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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치질(치핵) 유감

옛 속담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다는 말이 있다. 요즈음 진료실에서 몹시 괴로운 표정과 엉거주춤한 자세로 내원하는 환자를 보면서 생각나는 속담이다.

 

두발로 서서 걸어 다니는 사람과 같은 직립 동물에서 특이하게 발생하는 질병이 심장병(고혈압)과 항문병이다. 이는 심장이 항문보다 높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에게 가장 많은 질병이 감기와 항문병이다. 길거리에 만난 두 사람 중 한사람은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치질(치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무리가 없다.

 

항문은 소화기관의 일부이지만 맨 끝에 있고 부끄러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지만 변을 저장했다가 적절한 때와 장소에서 배출하는 기능을 가진 아주 중요한 기관이다. 그러나 항문 질환을 부끄럽게 여기고 혼자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고, 더구나 수술중이나 후에 오는 통증에 대한 공포와 재발에 대한 염려때문에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항문에 대한 연구가 최근에 많이 발전되었고 여러가지 항문 기능 검사로 항문에 대한 새로운 기능이 밝혀지고 있으며, 대장 내시경, 직장항문 초음파, 대장기능검사기, 대장세척기, 무통 주사제등 첨단 장비의 사용으로 보다 정확한 진단과 쾌적한 치료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병이 그렇듯이 의사의 전문적인 지식과 정성스러운 치료, 병에 대한 환자의 올바른 인식 그리고 치료에 대한 의지가 있을 때 항문 질환은 더 이상 부끄러운 병도 두려운 질환도 불치의 병도 아닌 충분히 치료되는 질환인 것이다.

 

치핵 초기에는 온수 좌욕, 적절한 약물투여 그리고 고섬유식이 식이요법으로도 치료가 된다. 그리고 항문의 반복적 출혈과 통증 그리고 잔변감이 있는 경우는 보존적 치료를 하거나 비교적 간단한 비수술적 치료를 한다. 비수술적 치료는 고무밴드 결찰술, 경화제 투여, 냉동 요법, 적외선 치료, 레이저 치료 그리고 고주파를 이용한 치료등이 있는데 이는 입원하지 않고 당일에 외래에서 비교적 간단히 처치할 수 있다. 특히 고주파를 이용한 치료는 간단하면서도 합병증이 적고 또 치질의 재발율이 낮아서 최근에 선호하는 방법이다.

 

이제는 치핵도 조기에 처치하면 비교적 쉽게 치료된다는 인식이 많아 초기에 적절한 치료로 통증없이 치료받는 환자가 많아지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10년 20년 이상 고생하다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내원하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적절한 외과적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전관희(전주항원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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