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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계숙 배화여대 교수 2년만에 대면강의가 시작되었다. 2년 다니고 졸업하는 학생들은 학교에 나온 날이 열 번 남짓하다. 꽃피는 춘 삼월에 입학식을 하고 학과별로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축제를 하는 등 사람들이 통과의례를 치르듯 대학에서 행하는 모든 과정이 통으로 생략된 채 졸업을 하게 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2년 동안 학생들을 기다려 온 나는 설레이고 흥분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학생들도 마스크를 쓰고 중무장을 하여 얼굴을 모두 가렸으나 학교에 왔다는 기쁜 표정은 가려지지 않았다. 친구사귈 틈도 없었으니 출석을 부르면서 우리 반에 이런 친구가 있다고 소개해 주었더니 서로 서로 박수로 환영한다. 서먹서먹 했던 분위기도 금세 화기애애해지는 순간이다. 강의를 먼저 해야 할까 반갑다는 인사를 먼저 해야 할까. 늘 하는 일이었는데도 갑자기 두서가 없어진다. 잠시 숨을 고르고 젊은이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 첫째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는 것에 시간을 할애하자고 하였다. 이 일을 하려면 끊임없이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내가 무엇을 할 때 기쁘고, 무엇을 할 때 시간이 가는 줄 몰랐는지 찾아야 한다. 그것이 취미가 되고 특기가 되고 직업이 되면 이상적이다. 왜냐하면 평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업은 내가 즐거운 일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몰두할 수 있고 삶을 영위하기 위한 경제적인 문제까지 해결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어떤 길이던지 열심히 매진하고 몰두해보자고 하였다. <맹자고자 상>에서 학생들에게 주고 싶은 귀한 구절을 발견하였다. 혁추라는 사람은 바둑의 고수다. 혁추가 두 학생에게 바둑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한 학생은 바둑을 잘 배우기 위해 전심으로 바둑에만 전념하였고 또 다른 한 학생은 바둑을 배우면서도 날아가는 새를 무엇으로 잡으면 잘 잡힐까를 궁리하였다. 그 두 사람이 이룬 결과는 어떠하였을까. 나의 모든 에너지를 한곳에 쏟아 뜻한 바에 이르게 하는 전심치지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못 이룰 일이 없을 것이다. 세 번째는 내 마음안에 중심을 잡아보자고 하였다. 춘추전국시대 연나라의 한 사람이 조나라에 가면 걸음걸이가 너무 멋진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소리를 듣고 조나라로 향하였다. 조나라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배우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였는데 조나라 사람 걸음걸이도 배우지 못 한채 자기 본연의 걸음걸이마저도 잊어버려 집에 돌아가지도 못하게 되었다는 것인데 내 마음의 중심이 항상 있어야 할 것이다. 네 번째는 여러분이 잘 하는 것을 하자고 하였다. 중국 음식중의 만한전석은 청나라 황실요리를 칭하는 명칭이기도 하지만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 요리와 한족 요리가 동시에 차려지는 복합식단을 말하기도 한다. 만주족과 한족의 연회에 만주족요리는 한족이 한족 요리는 만주족이 만들게 되었는데 청대의 문인이자 관원이었던 원매 선생은 이 것이 잘못된 일임을 지적하였다. 왜냐하면 만주족 요리는 만주족 사람이 잘 만들고 한족요리는 한족 사람들이 잘 만드니 요리를 서로 바꾸어 만들면서 친목을 도모하기 보다는 서로 잘하는 요리를 만드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말이다. 통상적으로 2년간 대면수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 밖으로 튀어 나오듯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금세 출중한 인물이 되지는 않았다. 다만 학교에 와서 선생님과 친구들과 서로 서로 얼굴을 보고 공감하고 정서를 나누는 일은 지식을 전달하는 일보다 더 값진 일일 수도 있다. 인생의 가장 소중한 청춘의 시대에 집에서 칩거하듯 보낸 젊은이들이 앞길을 잘 헤쳐 갈 수 있도록 좀 더 살갑게 살펴야 할 일이다. 지금 여당, 야당 대선 후보들은 젊은 층의 지지를 얻지 못하여 고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퍼주고 베푸는 정책보다는 친구가 되어주고 공감해주고 살펴야 할 것으로 본다. /신계숙 배화여대 교수
