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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서가 흘러든 기름이 저수지 이곳저곳에 즐비하다. 죽은 물고기가 몸통을 드러낸채 썩어가고 있다.참지못할 악취가 코를 찌른다. 때아닌 먹거리를 만난 백로떼가 무리를 지어 물고기 시체를 해치우고 있다.29일 오전 익산시 함라면 신목리 장점마을 뒷편 장점저수지에는 악취와의 전쟁에 나선 주민들이 폐수로 멍들어가고 있는 저수지 오염원 찾기에 한창이다.저수지 인근이라해야 달랑 집 한 채와 폐사료를 이용해 유기질 비료를 생산하는 A업체만이 버티고 있을뿐이다.그러나 알수없는 기름과 폐수가 어딘선가 한꺼번에 유입되면서 저수지 일대는 온통 폐수로 물들고 말았다.저수지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코를 찌르는 심한 악취가 심각성을 더해준다.지난 20일부터 저수지를 온통 뒤덮었던 죽은 물고기는 백로의 밥이 되면서 다소 줄긴 했으나 여전히 물고기 시체로 뒤범벅이다.폐수를 견디지못한 채 죽은 올챙이들도 저수지 일대를 수놓고있다.기름과 함께 섞인 폐수를 견디기 힘든듯 몸부림치는 물고기와 올챙이가 몸을 비틀며 사투를 벌이고 있다.폐수로 전락한 저수지 물은 장점마을 앞 하천으로 흘러들어 황등천에 이른다.검게 물든 물이 지나면서 주민들은 벌써부터 지하수 오염을 걱정한다.저수지 주변의 장점마을은 물론 와리장고제마을 120세대 주민 대부분이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일부 주민들은 인근 비료공장에서 발생된 심한 악취로 목이 아프거나 구토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을 찾아 치료중이라는 것이다.주민들은 지난 20일 발생된 인근 비료공장 화재 이후 저수지 오염이 악화됐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하지만 비료공장 관계자는 "주민들의 잇따른 민원제기에 따라 올해초 17억원이라는 엄청난 자금을 들여 환경시설을 개선했다"면서 "저수지 오염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익산시 함라면 신목리 장점마을 A씨(61세)는 "지난 20일부터 어딘서가 흘러든 기름과 폐수가 저수지를 덮치면서 물고기가 죽거나 심한 악취까지 발생해 생활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관계기관의 철저한 진상규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올해도 쌀값을 얼마나 받을지 걱정인데 10여새 가장 잘 안된 농사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수확하는데 최선을 다해서 한톨이라도 불려야지요".곡창지대인 정읍지역 들녘에도 누렇게 익어가는 벼가 가을바람에 넘실거리지만, 정작 추석 명절을 맞아 풍요를 만끽하고 즐거워해야 할 농민들은 쌀값 걱정, 작황 부진에 시름이 깊다.14일 정읍시 고부면 농민 최선욱(45)씨는 "8월과 9월 일조량이 적고 잦은 강우로 인해 알곡 수가 적고 크기 또한 예년에 비해 30% 정도 잘아서 겉으로 보면 풍년인 것 같지만 사실상 흉년처럼 느껴진다"고 토로했다.최씨는 또 "비가 잦은 관계로 농약을 하지 못해 문고병·목도열병 등에 시달리고 방제가 힘들었다"며 "낟알이 힘이 없어 고개를 숙이지 못하고 뻣뻣한 상태로 여물어가는 논이 많다"고 덧붙였다.특히 최씨는 "전체적으로 수확량이 줄어들면 쌀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있지만, 그동안 전국적으로 누적된 재고량이 많기 때문에 어려울 것 아니냐"며 "최하 평년수준인 15만원선이라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예년에 비해 모내기를 일찍했다는 정읍 덕천면 박홍규(72)씨는 "상대적으로 10여일 앞서 서둘러서 알곡은 평년수준을 유지한 것 같다"며 "하지만 쌀값을 좀더 받아야 고생한 보람이 있을 텐데 농약값이나 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울상을 지었다.농사 짓고 외지에 있는 자식들에게 보내줄 쌀 몇가마를 빼면 전량 농협에 내놓는다는 박씨는 "쌀이 창고마다 가득 쌓여 있다는데 올해 가격은 어떨지 걱정이다"며 "정부에서 많이 남아있는 쌀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지난 10일 정읍시청 앞에서 쌀값 안정화 대책 마련과 생산비 보전을 외치며 농민집회를 이끌었던 송순찬 정읍시농민회장도 "흉작에 기대치 이하의 쌀값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그는 "외부에서는 풍년이다며 말하는 것 같은데 실제로 궂은 날씨가 잦아서 전반적으로 벼생육이 좋지 않아 20~30%까지 수확량이 감소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쌀값 걱정에 농민들은 추석을 맞는 즐거움도 잊혀진 것 같다는 송 회장은 "쌀값 문제로 소농들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평생 농사지어 자식 뒷바라지하고 먹고 살았던 농민들이 농사를 짓지 않으면 무슨 일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송 회장은 이어 "정부의 정책들이 점차 대농 위주로 추진되고 다수 소농들의 가치가 없게 만들면, 중소도시 인구 감소문제로까지 이어진다"며 "농민들이 요구하는 17~18만원대 가격을 지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남 최초의 3.1운동 발상지(옛 구암교회) 옆에 10년째 흉물로 방치된 '한국서부발전㈜ 군산건설처'의 구암동 사택부지. 소유자의 관리 부실에 따른 지역 이미지 훼손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이 사택부지를 군산시에 매각하기로 한 공익적 기여사업도 터덕거려 질타를 받고 있다.9일 군산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군산건설처가 경암동 LNG복합화력발전소 건립(9월7일 준공)을 조건으로 이 사택부지(4만1166㎡) 중 공원으로 지정된 3만2139㎡를 매각하기로 했으나, ▲건물 보상비 및 철거비용(22억원 상당) 부담 문제 ▲공시지가와 감정가 문제 등을 놓고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군산시는 노후화된 건물(1978년 건축)을 철거한 후에 공시지가 기준으로 토지 매입을, 군산건설처는 본사 방침에 따라 건물 및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 후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즉 수십억원의 비용 부담을 놓고 양 기관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도심속 흉물로 전락한 사택부지의 방치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군산시장과 정치권이 한국서부발전 본사와 직접적인 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일부 시의원과 시민들은 "기부채납과 무상양여도 아닌 매각이 공익적 기여사업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 공익적 기여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협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군산시의 행정이 한심하다. 