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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미완이어서 더 빛난 첫 무대… ‘꿈의 극단 전주’의 성장 기록

지난 22일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서 열린 ‘꿈의 극단 전주’ 첫 정기공연
26명의 단원이 1년간 준비한 공연, 아이들의 진심과 성장 무대서 드러난 작품
서툴지만 서로를 북돋우며 아이들이 스스로 꿈을 두드리기 시작한 의미 있는 첫걸음

‘꿈의 극단 전주’ 첫 정기공연 ‘두드림’ 자료 사진/사진=전주문화재단

아이들의 손끝에서 태어난 작은 꿈들이 무대 위에서 또렷한 빛으로 피어올랐다.

지난 22일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 ‘꿈의 극단 전주’ 첫 정기공연 ‘두드림’은 26명의 어린 단원이 만들어낸 ‘성장의 기록’ 그 자체였다. 기술적으로 완성된 장면을 기대한다면 다소 아쉬울 수도 있지만, 이날 공연이 남긴 감동은 연기력이나 눈물 서사가 아닌, 단원들이 1년간 쌓아온 솔직한 마음과 시간이 만들어낸 울림에서 비롯됐다.

‘꿈의 극단 전주’ 단원들은 지난 1년간 매주 연극·신체·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경험하며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탐색하고 표현하는 법을 익혀왔다. 이번 작품은 우연히 발견한 ‘소원 램프’를 통해 멈춰버린 시간 속으로 들어간 아이들이 각자의 상처와 꿈을 마주하고, 결국 서로의 마음을 두드리며 성장의 문을 여는 이야기로 구성됐다. 단순한 줄거리였지만, 단원들의 표정과 동작에는 자신이 겪어낸 고민과 깨달음이 조용히 스며 있었다.

공연 초반은 귀엽고 소박했다. 어린이집 재롱잔치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장면이 깊어질수록 단원들은 지난 한 해 동안 쌓아온 감정의 언어들을 조심스레 꺼내놓았다. 대사는 흔들리고 움직임이 어긋나기도 했지만, 서로의 호흡을 기다리며 장면을 이어가는 모습에서는 ‘무대를 진심으로 만들어내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무대에 오른 단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성장을 들려줬다.

이예찬(완산중 3학년) 군은 “처음엔 진로 때문에 들어왔지만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고 인생을 보는 눈도 넓어졌다”며 “무대에 서니 쑥스러움보다 책임감이 먼저 느껴졌다. 기회가 생기면 꼭 다시 서고 싶다”고 말했다. 연기 경험은 많지 않지만 “프로처럼 서겠다”는 말처럼 이날 무대에서 흔들림보다 집중이 돋보였다.

‘꿈의 극단 전주’ 첫 정기공연 ‘두드림’ 자료 사진/사진=전주문화재단

주요 노래 장면을 이끈 천세연(대정초 6학년) 양은 “처음엔 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 정말 힘들었지만 1년 동안 연습하며 자신감이 생겼다”며 “무대를 마치고 나니 1년간 함께한 단원들과 무대를 만들었다는 성취감이 밀려와 울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연 전에는 떨렸지만 퇴장할 때는 스포트라이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서하은(전주북초 6학년) 양은 극단에 참여하게 된 계기부터 솔직하게 들려주었다. “처음엔 ‘왜 우리는 화려한 복장 없이 현실적인 이야기만 하지?’라고 의문이 많았다”며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꾸며낸 쇼가 아니라 진짜 꿈을 찾는 과정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 직전 무대 뒤에서 위압감을 느끼고 긴장했지만 “막상 마치고 나니 정말 상쾌했고 앞으로도 계속 연극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확실해졌다”고 전했다.

“Do Dream! 두드려봐! 우리는 모두 꿈의 주인공!”이라는 마지막 외침은 단순한 대사가 아니었다. 지난 1년의 시간이 응축된, 단원들이 스스로에게 건네는 선언처럼 들렸다. 관객의 박수는 이들의 서툰 연기보다 그 용기와 성장을 향해 쏟아졌다. 표현이 서툴던 아이들이 이제는 관객과 눈을 맞추고 마음을 나누는 법을 배웠다는 사실이 ‘꿈의 극단 전주’가 추구하는 예술교육의 결실이다.

‘꿈의 극단 전주’ 첫 정기공연 ‘두드림’ 자료 사진/사진=전주문화재단

‘꿈의 극단 전주’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26명의 어린 단원들이 참여하는 5개년 프로젝트다. 전주문화재단이 추진하는 이 사업은 예술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이 표현력과 협업 능력을 기르고, 스스로 삶을 이끌어가는 주체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공연은 그 첫 단계의 성과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미완의 무대였지만, 그 미완성 속에서 더 깊고 생생한 감동이 흘러나왔다. 아이들은 이제 막 꿈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 두드림의 소리가 앞으로 어떤 무대를 열어갈지 기대하게 만드는 공연이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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