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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체육 종목단체 탐방] (15) 전북자치도사격연맹

2024 파리 올림픽 양지인, 김예지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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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예지(앞쪽), 양지인 선수가 연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격의 역사는 인류가 처음으로 멀리 있는 목표물을 맞히기 위해 도구를 사용한 순간부터 시작됐다.

활과 화살, 투석구 같은 원시 무기들은 생존과 사냥을 위한 수단이었으며, 동시에 인간의 정확성과 집중력을 시험하는 행위이기도 했다.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사격(Shooting)’의 근대적 의미는 화약 기술의 발달과 함께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16~18세기에는 군사 훈련의 연장선에서 사격 연습이 체계화되었고, 민간에서는 사격 클럽과 조합이 설립되기 시작했다.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사격협회’가 생겨났고, 지역 축제나 경기 형태의 사격 대회가 열리며 스포츠 사격의 초기 형태가 등장했다.

근대 스포츠 사격이 국제적 기준을 갖추게 된 시점은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이다.

고대 그리스 정신을 계승해 올림픽을 부활시키면서 사격은 5개 종목이 정식 채택됐고, 이는 사격이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로 인정받는 전환점이 됐다.

이후 1907년 ‘국제사격연맹(ISSF)’의 전신인 ‘국제총포사격연맹(UIT)’이 창설됐다.

연맹은 장비 규격과 경기 규정, 심판 기준 등을 표준화하면서 사격이 전묵 스포츠로 자리 잡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는 국제대회의 통일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였고, 국제사격연맹(ISSF)은 현재도 세계 사격의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조직적인 사격이 시작된 것은 해방 이후인 1947년 ‘조선사격연맹’이 창립되면서 스포츠 사격의 기반이 마련됐다.

이후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였다.

익산 출신의 박종길은 1974년 제7회 테헤란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시작으로 제8회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 제9회 뉴델리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 등 2번의 올림픽과 4번의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3개의 금메달과 은메달 4개, 동메달 7개를 획득하며 한국 사격을 국제무대에 알렸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여갑순이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고 산탄총 종목에서는 이은철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한국 사격의 아이콘 진종오가 50m 권총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특히 진종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2012년 런던 올림픽,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3개 대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10m 공기권총까지 석권하며 한국 사격 역사상 가장 많은 올림픽 금메달 4개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안 게임에서는 전 종목을 통틀어 최다 메달을 보유하고 있는 박병택이 있다.

박병택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부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금메달 5개, 은메달 9개, 동메달 4개를 쓸어 담으며 총 18개의 메달을 보유하고 있다.

전북자치도사격연맹은 1968년 창립돼 현재 고상철 회장을 비롯한 19명의 임원들이 전북자치도 사격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임실군청의 실업팀과 우석대·한일장신대 등 대학팀, 전북체고·남원용성고·전주상업정보고 등 고등팀, 전주중앙중·전주기린중·전주남중·남원하늘중 등 중등팀 및 전주사격클럽까지 육성팀이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정읍과 익산, 임실, 장수, 순창에서는 생활체육 동호회도 활동 중이다.

협회는 전북자치도 사격 발전을 위해 각종 대회도 활발히 유치하고 있다.

전국 대회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4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학생사격대회와 2022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한국중고등학생 사격연맹 회장기 전국학생사격대회를 유치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각종 대회에서의 성적도 우수하다.

2025년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여자일반부 10m 공기권총과 남자대학부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했고, 여자고등부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여자일반부 25m 권총 개인전에서 남원하늘중 출신으로 한국체대에 재학 중인 양지인이 42.0의 기록으로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국제대회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서선화가 2004년 제28회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했고, 서선화는 2023년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2024년 제33회 파리 올림픽에서는 양지인이 25m 권총 개인전 금메달, 김예지는 10m 공기권총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양지인은 지난 14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2025 ISS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차지하며 2관왕에 오르는 등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김예지는 파리 올림픽 출전 당시 시크하고 무심한 모습이 방송 중계카메라에 잡히면서 일약 스타에 올라서기도 했다.

또한 전주 출신의 김효빈(남부대)은 올해 8월 ‘제16회 아시아 사격 선수권대회’에서 10m 공기소총 금메달에 이어 지난주 막을 내린 ‘제21회 헝가리 오픈 국제 공기총 사격대회’에서도 10m 공기소총 개인전에서 또다시 금빛 총성을 울리며 국제대회 2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전북 사격은 꾸준히 성장해 가며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사격 강도’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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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철 전북자치도사격연맹 회장

전북자치도사격연맹 고상철 회장은 “전북 사격 선수들이 각종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기쁘다”며 “이러한 성적은 많은 연습에서 나온 결과로 시설이 잘 갖춰진 전북자치도종합사격장에서 사회인과 학생들이 주말을 이용해 마음껏 연습할 수 있도록 전북도에서 환경을 조성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늘날의 세계 사격은 집중력의 스포츠이자 기술의 상징이다.

사격은 단순한 ‘총 쏘는 경기’가 아닌, 인간의 집중력·호흡·컨트롤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종목이다.

대한민국 사격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꾸준히 메달을 획득하며 전통적인 강국으로 자리잡았다.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과 안정된 지원 체계는 앞으로도 한국 사격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이어갈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그 안에서 세계 최고 선수들을 길러 왔고, 앞으로도 또 다른 전설의 등장을 기대할 만하다.

오세림 기자

오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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