군산시장과 정치권이 직접 나서야 한다. 한국서부발전은 10년 동안 해당 부지를 흉물로 방치한 만큼, 이득을 얻기 보다 공익적 기여 차원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편 군산시는 해당 부지를 매입해 호남 최초의 3.1운동(군산 3.5독립만세운동) 발상지의 성역화 및 시민 공원화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한국서부발전㈜ 군산건설처의 '구암동 사택부지'에 대한 시민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공기업의 4만여㎡ 부지와 건물들(건축면적 2992㎡)이 10년 동안 도심속 흉물로 방치돼 지역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옆에는 호남 최초의 3.1운동 발상지가 자리하고 있어, 지역민들은 군산건설처의 이같은 행태에 불만을 넘어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여기에 군산건설처는 지난 7일 준공된 '경암동 LNG복합화력발전소의 공익적 기여사업'으로 전체 부지(4만1166㎡)중 공원으로 지정된 3만2139㎡를 군산시에 매각(60억원 이상)하기로 했으나, 그 안에 위치한 노후 건물의 보상비 및 철거비용을 놓고 군산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지역발전과 함께 한다던 공기업의 윤리의식은 이미 실종됐고, 공익적 기여사업의 정체성도 불분명한 상태다. 이에 2회에 걸쳐 문제점과 대책을 점검해봤다.8일 오전 군산시 구암동 358-2번지 외 7필지(4만1166㎡)에 위치한 한국서부발전㈜ 군산건설처의 사택부지가 을씨년스럽다. 48세대가 거주할 수 있는 주건물(3층) 3개동과 14세대의 일반사택, 창고, 식당 등이 덩쿨과 나무숲 사이로 간신히 목격될 정도다. 도심 속 흉물, 그 자체다.군산건설처는 화력발전소가 문닫은 2004년 1월부터 거주자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군산시와 인근 주민들은 2001년부터 관리없이 10년째 방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호남 최초의 3.1운동 발원지(옛 구암교회)와 인근 900세대의 아파트가 지역 이미지는 안중에도 없는 '실종된 공기업의 윤리의식'과 함께 나란히 자리를 하고 있었다.주민들은 "일제강점기 군산 3.5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성스러운 곳을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순국선열들에게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채경석 군산시의원도 "지역발전과 함께 한다던 공기업이 이럴 수가 있느냐"며 군산건설처를 맹비난했다.그는 "3000여 인근 주민들이 10년째 흉물로 방치된 이 부지 및 건물을 지켜보면서, 비난과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면서 "이같은 사택부지의 매각이 어떻게 경암동 LNG복합화력발전소 건립에 따른 공익적 기여사업에 포함됐는지 의문이고, 이런 상황에서 22억원 상당의 노후 건물의 보상비(약 10억원) 및 철거비(약 12억원)도 군산시에 떠넘기려는 공기업의 행태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이에대해 군산건설처는 본사 방침에 따라 부지 및 건물에 대한 매각 협상을 현재 군산시와 진행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주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집중 폭우로 도내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완주 지역에서 산사태로 1명이 숨졌고, 농경지침수와 하천의 범람, 주택 파손, 도로 유실 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13일 저녁부터 3일간 200㎜가 넘는 기록적인 비가 내린 익산 북동부지역의 피해가 컸다."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말이 실감나네요. 어찌나 놀랐던지. 새벽에 밀려든 물과 토사때문에 겨우 창문을 통해 빠져 나올 수 있었어요."순식간의 물폭탄으로 집과 상가가 모두 물에 잠겨 망연자실한 익산시 여산면 제남리 조석준 이장. 그는 60평생 이런 물난리를 겪기는 처음이라고 했다.14일 새벽 갑자기 빗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말 그대로 '한바탕 물난리'를 치렀던 여산시장 주변 일대는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날이 어두운데다 전기마저 끊기면서 양수기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급격히 불어난 물길을 마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주민들은 긴박한 상황을 전하며 고개를 저었다.손 쓸 겨를 없이 급격히 물이 차오르던 이날 새벽 3시 급히 대피하라는 마을 이장의 방송에 차오른 물길을 피해 서둘러 주택 옥상으로 몸을 피신한 주민에서부터 평생을 살아오던 집이 하루아침에 물에 잠겨 졸지에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어 아들집으로 임시 피신한 할아버지 등에 이르기까지 한바탕 물난리를 치른 여산면 일대는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참혹했다.주인을 잃고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는 옷가지를 비롯 각종 생활용품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여산파출소앞과 제남리사이에 있는 교량 배다리 인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물에 잠겨 쓸모없는 고철덩어리로 변해버린 전자제품과 옷가지 등 온갖 잡동사니들은 물에 흠뻑 젖어 모두 쓰레기로 변해버렸다.졸지에 생활 터전과 가전제품들을 잃은 주민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재사용할수 있는 물건 챙기기에 나섰으나 하나같이 물에 흠뻑 젖어 도저히 사용할 수 없게 됨을 보고 그저 한숨만 내쉴 뿐이다.가슴높이까지 차올랐던 물난리를 겪은 여산시장 주변 일대도 이번 피해를 빠져나갈 수 없었다.여산면 여산리 김봉기씨(52)는 "새벽에 내린 폭우로 시장 일대가 물에 잠기면서 가재도구들이 쓸모없는 무용지물이 됐다"고 한숨을 쉬었다.특히 여느 시골 마을과 같이 200m거리의 재래시장 양편에 농약상과 전파사, 화장품, 보일러가게 등 상가 50여채가 즐비하게 자리 잡고 있던 이 곳에서 상가 10여채는 완전 침수 피해를 당했고 나머지 상가들은 대부분 반침수 피해를 입었다.여산 재래시장에서 3㎞가량 떨어진 제남리마을의 마포 자루 생산 공장인 대일실업도 이만저만이 아닌 피해를 입고 망연자실하고 있었다.