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위, 심사결과 비공개 발표…하지만 부적격 등 후보 실명·감점까지 노출 위원“스스로 얼굴에 먹칠하는 꼴, 10일 회의서 강력하게 문제 제기하겠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의 후보 적격 심사 결과가 공식 발표 전에 특정 언론을 통해 유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보안 유지를 위해 위원들의 휴대전화까지 수거하며 진행된 비공개 회의였음에도 상세 정보가 실명과 감점 수치까지 포함해 보도되자 민주당이 강조해 온 ‘시스템 공천’의 공정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전북도당 등에 따르면 공관위는 지난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자 등 432명의 적격 여부를 심사했다. 이 과정에서 35명이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도당은 후보자 명예 보호와 이의신청 절차 등을 이유로 부적격 명단을 공식 공개하지 않았다.
문제는 도당의 엄격한 보안 방침이 무색하게도 회의 직후 특정 지역 언론을 통해 심사 결과가 구체적인 실명 및 수치와 함께 보도됐다는 점이다. 해당 보도에는 우범기 전주시장과 최훈식 장수군수의 적격 판정은 물론 정성주 김제시장(20% 감점)과 이학수 정읍시장(25% 감점), 이돈승 완주 예비후보(25% 감점) 등 예민한 감점 수치까지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유진섭·장기철(정읍), 국영석(완주), 김영태(남원) 등 부적격 판정으로 거론된 인사들의 실명도 고스란히 노출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단순한 보안 사고가 아닌 ‘내부 관계자에 의한 의도적 제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공관위 소속 한 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부 유출 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했다. 그는 “공식 소통 창구는 위원장이 맡기로 했는데 누군가 내용을 정리해 외부로 넘겼다는 것밖에 설명이 안 된다”며 “비공개를 전제로 심사를 진행했는데 위원들 스스로 얼굴에 먹칠을 한 셈”이라고 성토했다. 이 위원은 오는 10일 열리는 회의에서 이번 유출 의혹에 대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사태는 ‘공식 비공개’와 ‘비공식 유출’이라는 기만적 구조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투명성을 명분으로 공식 발표는 막아놓고 특정 언론에만 선별적으로 정보가 제공됐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정보 비대칭을 키우고 특정 후보에게 불리한 여론을 만드는 불공정한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사무국 직원의 유출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도당의 관리 체계 전반이 도마에 올랐다.
당사자들이 공식 통보를 받기 전에 실명이 거론되면서 ‘방어권 침해’ 논란도 거세다.
부적격 판정을 받은 한 후보 측 관계자는 “비공개라면 끝까지 보안이 유지돼야 하는데, 공식 창구는 닫아놓고 뒷문으로 정보를 흘리는 것은 후보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사실상 낙인찍기와 다르지 않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는 심사 결과를 전면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한 전남도당의 사례와도 극명하게 대비된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전북도당의 폐쇄적인 운영이 정보의 비대칭을 자초하고 특정 세력에게 유리한 여론 형성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도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감점 수치까지 정확히 보도됐다는 것은 내부 문건이 외부로 넘어갔다는 의미”라며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에서 공당이 이토록 허술한 보안 의식을 가졌다는 것 자체가 문제이며, 중앙당 차원의 감찰과 진상 조사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전북도당 관계자는 “당직자들은 공관위 회의 내용을 모른다"며 "부적격 등 정보가 새 나간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민주당 전북도당 공관위에는 이재운 전주대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변호사, 지역위원장, 전 시의장, 협동조합 대표 등 17명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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