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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역할 앞에선 누구보다 뜨거운 배우”⋯전주서 다시 꺼낸 안성기의 시간

지난 6일 ‘조금 낯선 안성기를 만나다’ 섹션, 영화 ‘부러진 화살’ 상영 후 정지영 감독과의 gv 
영화 ‘부러진 화살’과 더불어 안성기 배우와 함께한 ‘남부군’, ‘하얀 전쟁’ 등 제작 비화 공개

지난 6일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전 ‘조금 낯선 안성기를 만나다’ 섹션 선정작인 <부러진 화살>의 상영 후 정지영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해 안성기 배우에 대한 회상을 전하고 있다. 전현아 기자.

“사람들이 싫어하는 이야기를, 끝내 보게 만드는 것이 제 영화입니다.”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전 ‘조금 낯선 안성기를 만나다’의 일환으로 상영된 <부러진 화살> GV가 열린 지난 6일 현장. 늦은 밤까지 객석을 지킨 관객들 앞에서 정지영 감독은 특유의 단호한 어조로 배우 안성기와의 오랜 인연부터 영화가 사회와 맞서는 방식까지 담담히 풀어냈다.

이번 특별전은 올해 초 세상을 떠난 안성기 배우를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정 감독은 “안성기 배우는 흥행배우이면서도 독립·예술영화를 위해 기꺼이 헌신한 사람이었다”며 “부러진 화살 역시 그런 작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90년 개봉한 <남부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성기는 시나리오도 없이 원작만 읽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정 감독은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느냐”라며 “안성기는 정치적 입장보다도 평생 한 번 만날 수 있을까 말까 한 인물을 연기하고 싶어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제작된 <하얀 전쟁> 역시 안성기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그는 베트남전을 다룬 원작 소설을 직접 권했고, 결국 영화화까지 이어졌다. 정 감독은 “안성기는 스스로를 비정치적 인간으로 두려 했지만, 배우로서 욕심나는 역할에는 누구보다 솔직했다”고 말했다.

본인의 13년의 공백 끝에 만든 <부러진 화살>의 제작 비화에 대해 정 감독은 “처음에는 독립영화 수준의 제작비로 찍으려 했다”며 “그렇게 주연 배우를 고민하던 중, 누군가 ‘이 작품은 반드시 안성기가 해야 한다’고 말해 찾아갔고, 안성기가 하루 만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영화는 약 5억 원대 저예산으로 제작됐지만 34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 감독은 “사법부와 기득권 구조를 정면으로 건드리는 영화라 투자자들이 두려워했다”며 “안성기가 합류한 뒤에야 비로소 영화의 규모가 커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안성기의 연기 방식에 대해 “큰 틀만 설명해주면 배우 스스로 캐릭터를 완성했다”며 “박원상, 이경영 등 배우들이 서로 연기 경쟁을 벌이면서도 호흡은 완벽하게 맞았다”고 말했다.

GV 말미, 그는 다시 안성기를 떠올렸다. “안성기 배우가 세상을 떠났을 때 한국에 없어서 장례식에 가지 못했다”며 잠시 말을 멈춘 정 감독은 “나중에 수목장을 찾아가 마음속으로 한마디 했다. ‘언젠가 나도 가면 거기서 다시 만나자’”라고 말했다.

전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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