이 회사의 여문현 사장(62)은 "새벽에 내린 폭우로 공장 전체가 물에 잠기면서 재봉틀 등 공장 기계 대부분이 쓸모없는 고철덩어리가 됐고 수천장의 마대자루 역시 빗물에 떠내려갔다"면서 "연간 매출액이 20억원인데 현재로선 피해액을 가늠할 수조차 없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국도 30호선 부안군 보안면 유천리 A벽돌공장 앞 구간이 교통사고 위험에도 불구, 운전자 안전 대책 없이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다.왕복 2차선인 이 도로는 통행량이 많은데다 A공장에서 들어오고 나가는 화물차들의 불법 좌회전 등 교통법규 위반으로 아찔한 상황이 자주 연출되고 있다.특히 이 공장 입구쪽에 있는 철쭉군락이 공장 출입구를 가리고 있어 운전자들이 도로로 갑자기 나오는 차량을 짐작하지 못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부안 격포 방면에서 진입하는 차량이 이 공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인근 사거리까지 주행한 후 유턴해야 하지만 공장 입구에서 중앙선을 넘어 좌회전하는 불법행위가 반복되고 있다.운전자 강명주씨(30·전주시)는 "유천리 벽돌공장에서 갑자기 도로에 나온 화물차를 피하기 위해 앞 차량이 급제동,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며 "복합적인 요소가 많은 이 도로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해 운전자 안전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전주국도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이 도로에 대한 민원이 계속돼 지난달 해당업체에 '출입구 철쭉군락을 제거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불법행위로 인해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찰 소관이기 때문에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해 농사는 완전히 망쳤어요."김제시 용지면에서 15년째 배 농사를 짓고 있는 김광식씨(49)는 지난달 30일 까맣게 변해버린 과수원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올 봄, 때 아닌 저온현상과 일조량 부족 등으로 개화한 배꽃들이 동해(凍害)를 입었기 때문이다.김씨는 "배 꽃 암술이 얼어 까맣게 죽어 있다"면서 "예년 같으면 수정이 다 끝났어야 하는 데 여전히 배꽃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일부 배꽃에서 수정이 돼 열매를 맺어도 발육상태가 나쁜 '기형배'가 나올 확률이 높다"면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배는 제 값을 받지 못해 인건비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씨는 또 "평년 3500박스(1박스 7.5kg)의 배를 수확하는 데 올해는 수확량이 3분의 1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생활비도 문제지만 자식들 교육비를 어떻게 충당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덧붙였다.완주군 이서면에 사는 이정원씨(55)도 최근 깊은 시름에 빠졌다. 이상저온으로 배꽃 암술이 얼어 죽었기 때문이다.이씨는 "30년째 배를 재배하고 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재배면적의 30∼40%가 냉해를 입은 것 같다"면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기형배까지 예상하면 피해면적은 50%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재해보험에 가입했지만 기형배는 보험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피해가 클 것"이라며 "수확량이 좋다고 해도 기형배는 시중에 팔 수 없고 가격도 떨어진다"고 토로했다.유례없는 봄철 이상저온 현상에 일조량 부족 등으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더욱이 과수 재배 농가에서는 출하시기인 오는 9월까지 수확량 걱정에 시달려야 한다.2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과수 냉해 피해면적(예비조사)은 총 1155.5ha로 배 405.2ha, 매실 318.7ha, 복숭아 216.6ha, 포도 178.5ha, 사과 36.5ha다.전북도 관계자는 "냉해 피해는 과수뿐만 아닌 복분자와 노지 작물, 시설원예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현재 정확한 실태를 조사중이다"면서 "배와 사과 등 과수의 경우 착과가 끝나는 이달 중순께 정확한 피해실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산물이 아닌 임산물로 분류돼 농어업재해보상법 대상에서 제외됐던 복분자 농가에 대해 재해복구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참정권은 지적장애인들에게도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권리입니다."장애인의 날(20일)을 앞두고 도내 지적장애인들의 올바른 참정권 행사를 위한 지방선거 모의투표 체험행사가 열렸다.전주시 완산구선거관리위원회와 전북지적장애인복지협회 전주시지부는 13일 지적장애인(정신지체인) 52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주시 중앙동 전주시지부 강당에서 모의투표를 실시했다.투표에 앞서 선거 4대원칙 등 선거관련 기초지식을 교육받은 이들은 투표용지 4장을 받아 교육감·교육의원·지역구 도의원·지역구 시의원을 뽑는 1차 투표를 한 후 도지사·시장·비례대표 도의원·비례대표 시의원을 뽑는 2차 투표를 실시했다.'1인 8표'의 복잡한 투표를 해야하는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이날 모의투표에서 몇몇 장애인들은 상세한 설명에도 불구, 기표소에서 투표용지를 그대로 들고 나오는 등 투표방식을 이해하지 못해 난감한 상황을 만들어내기도 했다.이에따라 지적장애인들의 올바른 참정권 실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반복 학습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모의선거에 참여한 지적장애인 부부 유광섭(53)·강명은(45)씨는"스무살이 넘어서 처음 투표했을 땐 선거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못한 채 도장만 찍고 나오기를 반복했다"면서"성년이 됐지만 아직 어린 지적장애인들이 선거의 참 의미를 알고 후보를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전북지적장애인복지협회 김주운 회장은 "실제 지적장애인이 선거의 의미를 이해하고 투표하려면 최소 장애인 3~5명당 1명씩의 자원봉사자가 배치돼 꾸준한 반복 학습이 이뤄져야 한다"며"지적장애인들의 진정한 투표권 실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15℃ 안팎의 기온을 기록하며 봄날씨를 보인 8일. 