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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군 의료체계 허점

국가 부름받고 달려간 내게 돌아온 시한부인생 선언... 病 알았을 땐 이미 시들어버린 청춘

전역 20여일 만에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윤여주씨를 어머니가 돌보고 있다. (desk@jjan.kr)

‘고 노충국씨 사건’ 등으로 부실한 군의료시스템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노후화된 장비와 시설, 전문인력부족 등 군의료체계의 문제점이 보여주듯 전반적인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노씨와 윤씨 등의 예에서 나타났듯 병사들의 의료접근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개인의 생명뿐만 아니라 전투력 유지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다 노씨외에 추가로 3명의 병사가 군의료기관의 불성실 진료로 전역 직후 암에 걸렸다는 판정을 받은 사례가 최근 잇따르자 곪을대로 곪아 있는 군의료시스템을 개혁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부족한 인력과 시설

 

빙산의 일각이지만 그동안 군의료기관을 찾았던 사병들이 감수해야했던 군의료체계의 허점은 인력과 시설적인 측면이다.

 

군의료기관의 의료장비 부족은 부실진료를 낳는 근본 원인중의 하나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제2,제3,제4의 노충국 사건은 끊이질 않고 있다.

 

실제로 오주현씨는 입대후 5개월 만에 설사와 복통, 속쓰림, 복부 불편감 등으로 고통을 호소했으나 소속 부대 의무대에서는 위장약만을 처방했고 윤여주씨도 고참들의 꾀병에 대한 핀잔과 그같은 분위기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는게 그와 그 가족들의 얘기이다.

 

이들 부대에는 내시경과 초음파 장비가 갖춰지지 않았고 상급부대로 외진할 수 있는 여건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전·후방 19개 군의료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의료장비 현황은 MRI 7대를 비롯 CT 10대, 수술용 X선기 18대, 위내시경 17대 등이 고작이다

 

여기에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단기만을 근무하는 군의관들의 자질.

 

군의관들은 3년 의무복무를 마치고 전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진료의 숙련도를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군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의 정원은 310명인데 전문의에 해당하는 영관급은 71명, 전문의를 신청한 대위는 20명에 불과하는 등 전방사단이나 연대급은 물론 대대급 부대에 근무하는 의료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 군의관 실종된 서비스

 

중위 및 대위 계급장을 단 군의관들이 병원을 가장 많이 찾는 사병들을 계급의식을 갖고 진료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일부 군의관들은 환자의 질문을 귀찮아 하는 등 환자서비스보다는 계급문제로 받아 들이는 경향이 만연돼있어 정상적인 진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때문에 군의관들 뿐 아니라 일부 간호사관 역시 계급의식으로 환자들에 대해 불만을 사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사병들은 감기 등을 앓아도 마냥 참는 바람에 병을 키우는 결과를 빚고 있다는 여론이다.

 

△ 대책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군병원은 민간병원보다 우수한 의료진과 시설을 갖춰 장병은 물론 유명 정치인 등이 이들 시설을 애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한국군의 현실은 이들 국가들과 크게 다르다.전체 군의관 2500여명중 장기복무자는 3%에 불과해 의료의 경험 등을 쌓기보다는 행정업무에 치중하기도 빠듯해 질좋은 의료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역병과 같은 의무경찰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이들은 근무지의 지정병원을 오가면서 진료를 받고 중병인 경우나 장기 치료를 받아야할 경우는 국립경찰병원으로 입원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 군의료시스템 변화를 위한 모델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국방부는 ‘국방 개혁 2020 안’을 통해 육해공군의 의무기능을 통합, 단일화하고 민간의사를 현역 장교나 군무원으로 특채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제3 노충국사건 나올까 - 전주 윤여주씨도 전역후 암 말기 판정

 

군 복무중에 중병을 얻어 투병중인 예비역 병장들이 현역시절 군병원에서 초동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네티즌 등의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국방부는 최근까지 전역 보름만에 위암말기판정을 받고 숨진 고 노충국씨(29·예비역병장)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군의관들의 조치가 미흡했다는 내용이 잇따라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사건을 계기로 군복무중 질병을 얻어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예비역들의 민원이 쏟아져 이로인해 ‘진행형으로서 노충국사건’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만기 전역 20여일만에 간암말기 판정을 받고 힘겹게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예비역 병장 윤여주씨(25·전주시 인후동1가)의 사연도 국방부 홈페이지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윤씨는 작년 4월 말 만기전역한 지 20여일만에 대학 복학을 위해 준비를 하다 갑자기 몸이 좋지 않자 병원에 가 CT와 MRI 촬영한 결과, 청천벽력과 같은 간암말기 판정을 받고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이에앞서 지난 10월 27일 노충국씨는 군에서 제대한 지 보름만에 위암말기 판정을 받아 3개월여 시한부 인생을 살다가 28세의 꽃다운 나이로 숨졌다.

 

이같은 사례가 잇따르면서 국방부 인터넷에는 부실한 군의료체계를 질타하는 네티즌과 예비역들의 비난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국방부는 군의료체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계속된 노충국와 같은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모든 국군병원에 대한 일제 점검작업을 벌여 다각적인 방안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북평화 인권연대는 “노충국씨에 이어 윤여주씨 등 군생활과정에서 고귀한 생명을 앗아가는 일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후진적인 의료인력과 장비 등에 기인한다”며 철저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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