전북도민의 관심을 모은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사업이 정부의 발표 이후 수년째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사업 추진을 위한 근거 법안이 국회 문턱에서 긴잠을 자고 있어서다. 지역의 해묵은 현안인 공공보건의료대학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우선국립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야 한다. 국립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근거를 명시한 이 법안은 20대 국회 때인 지난 2018년 9월 발의됐지만 소관 상임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하다가 2020년 5월 20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그리고 21대 국회 들어 전북지역 의원들이 중심이 돼 다시 발의된 이 법안은 지난해 7월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지금껏 감감무소식이다. 남원에 위치한 서남대학교 폐교 직후인 2018년 10월 보건복지부는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공공의료 핵심인력 양성을 위한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 계획을 내놓았다. 관련 법률안 발의 계획도 덧붙였다. 이후 전북지역에서는 서남대가 폐교된 남원에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이 새로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사회적 논란이 일면서 정부는 사업 추진 동력을 잃고 말았다. 그 사이 우리 사회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을 겪으면서 공공의료서비스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지역사회에서 그간 수도 없이 공공의대 설립의 필요성을 외치며 정치권에 조속한 법안 처리를 요구했지만 허사였다. 보건복지부가 내년도 예산에 공공의대 설계비를 편성했고,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이를 증액해 전년보다 많은 예산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공공의대 설계비는 법적 근거가 없어 집행하지 못한 채 3년째 불용예산으로 처리됐다. 이달 안에 열릴 예정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이 논의될 지 다시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우리 사회 공공보건의료서비스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변죽만 울린채 사실상 중단된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사업을 하루라도 빨리 추진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에서 관련 법안부터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
전주지역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외지 건설업체들이 독식함에 따라 약 5조 원대에 달하는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과 함께 지역경제를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도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전주시는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뒷짐만 지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역행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추진된 전주지역 재개발사업은 전주 물왕멀구역과 감나무골을 비롯해 16개 구역에 달한다. 여기에 소규모로 추진되는 재건축사업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들 재개발재건축사업지역의 아파트 공급물량은 대략 2만여 가구에 달하며 개발사업비만 해도 대략 5조 원대에 이른다. 하지만 전주지역 재개발재건축사업 물량을 외지 대형 건설사들이 거의 독식하고 있다. 지역업체가 참여한 곳은 우진 태하와 삼천 쌍용 재건축사업 단지 단 2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사업 규모가 큰 재개발재건축단지는 외지 업체들이 맡고 있다. 가뜩이나 지역 건설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대단위 재개발재건축사업마저 외지 대형업체에 빼앗기면서 지역 건설업체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외지 건설업체를 통한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도 갈수록 늘어나면서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전주지역 재개발재건축시장이 외지 업체 잔치판으로 전락했는데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책임 있는 전주시는 방관만 하는 실정이다. 물론 지역 건설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한 데다 자금력마저 부족함에 따라 사업 규모가 큰 재개발재건축시장에 뛰어들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지역업체의 브랜드파워가 떨어지는 데다 재개발재건축 입주민들이 대부분 외지 대형 건설사를 선호하는 것도 원인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광주광역시와 대구광역시의 경우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에 지역업체가 공동도급으로 시공에 참여하면 용적률을 상향 조정해주는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이들은 공동도급 인센티브를 통해 지역업체를 살리고 지역경제 활성화도 도모하는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다. 전주시도 수조 원대의 지역 자금이 빠져나가는 재개발재건축시장을 바라만 보고 있을 게 아니라 지역 경제와 지역 업체를 살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다.