제40회 전북기능경기대회가 열리는 전주시 여의동 전주공고의 경기장 내부는 난로를 켜야 할 정도로 다소 쌀쌀했다.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20시간에 걸쳐 6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냉동기술 직종 시험장에서는 2과제인 전기배선 및 진공 작업을 수행하는 23명의 출전자가 내뿜는 열기가 썰렁함을 누그러뜨리고 있었다. 보통 1과제가 3시간 이상 소요되는 만큼 출전자 대부분은 점심시간을 빼고는 하루종일 서서 과제를 수행한다.지난해에 냉동기술 직종에 처녀 출전해 동메달을 수상했던 육근도 군(삼례공고3)은 올해 금메달에 도전한다. 육 군은 대회 석 달 전부터 연습에 돌입, 최근 한 달 동안에는 학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밤 10시까지 연습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그는 "냉동기술 직종이 유망 직종이어서 도전했다"면서 "도 대표로 전국대회에 출전해 입상하는 게 꿈이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조립·분해를 거듭하며 많은 연습을 했지만 다른 출전자의 실력도 지난해보다 높아져 긴장된다"고 덧붙였다.인근의 자동차 차체수리 경기장에는 전주공고 학생 8명과 일반인 5명 등 모두 13명이 변형된 자동차 문을 펴서 원상복구하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었다. 출전자들은 높낮이 균형을 맞추는 스푼과 망치를 이용해 쉴 새 없이 '패널'을 두드리고 있었으며, 표정에는 비장감마저 감돌았다.도내 우수 기능 인력을 선발하는 대회는 몇 종목을 빼고는 참관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기장에는 참관 인력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게다가 올해에는 도 보조금마저 2000만원 삭감돼 대회에 대한 지역 사회의 관심이 낮았다.이러한 낮은 관심이 지난해 전국 16개 시·도 중 11위를 기록한 성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대회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매년 목표는 10위권 내 진입이지만 도세와 지원금이 비례하는 상황에서 기능인력에 대한 지원이 미약해 어렵다는 것.심사위원들은 "입상해도 출전 학생과 지도교사에 대한 혜택이 적은데다 지원이 열악해 기능을 기피하는 경향도 있다"면서 "지역 우수인력을 지역 업체에서라도 흡수해야 하는데 도내 대회에서 우승해도 대학 진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각 시·도 차원에서부터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데 도 대표가 되기 전까지는 개인과 소속 학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산업인력공단 전북지사 관계자는 "입상자와 지도교사에게 각각 취업·승진의 유인책이 없어 의욕이 자꾸 떨어지고 있다"면서 "올해는 지역 기업과 입상자의 취업을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식들은 저그들 먹고 살기도 바뻐. 집에서 놀면 뭐해 담뱃값이라도 벌어야지."촉촉한 봄비가 내린 2일 전주 덕진동 건지산 등산로에 녹색 조끼를 입은 50여명의 어르신들이 모였다.취약계층 생계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 목적으로 한 '2010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이날 전국에서 동시에 가동됐다.등산로 정비에 나선 이들은 오는 6월까지 4개월동안 전주시 희망근로 프로젝트 58개 사업 중 하나인 '공원 가꾸기'사업을 맡게된다.전주시 희망근로 사업에 참여한 이강문씨(70·전주시 인후동)는 "4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뚫고 일할 수 있게 돼 천만다행이다"고 말했다.'공원 가꾸기' 사업 참여 인원은 61명이지만 첫날 10명이 빠졌다.전주 덕진구청 공원관리팀 임용현씨는 "결석한 10명 중 2명은 포기했고, 8명은 현재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연세가 많은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등산로 정비도 일사불란하게 이뤄졌다. 남자들이 낫을 이용해 잡풀 등을 쳐내면 여성들은 뒷마무리를 하는 등 업무 분담이 이뤄져 작업 능률을 높였다. 또한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비가 와서 미끄러우니 조심하시고 무리하게 일은 하지 마세요.'라며 관리자는 목청껏 외쳐댔다.김복녀씨(63·전주시 송천동)는 "타지에 살고 있는 자식들에게 손 벌리기 싫어 참여했다. 직접 돈을 벌 수 있어 좋다"며 "희망근로 사업이 끝나는 날까지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한편 전주시는 오는 6월까지 4개월 간에 걸쳐 진행되는 희망근로사업 58개 사업장에 99억88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총 2410명을 투입한다. 이번 전주시 희망근로 사업에는 모두 8908명이 지원해 3.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며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약 절반을 차지했다.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근로자들에게는 하루 3만 3000원의 인건비와 간식비 3000원이 매월 별도로 지급되며 임금의 30%는 희망근로 상품권으로 지급된다.
구름 사이로 덩그런 달이 환하게 모습을 드러낸 지난달 28일 밤, 김제시 금구면 월전리 산성메마을(당월마을) 경로당 앞에는 달만큼 밝은 불길이 타올랐다.주민과 출향한 자녀들, 그리고 도시에서 온 가족 등 150여명 사이로 달집이 환하게 타오르며 대보름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달집을 만들기 위해 동원된 나무만 5t여. 마을 주민들이 일일이 산을 오르내리며 땔감을 긁어모았다.산성메마을은 매년 달집태우기 등 대보름 행사를 진행해 왔지만 올해는 의미가 남다르다.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된 뒤 주민들이 전통을 보다 잘 살리고 도시인들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힘과 뜻을 모았다. 60대 이상 노인이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마을 부녀회와 노인회가 나서자 출향인사들의 모임인 당사모(당월마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마을발전협의회 등이 발 벗고 나섰다.잔치 분위기를 내기 위해 지난 27일에는 돼지를 잡고, 막걸리 파티를 벌였다. 또 곧게 자란 나무를 구해 와 장승도 직접 제작해 설치했다.천하대장군은 '산성메의 꿈', 지하여장군은 '초록세상'이라고 이름 붙였다. 자신들이 태어나고 자라고 살고 있는 산성메 마을이 보다 번영하기를 기원하고 농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점에서 붙인 이름이다.