등 경제활동이 광주와 대전에서 상당부분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남부권 도민들과 북부권 도민들은 이같은 원인에 대해 전북 내 광역교통망 부재를 꼽고 있다.

거리가 비슷하더라도 도시 인프라가 더 많이 갖춰진 대전이나 광주로 가는 게 효율적이라고도 했다. 

고창군민 김모 씨(61)는“전주와 직접 연결되는 도로망과 대중교통이 부족해 주민들은 전주보다 교통망이 우수한 광주를 더 많이 찾고 있다”면서 “(고창서)전주까지는 1시간 30분이 걸리지만, 광주는 50분이면 갈 수 있어 전주보다 광주와의 교류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원시민 최모 씨(29)는 “친구 10명 중 8명이 광주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해 그곳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제 주변에 전북 사람인지 광주사람인지 혼동될 정도로 주민등록상 주소지는 남원인데 실거주지는 광주인 사람도 적지 않다”고 했다.

익산과 군산시민 상당수는 전주가 훨씬 접근성이 좋다면서도 “일자리가 대전과 충남이 훨씬 많아서 그쪽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답했다. 또 “주말에는 코스트코 같은 창고형 마트나, 대형쇼핑몰 등을 가기 위해 대전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전주에 있는 건 익산·군산에도 비슷하게 다 있다”고 했다.

 

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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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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