김정길 전 진안군의회의장 친구들이 떠나버린 동네. 남아 있던 아이의 친구는 없었다. 친구가 있다면 자신의 그림자뿐이었다. 동네 사람들은 댐 건설을 착착 진행하는 행정에 맞서 하나가 됐다. 삶터 사수를 위한 생존투쟁을 벌였다. 하지만 이기는 것이 불가능한 싸움이었다. 사마귀가 수레바퀴에 맞서는 격일뿐이었다. 목숨을 걸고 맞섰지만 허사였다. 마침내 그들의 삶터는 물에 잠겼다. 자그마치 1만 2600명이 고향 땅을 떠나야 했다. 진안 인구의 3분의 1가량이었다. 고향을 떠나야 했던 수몰민의 심정은 눈물, 고통, 허탈, 절망, 참담 등등 그 어떤 말로도 대신할 수 없었다. 용담댐은 1995년 착공됐으며 수몰지역 이주민들의 집과 조상 묘를 고스란히 삼키고 2001년 10월 13일 용담댐은 준공됐다. 높이 70m, 길이 498m, 총저수량 8억 1500만톤 규모로 소양호, 충주호, 대청호, 안동호에 이어 국내 다섯 번째다. 댐 건설 이후 용담호는 1급수 맑은 물을 유지하며 전북과 충청권 지역 150만 주민에게 생활농업공업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댐 건설 20주년을 보내며 반드시 상기해야 할 부분이 있다. 깨끗한 물을 마시는 150만 주민의 호사는 수몰로 삶터를 잃은 이주민의 희생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댐이 건설되면서 진안은 급격한 인구 감소, 농업임업 생산기반 축소, 안개 등에 따른 건강 악화 등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농작물 일조량 감소, 개발행위 제한, 지방세 감소 등의 피해와 불이익이 뒤따랐다. 이런 아픔 속에서도 진안군민들은 용담호를 지키기 위해 지난 20년간 끊임없이 노력했다. 수질관리를 자율 실천하면서 친환경 농업에 앞장서고 대청결 운동을 벌였다. 그러면서도 대가를 요구할 줄 몰랐다. 그 정도로 순박했다. 그런데 하늘이 감동한 것일까. 올해 가슴 벅찬 소식 하나가 들려왔다. 바로 진안군민도 용댐담 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는 것. 1급수 용담호 물을 마시는 것은 진안군민이 누릴 당연한 권리였다. 하지만 무슨 연유였는지 그동안 그럴 수 없었다. 전춘성 군수가 군정 1년 만에 그 권리를 찾아왔다. 진안 모든 지역에 용담댐 광역상수도 공급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 4월 군수의 보고다. 전 군수는 우리는 마땅히 마실 권리를 누려야 하는데 20년 만에 비로소 그 권리를 찾았다.고 기뻐했다. 군민들 역시 환호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 시대의 무능을 꼬집는 뼈 있는 지적 하나가 나왔다. 달변으로 소문났던 지난시대 지역정치인들은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는 것이다. 얼마 있지 않아 광역상수도 관로 공사가 완료된다. 그러면 아직 용담호 물을 못 먹고 있는 절반가량 주민들의 숙원이 해결된다. 그동안 말 잘하는 지역정치인들은 많았다. 하지만 말만 번지르르했지 행동으로 실천하는 정치인은 드물었다. 달변인 그 분들은 이런 저런 규제를 감당해야 하는 군민들이 누려야 할 권리에는 정작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수십 년 동안 그 분들이 하지 못한 것을 언변이 출중하지 못한 전춘성 군수가 1년 만에 발로 뛰며 해냈다. 전 군수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청산유수 그 분들이 해내지 못한 것을. 그것도 단 1년 만에. 행동하는 군수의 예는 최근 또 있었다. 상을 당한 진안군민이 전주승화원을 이용할 때 용담댐 물을 마시는 전주시민과 동등하게 대접받는 협약을 전주시를 상대로 이끌어 낸 것이 바로 그것이다. /김정길 전 진안군의회의장
최형원 아시아 태평양 마스터스대회 조직위 경기지원본부장(전 전북체육회 사무처장) 전북일보가 주최하고 전북 육상연맹이 주관한 전북역전마라톤대회가 올해도 도내 6개 시군을 통과하는 대회구간에서 성공리에 펼쳐졌다. 필자가 1988년 3월 전북체육회에 입사하여 그 이듬해인 1989년도 11월에 1회 대회에 참관하여 33회 대회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현장에 참관했던 당사자로서 감회가 남다르면서도 또 새로 웠다. 전북 역전마라톤대회는 수많은 마라톤 우수 선수들이 배출되어 전북 마라톤의 등용문으로서 전북체육의 뿌리를 지탱해 줬다. 