산성메마을 대보름 행사에는 도시에 사는 초등학생들도 부모의 손을 잡고 대거 참여했다. 오후 7시 달집에 불이 타오르자 주민들과 도시에서 온 가족들은 너도나도 손을 부여잡고 타오르는 달집 주위로 강강술래를 했다. 아이들은 난생 처음해 보는 쥐불놀이를 신기해했다.마을주민 경은수씨(47)는 "마을의 오랜 전통을 보다 잘 이어가기 위해 마을 주민들과 고향을 떠난 40~50대가 뜻을 모았다"며 "대보름 달만큼 환하게 타오르는 달집처럼 우리마을과 모든 사람들이 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겨우내 배 곯던 야생동물들이 간만에 '브라보'를 외쳤다.20일 오전 10시 전주시 만성동 두현마을 황방산 밑자락.전북환경운동연합과 전주시가 함께 마련한 '겨울철 야생동물 먹이 주기 및 불법 엽구 제거 행사'에 참가한 시민 30여 명이 고구마와 보리·밀 등이 담긴 종이상자와 자루를 저마다 어깨에 떠메거나 가슴에 안고 산으로 향했다.고구마는 멧돼지나 고라니 등 덩치가 큰 야생동물을 위해, 곡물 낟알은 멧토끼나 산새들 먹이로 각각 100㎏씩 준비했다."여기서부터는 길이 없습니다. 먹이는 경사진 데 말고 약간 판판한 데 보이게 뿌려 주세요."김대곤 밀렵감시단장(56)은 참가자들에게 밭에 난 고라니 발자국과 무덤 옆 멧돼지가 파헤친 흔적 등을 보여 주며 "전주 시내와 가까운 곳(황방산)에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는 점을 환기했다.김 단장은 또 산 중턱 바위 아래 깊게 파인 구덩이를 가리키며 "이것은 멧돼지가 판 게 아니라 사람이 칡을 캐려고 판 것"이라며 "이렇게 파인 곳은 다시 흙으로 메워도 비가 오면 금방 쓸린다"며 산림 훼손의 주범이 야생동물이 아니라 인간임을 분명히 했다.일행은 가시덩굴 등이 우거진 산등성이를 오르며 바위나 나무 아래에 고구마와 낟알을 놓아 두었다. 밀렵꾼들이 뱀을 잡기 위해 쳐놓은 뱀그물(뱀덫)도 제거했다.유칠선 문화관광해설사(51)는 참가자들과 같이 먹이를 주며 '이 나무는 딱따구리가 살던 곳이다', '이것은 멧토끼 똥인데 낙옆 등 거친 음식을 먹어 색깔이 갈색이고 가볍다'는 등 생태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줬다. 그는 "들에서는 오리 등 개체 수가 많기 때문에 곡물을 뿌려도 상관없지만, 산에서는 산새들이 개체 수가 적은데다 낙옆까지 있어 모아서 줘야 한다"며 야생동물의 서식처에 따라 먹이 주는 방법도 다름을 강조했다."그렇게 많이?"이날 참가자 중 막내인 이산들양(8·전주서일초 1학년)이 전북환경운동연합 곽화정 활동가(28)가 보리를 여러 번 땅에 놓자 딴죽을 걸었다. 곽 활동가가 "낙옆에 가려서 (보리가) 안 보이면 어떡해?"라고 설명해도 산들이는 "새들은 눈이 좋아서 다 보여. 안 보이면 선생님 바보!"라고 우기며 앞장섰다. 산들이는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정책기획국장(42)의 딸이다.이날 마을회관에 모인 주민들은 야생동물 먹이 주기 행사를 반겼다.정순옥씨(61)는 "작년에 살쾡이가 동네 형님네 닭 27마리를 잡아 먹고 우리집 닭도 죽였다"며 "요즘도 밤 12시, 1시가 되면 (살쾡이 때문에) 우리집 거위가 고함을 지른다. 이제 먹이를 줬으니 (야생동물들이) 마을에 안 내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태어나면 '너무 아픈' 소방관은 하지 마십시오."18일 오전 10시 정읍소방서 차고.설 연휴 마지막 날(15일) 근무 중 급성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정읍소방서 고 이재승 기동1팀장(47·소방령)의 영결식이 정읍소방서장장(葬)으로 엄수됐다.박미경 소방교(34)가 "직원 모두 사진 찍던 날 잘 찍으라고 신신당부하시더니 영정사진으로 쓰시려고 그랬습니까. 평상시엔 웃지도 않던 분이 그날따라 환하게 웃어주시더니 저렇게 영정사진 남겨주시려 그랬습니까"라고 울먹이며 애도사를 낭독하자 유족과 동료 소방관 200여 명도 슬픔이 북받친 듯 흐느끼거나 고개를 숙였다.유족들은 소방서 2층에 있는, 고인이 2007년 9월부터 근무한 현장기동단 사무실에 올라 갔다. 고인의 아들 이창엽군(15·전주해성중 3학년)이 아버지 영정을 품에 안고 앞장섰고, 고인의 아내 임윤정씨(43)와 큰딸 이수진양(18·이일여고 3학년) 등이 뒤를 따랐다.고인의 큰형수 배복선씨(59)가 "여기서 쓰러진 거냐?"고 묻자 이성계 기동2팀장(50·소방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배씨는 '성격이 활달했던 막내 서방님'이 생각난 듯 눈시울을 붉혔다.고인의 넷째 형 이재두씨(53)는 "소방관들이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줄 몰랐다"며 "동생은 갔지만 남은 소방관들이라도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앞서 오전 8시 55분 전주 모악장례문화원에서 출발할 때부터 버스 안에서 말없이 눈물만 훔치던 큰누나 이화자씨(56)는 "재승이는 소방관을 천직으로 여겼어요. 집에 와서 힘들단 소리 한 번 안 하고…. 어릴 때 가(걔) 업고 무던히 살았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고인은 5남 1녀 중 막내로 큰누나와는 '9살 차이'였다.소방서 앞에서 치러진 노제에서 창엽군이 술을 따르는 동안 고인의 아내는 엎드린 채 하염없이 통곡했다. 옆에서 딸이 어머니의 등을 쓰다듬었다."남편은 '표현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아이들에게는 존경스러울 정도로 잘했어요. 작년 봄 네 식구가 정읍소방서 근처 맛집에서 굴짬뽕도 먹고, 찜질방에 갔던 게 눈에 선한데…."임씨는 "애 아빠는 창엽이가 철나는 걸 싫어했어요. 애는 애다워야 한다고요. 그런데 애를 '가장'으로 만들고 갔네요"라며 남편을 빼닮은 아들을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봤다."아빠가 살아계실 때는 (아빠가) 못해준 것만 생각났는데, 돌아가시니까 잘해준 것만 생각나요."'앞으로 어떻게 살 거냐'는 물음에 창엽이는 "이 악물고요"라며 이렇게 말했다.고인의 시신은 영결식 후 전주 승화원 화장장으로 운구돼 화장 절차를 거친 뒤 전주 효자공원 추모관에 봉안됐다.
"오늘 실시하는 징병검사는…."17일 오전 10시께 전주시 남노송동 전북지방병무청(청장 이상진) 징병검사동.반소매·반바지 차림의 수검복을 입은 청년 80명가량이 1층 심리검사장에서 질서유지 담당 이희택씨(37)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이날은 전국 지방병무청마다 올해 11월 30일까지 실시하는 징병검사 첫날.수검 대상은 1991년생 양띠 남성으로 올해 도내 대상자는 모두 1만2014명이다.귀에 피어싱을 한 조용환씨(19)가 1층 임상심리실 앞에서 시무룩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두 형제 중 막내인 조씨는 "검사 받고 빨리 집에 가고 싶다"며 처음 겪는 징병검사에 대한 얼떨떨한 속마음을 털어놓았다.심리검사를 마치고 3층 신체검사장에서 기다리던 무리 중 구레나룻이 거멓게 난 임일균씨(19)가 예비군의 아우라(aura·기운)를 풍기며 앉아 있었다.