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가 어렵던 시절, 한겨울 추위에 떠는 서민들에게 내의 한 벌은 값의 고하를 떠나 가장 요긴한 선물이었다. 요즘엔 사람이 아닌 반려견용 ‘개리야스’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힐 일이다. BYC로 대표되는 내의산업은 정읍 출신 창업주 고 한영대 회장에서 비롯됐다. 한 회장은 일제시대 포목점 점원으로 시작해 자전거포, 미싱조립 상점 등을 운영했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 광복절 날 ‘한흥메리야스’를 설립했다. “국민들이 더 이상 추위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활하지 않게 만들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만들어낸 야심작이 바로 ‘국산 1호 메리야스 편직기’ 였다. ‘백양’ 상표 출시에 이어 종전 대·중·소로 구별했던 속옷 사이즈를 4단계(85·90·95·100㎝)로 구분한 것도 당시엔 매우 이례적이었다. 1985년 ‘BYC’ 브랜드를 선보였고 마침내 사명도 BYC로 변경했다. 현재는 오너 3세가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고 한다.그런데 내의산업으로만 알려졌던 BYC가 요즘 부동산 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는 옛 사옥부지 (1만1540㎡)를 업무·근린시설로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한게 기폭제가 됐다. 서울시는 BYC 부지를 기존 대림광역중심 지구단위계획에 포함시켜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는 한편,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부지에 지하 5~지상 37층 2개 동을 올리는 개발 계획을 승인했다. 전북에서도 BYC 부지 2곳이 노른자위 땅으로 부각되는 분위기다. 전주시 팔복동 제1산업단지에 있는 공장용지(6만3218㎡)와 완주군 이서면 은교리 농공단지에 있는 부지(38만8780㎡)가 바로 그것이다. BYC 측에서는 이 두곳을 매물로 내놓았다. 현실적으로 산업단지 부지라는 점에서 개발에 많은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바로 인접한 더메이호텔의 사례에서 보듯 중앙정부나 자치단체가 의욕만 가지면 개발을 못할 이유도 없다. 최근들어 입질을 하는 기업들이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피지컬 AI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연구단지나 공공시설 개발부지로 활용할 수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공동주택이나 제2차 공공기관 이전 부지로 활용할 수 있을 거라는 관측도 무성하다. 현 정부가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피지컬 AI 클러스터 조성을 낡은 산업단지 재생사업과 병행할 경우 윈윈 전략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옛 BYC 전주공장이 폐쇄된지 10년이 다돼가면서 폐건물이 흉물스럽게 남아있다. 바로 인접한 더메이 호텔은 노후산단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옛 코카콜라 부지를 관광호텔로 개발하고, 공공기여분으로 행복주택을 만들어 전주시에 기부채납한 바 있다. 서울에 있는 폐공장은 개발되고, 전북에 있는 부지는 방치되는게 오늘의 현실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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