임씨는 "(징병검사가) 학교에서 받는 신체검사 같아 덤덤하다"며 "안경을 벗으면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이왕 고생할 거면 현역으로 가서 '진짜 남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전주대 게임학과 휴학생인 임씨는 "군대에 다녀오면 게임 만드는 프로그래머나 게임 기획자에 도전해 볼 것"이라며 아주 먼 미래까지 내다봤다.이날 수검자 중에는 징병검사가 두 번째인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골격이 다부져 보이는 선창수씨(19)는 지난해 6월 해병대에 지원했다 쓴잔을 마셨다고 했다. 징병검사 결과는 1등급이었지만, 어릴 때 다친 왼쪽 눈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게 걸림돌이었다며 아쉬워했다.김완중씨(19)는 과체중 때문에 징병검사장에 두 번 온 경우다. 친구와 동반입대를 신청했던 김씨는 지난달 29일 첫 징병검사에서 몸무게가 98㎏(키 178㎝)이 나와 3등급, 친구는 나쁜 시력 때문에 4등급 판정을 받아 탈락했던 것.동반입대 복무제도는 친구끼리 같은 부대에 배치돼 전역 때까지 서로 의지하며 군 복무를 할 수 있는 제도로 자격 기준은 신체등위 2등급 이상이다.오전 11시께 신체검사와 적성분류까지 모두 마친 오하늘씨(19)가 징병검사의 마지막 관문인 병역 판정을 남겨 뒀다."아주 건강해요. 현역 대상입니다."김현휘 징병관의 '병역 처분'에 이날 오전 8시까지 병무청에 도착하기 위해 정읍에서 오전 6시 30분 시외버스를 타고 왔다는 오씨는 만족스러운 듯 밝은 표정을 지었다.
필리핀에서 온 애나(32·가명)는 본국에 아들을 두고 있는 '싱글맘'이다. 2008년 8월 E6 비자(공연예술비자)로 한국에 들어 온 애나는 지금 군산 국제문화마을(아메리카타운)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난해가 비자 만료기간이었지만 1년 연장을 해 올해 8월까지는 체류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연장 기간이 만료되면 그는 아들에게 돌아갈 생각이다. "다시 한국에 올 생각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 애나는 "내가 지금 하는 일에 대해 계약할 때부터 알고 왔다. 미군들과 2차(성매매)는 한 번도 안했다. 요구도 안하고 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노래할 수 있다고 해서 왔고,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지금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취재진의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은 군산 국제문화마을에서 만났던 거의 모든 여성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들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군산시 산북동 국제문화마을. 이곳에는 애나와 같은 필리핀 여성 70여명이 10여개의 외국인 전용 클럽에서 생활하고 있다.이 곳은 금요일 밤, 가장 활기를 띤다.5일 오후 7시께 군산 미군기지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가 국제문화마을 앞에 도착하자 30여명의 미군들이 쏟아져 내려와 식당 등으로 향했다. 셔틀버스는 2대 운영되는데, 새벽 1시45분 국제문화마을에서 미군부대로 출발하는 차편이 막차다. 일부 미군들은 콜택시 등을 타고 도착했다.국제문화마을의 핵심인 외국인 전용 클럽은 화려하기보다는 초라해 보였다. 폭 5~6m가량의 길지 않은 골목길 양쪽에 단층 건물이 늘어서 있고 이 곳에 10여개의 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클럽 내부에는 필리핀 여성들이 적게는 1~2명, 많게는 10여명 가까이 포켓볼을 치거나 잡담을 나누며 미군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오후 8시를 넘겨 클럽에 미군들이 들어왔다. 업소마다 다르지만 테이블 주변에 둘러앉거나, 스탠딩 바 형태로 운영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총을 찬 미 헌병들이 3명씩 조를 짜 업소에 들어왔다. 이곳은 미군의 자국민 보호구역. 무장한 헌병들이 감독 관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헌병들은 이후로도 10여분이 멀다하고 업소에 들락거렸다.이 곳에서 일하는 필리핀 여성들은 한결같이 '성매매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월급은 95만4000원. 인센티브로 지급되는 돈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이 여성들의 계약서를 미리 확인해 본 내용에 따르면, 이들은 입국 때 월급 93만5000원에 계약을 맺고 이 중 23만원은 필리핀 현지 연예기획사로, 20만원은 국내 연예기획사로 지급된다. 여성이 속한 클럽이 한국 연예기획사에 월급을 보내면 이 기획사가 여성에게 돈을 주는 구조다. 기획사 상황에 따라 임금 체불 등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최근 '기지촌'에서 일하는 필리핀 이주여성들의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수가 되는 줄 알고 한국에 왔지만 실상은 '기지촌'에서 성산업에 이용되는 여성들이 많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도내에서도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가 지난해 국제문화마을의 실태조사를 벌여 이주여성들의 인권상담과 의료지원 등을 위한 쉼터가 필요하다고 제기했다.이 곳에서 생활하는 킴벌리(27·가명)는 "한 달에 4일 쉬는데 주로 잠을 자고 군산시내에도 나가지만 버스 타는 법은 몰라 택시를 타는데 부담이 된다"며 "돈은 버는 대로 집에 보내고 올해 10월말 계약이 끝나는데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까 다시 올까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이주여성들은 필리핀 현지 연예기획사에서 오디션을 보고, 한국측 기획사가 이 자료를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제출해 비자가 발급돼 입국한다. 그러나 이 곳에서 생활하는 이주여성들은 거의 노래를 부르지 않고 대부분 서비스 업종에서 종사한다.이주여성의 삶과 인권 문제가 지역사회의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출근 차량으로 붐빈 1일 오전 7시 30분.왕복 10차선 교차로인 전주시 평화동 꽃밭정이 사거리에는 간격을 좁혀 선 차들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파란 신호등이 켜지자 50초 동안 한 번에 100대 안팎의 차들이 교차로를 통과했다.길 한 켠에 서있던 전주 완산경찰서 소속 의경 한 명이 경광등을 내렸다.주황색 신호등이 켜졌다는 뜻. 뒤늦게 단속 중인 경찰을 발견한 운전자들은 '지날까 말까' 짧은 순간 망설이며 멈칫거렸다.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 신호 한 번 바뀔 때마다 차량 3~4대 씩은 앞차의 꽁무니에 바짝 붙어 교차로에서 꼬리를 물었다. 길을 건넌 몇 대의 차량들은 건너편의 다른 의경이 찍고 있던 캠코더에 그대로 촬영됐다. 단속이 진행된 한 시간 반 동안 범법 차량은 어림잡아도 100대를 훌쩍 넘었다.영상 분석을 통해 '교차로 통행 방법' 위반으로 판명된 운전자들은 '범법자'가 되고, 수일 내로 범칙금 통보를 받는다.비슷한 시각, 백제로를 따라 이어지는 전주시 덕진동 경기장 사거리 역시 단속이 한창이었다.오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이어진 경찰의 집중단속은 신호 위반·끼어들기도 동시에 실시했다.승용차·승합차·화물차 할 것 없이 길게 늘어선 차량들은 경찰의 단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앞차의 꼬리를 물고 내달렸다. 운전자들의 평소 운전 습관이 그대로 드러났다. 앞다퉈 단속에 적발되려 몸부림친다는 인상마저 받았다.경찰은 1일부터 다음 달까지 전국적으로 '교차로 꼬리 물기' 집중 단속을 펼친다. 1월 한 달 동안 캠페인을 벌이며 적발되면 교차로 꼬리물기는 6만원, 신호위반은 7만원 등의 범칙금이 부과된다.전주 완산경찰서 경비교통계 전진호 계장은 "집중 단속을 통해 '교차로 꼬리 물기'가 줄고 운전자들의 법규 의식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속적으로 단속할 계획이지만, 단속에 앞서 운전자 스스로의 안전과 원활한 교통 소통을 위해 법규를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어요. 10분이라도 진료소가 비면 환자들의 민원이 쏟아지거든요."5일 오전 10시 전북대병원 신종플루 진료실. 아이를 안고 온 부부, 어머니 손을 잡고 온 고등학생, 중년의 남성 등 30여명이 진료소를 가득 채운 가운데 의료진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성인 300여명, 아동 100여명 등 하루 평균 400여명의 환자가 찾고 이중 70% 이상이 검사를 받느라 의료진이 눈코 뜰 새 없다. 점심시간이라야 10여분, 병원 내 편의점에서 빵과 우유 등으로 때우기 일쑤다. 신종플루 환자 진료에 거의 총력전을 벌이다보니 의료진은 가정 등 개인생활은 뒷전이라고 푸념이다."시어머니가 몇 달 째 와병 중인데 며느리가 돼서 제대로 얼굴도 못 보고 있어요. 환자 돌보느라 애쓴다며 이해해 주시기는 하는데 간병을 도맡아 하는 남편이나 시어머니께 미안할 따름이죠."전북대병원이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지난 8월 이후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해 밤 10시가 넘어서야 퇴근한다는 박진희 간호사(41)의 푸념이다. 정신없는 생활이 지속되느라 박 간호사는 3개월 사이 6kg을 감량했다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병동에서 파견 나온 간호사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병동에 근무하면 3~4일에 한번 쉬는 날이 돌아오는데 10일이 넘도록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하는 간호사들이 태반이다. 환자들이 짜증이라도 낼라치면 그렇지 않아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마당에 울음이 터질 것 같다고 한 간호사는 하소연했다.환자들을 직접 상대하면서 신종플루에 감염되는 의료진도 늘고 있다. 이런 의료진은 회복이 되고 나면 신종플루 진료소 전용 의료진(?)이 된다. 면역력이 생겨 다시는 신종플루에 감염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8월께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받았던 의사 최모씨(28)가 이런 경우다.각 진료과별로 신종플루 진료소 당직이 교대로 배정되는데 최씨는 자신이 일하는 과에 당직이 돌아올 때면 어김없이 진료소에 나와 근무를 한다. 한 의료진은 최씨 뿐 아니라 신종플루에 걸린 의사, 간호사들은 어김없이 전용 의료진이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전북대병원 신종플루 진료소 관계자는 "한 때 신종플루에 걸려 아동이 숨졌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아이들을 데려오는 부모가 급증하더니, 최근 40대 남성이 숨졌다는 보도가 나가자 진료소를 찾는 중년 남성들이 급증했다"며 "신종플루 환자 진료로 전쟁을 치르느라 몸이 녹초가 되고 있지만 간혹 '수고한다'고 말하는 환자들의 말을 들으면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섬진강 인근의 무리한 공사 진행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조개류들이 말라 죽으면서 보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사업주체인 임실군이 생태마을 조성 등 환경 친화사업을 추진한다면서 오히려 생태환경을 훼손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3일 오전 임실군의 '방수지구하천정비 사업'이 한창인 섬진강 상류의 관촌면 방수리 좌산교 인근.물이 빠진 하천이 메마른 채 허연 바닥을 드러냈다. 바짝 말라 죽어 있는 민물 조개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공사를 이유로 취수보를 막으면서 멸종위기 2급에 해당하는 임실납자루의 최대 집단서식지인 이 곳 하천이 메마르게 된 것. 때문에 각종 수생물들도 함께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부채두드럭조개나 민납작조개처럼 섬진강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은 특히 임실납자루 산란의 숙주 역할을 함으로써 임실납자루 개체 보존을 위해서라도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다.하지만 앞서 실시한 전주지방환경청의 사전환경성검토에서는 애초부터 패류에 대해서는 검토조차 되지 않아 "형식적인 환경성검토였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이 곳 방수지구하천정비사업은 장마철마다 하천 주변의 50ha에 달하는 농경지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공사가 시작됐다.구간 내에는 수변의 습지를 비롯해 150년 안팎의 노거수가 띠를 이룬 방풍림이 1.5km에 달해 장관을 이루지만 이 곳에 제방이 높이 쌓이면서 경관 훼손은 물론 생물들의 서식지마저 파괴하고 있다.생태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공사를 빨리 마무리 짓는데만 급급했던 탓에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한 쪽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생태를 파괴하면서 다른 한 쪽에서는 인위적으로 생태 마을을 조성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실장은 "섬진강 고유 서식 종을 포함해 모두 39종의 수생물이 사는 이 곳은 전주천이 30여 종에 불과한 점에 비춰보면 종 다양성 면에서도 충분히 보존 가치가 높은 자연 하천"이라며 "아울러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노거수가 이룬 띠 숲이 훼손되는 점은 안타깝다"며 보완 대책을 주문했다.연구원들과 함께 조개 이주에 나선 생물다양성연구소 양현 박사는 "임실납자루는 민납작조개와 부채두드럭조개에만 산란을 하기 때문에 이들 조개가 사라지면 임실납자루도 멸종될 수 밖에 없다"며 "퇴적물을 정화시키고 물고기들의 산란처가 되는 민물조개가 없으면 하천 생태계가 제대로 유지될 수 없다"고 조언했다.임실군 재난관리과 관계자는 "하천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당시 패류까지는 미처 조사하지 못했다"며 "인력이 확보되는 대로 민물조개들이 폐사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
"정부서 추곡수매 허면 뭣혀, 10분지 1일도 안 사주는디. 원 애들 장난도 아니고.", "여기 나온 농민들 다 마지못해 나왔어. 돈만 있으면 나락 쌓아놓고 확 불 질러 버리고 싶은 게 솔직헌 심정이여."도내 첫 공공비축미 매입이 열린 27일, 완주군 용진면 상삼리 양곡보관창고에 모여든 농민들의 얼굴은 어두웠고 어깨는 축 쳐져 있었다.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에서 나온 검사관은 쌀가마를 일일이 검사하며 등급을 매기느라 분주했지만 쌀값이 폭락한데다 정부 매입량은 많지 않아 예전 추곡수매 현장의 북적이는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69가마(40kg 건조벼) 매입을 배정받았다는 농민 정진옥씨(62·용진면 상운리)는 "정부가 쌀을 사준다지만 올해 지은 쌀의 7%도 안 되고 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 수매량도 얼마 안 돼 농민들에게 도움이 안된다"고 푸념했다.정씨는 "대부분 쌀은 일반 RPC에 가서 팔아야 하는데 특등 기준(40kg 건조벼)으로 4만원을 준다고 하지만 올해는 특등은 아예 없다"며 "1등급 받으면 3만9000원 주는데 지난해 보다 1만원이나 하락했다"고 말했다.36가마를 수매한 홍의선씨(53·용진면 상삼리)는 "예전 추곡수매를 하면 보관창고를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야적도 했는데 갈수록 정부 수매량이 줄어들고 있다"며 "매입가가 높고 낮은 것을 떠나, 양이라도 많이 사줬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털어놨다.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은 한결같이 정부가 공공비축미 수매량을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40kg 건조벼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만원가량 값이 떨어진 마당에 농민들이 기댈 수 있는 것은 그나마 공공비축미 매입뿐이기 때문이다. 올해 정부의 공공 비축미 매입가격은 40kg 건조벼 기준으로 특등은 5만630원, 1등은 4만9020원으로 일반 RPC 매입가보다 1만원 이상 높다.농관원 전북지원 강석태 검사관(52)은 "정부가 당초 공공비축미 37만t을 매입하기로 했지만 쌀 수확량이 증가함에 따라 11만t을 추가매입하기로 해 그나마 농민들의 숨통이 트였다"며 "올해는 태풍이나 큰 재앙이 없어서 특등을 받는 쌀도 50%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농민 이경구씨(47·용진면 용흥리)는 "등급 간 가격차가 1000원밖에 안되는데 50가마 팔아도 5만원 더 받는 것에 불과하다"며 "매입량이 턱없이 적은 마당에 특등이나 1등이나 농민들에게 큰 의미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이날 완주군 용진면 상삼리와 군산시 임피면 읍내 양곡보관창고에서 도내 첫 공공비축미 수매가 시작됐으며 오는 12월초까지 도내 곳곳에서 순차적으로 수매가 진행된다. 올해 도내 공공비축미 매입량은 정곡 10만5396t으로 지난해 8만8305t보다 1만7000여t가량 늘었다.
가격 흥정 소리로 시끌벅적하던 종전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값이 싸고도 싱싱한 물건을 사기 위해 찾아들던 주부들의 모습도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호객과 흥정이 요란스러워야 할 점포에 상인은 어디론가 자취를 감춘 채 텅 비어있다.총 사업비 113억원을 들여 새롭게 단장한 익산시 인화동 남부시장. 리모델링 이후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몇몇 상인들만 오고갈 뿐 적막이 흐르고 있다. 시장기를 자극하는 자장면 냄새가 요란하지만 점포 안에는 상인만이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주부들의 발놀림이 바빴던 생선·건어물 코너에도 손을 놓은 상인이 급격히 떨어진 매출을 하소연하며 투정을 부린다. 55개 점포 중 5개는 새주인을 찾지 못해 텅 비어있다. 이들 점포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기자 인근 가게로 자리를 옮겼거나 아예 입점을 포기한 곳들이다.대형마트에 안방을 내준 이후 전통시장이라는 새로운 이름표를 달고 멋진 재기를 꿈꾸던 상인들의 생기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익산시가 재래시장 활성화를 내세워 새롭게 단장한 지난 3월 이후 남부시장은 절반 이상 떨어진 매출 하락과 뚝 끊긴 고객들의 발길에 상인들의 아우성이 높다.3남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는 A상회 이모씨(54)는 "멸치 한포대를 파는 때가 대부분이어서 아예 문을 닫고 식당을 찾아 일을 하고 있다"면서 "종전 60∼70만원 올리던 매출이 리모델링 이후 5만원 선으로 떨어져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치킨점을 운영하는 양모씨(68)는 "상인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고객들의 발길을 찾아볼 수 없는 실정으로 3분의2 가량 줄어든 매출 하락을 감당할 수 없어 전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상인들은 시설을 개선한 후 오히려 고객이 줄어든 것은 점포와 점포 사이를 칸막이로 막아 구매 충동욕구를 떨어트린 것이 주요인이다며 백화점식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가려진 정문 한켠도 고객들이 시장 내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개방함과 동시에 진입로 확포장을 통해 차량통행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남부시장상가번영회 김두술 회장은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단장한 리모델링 사업이 오히려 시장을 침체의 늪으로 빠트린 결과로 이어져 상인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지속적인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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