도내 대표 언론사인 전북일보사가 33년째 대회를 계승해 주신 결과로,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거슬러 보면 1990년대에는 전라북도 체육 하면은 마라톤 강도로 전국체육대회 및 각종 전국대회에서 상위권을 유지하여 전북체육의 위상을 드높여 왔다. 그 당시에는 출발점부터 도내 주요 도로 구간 구간 마다 관중과 차량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어 시군의 명예를 위해 힘껏 달리고 있는 선수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 축제와 화합의 장이 되었던 것이 생생하다. 이러한 응원과 성원에 힘입어 전북 역전 마라톤 대회를 통해서 배출된 주요 선수를 열거해 보면 엄재철, 형재영, 장기식, 김완기, 심종섭, 오미자, 강순덕, 오정희, 도현국등 한국 마라톤을 대표 할 정도로 유명한 선수가 많이 탄생 되었다. 그러나 2010년 들어와서는 선수층이 줄어들면서 마라톤이 주 종목인 선수보다 생활체육 동호인들과 다른 종목 선수들이 대회를 참가하여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디. 요즘 스포츠 현장에서 제일 기본이 되고 있는 육상경기장을 가보면 선수보다 심판이 더 많을 정도로 선수층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선수 등록 선수가 감소 하겠지만 마냥 바라만 볼 수 없어서 몇 가지 제언을 해보고자 한다 첫째로 시군별 특화 종목 집적화 육성이 필요하다. 체육은 공공재이기 때문에 운동선수도 지역 인재로 그 지역민의 관심과 성원이 있어야 선수 육성이 된다. 우리 인근 지역인 충북, 강원, 경북등을 보면은 시군에서 육성되고 있는 실업팀에 육상 종목을 의무적으로 육성하고 있다.우리도 타산지석으로 본 받아야 할 것 같다. 두 번째로 시군 교육장들이 체육에 대한 관심을 가질수 있도록 교육계 수장의 체육 철학이 있어야 한다. 요즘 교육계 현장에서 주장하고 있는 운동선수도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여야 하는 주장에는 대다수 운동부 지도자들도 동의한다. 그러나 운동을 학생 선수 재능으로 인식하는 게 절대 필요하다. 그동안 교육계에 뿌리 깊게 박힌 숭문배무, 대학서열 중시 인식이 근본적인 문제이다. 운동능력은 학생이 가진 재능이고 그걸 잘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은 거의 없다. 마지막으로 시군자치단체장과 기업체장, 언론 등에서 운동선수도 지역인재로 육성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을 같게 된다면 선수 저변활성화는 조금씩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전북 역전 마라톤대회를 통해서 전북 마라톤의 불씨를 보았다. 자~ 어게인 1990년도를 기대하면서 지금부터 시작해보자. 대회에 참가한 마라톤 선수단 파이팅! 대회를 개최한 전북일보 파이팅! /최형원 아시아 태평양 마스터스대회 조직위 경기지원본부장(전 전북체육회 사무처장)
김두호 농촌진흥청 차장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밥을 먹는다/ 흔하디 흔한 것/ 동시에/ 최고의 것/ 가로되 사랑이어라(밥, 고은) 시인은 두 사람의 마음을 뭉근하게 데워주는 최고의 음식으로 밥(쌀)을 골랐다. 쌀은 가장 원초적이고 즉흥적인 미각을 깨워 사람 사이를 끈끈하게 잇는다. 우리 민족에게 쌀은 종교와 문화, 과학이 한 데 어우러진 결정체이자 보배다. 다 같이 일하고 함께 먹고 허물없이 어울리는 공동체를 유지케 한 원동력도 바로 쌀이다. 전북은 한반도 쌀 문화의 중심지이고, 김제 벽골제는 벼농사 문화의 근원지다. 전북 쌀은 맑은 물과 풍부한 일조량 덕분에 좋은 환경에서 재배되고 쌀알이 굵다, 밥맛이 좋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신동진 벼가 한몫했다. 신동진은 전라북도 벼 재배면적의 64%를 차지할 정도로 전북을 대표하는 품종이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1999년)된 지 20년이 넘도록 인기를 누려온 신동진은 밥맛 좋기로 유명하다. 특히 일반 품종에 비해 쌀알이 1.3배가량 굵어 크기가 확연히 구분되기 때문에 다른 쌀과 섞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살려 전북만의 단일품종 상표를 만들고 쌀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신동진의 품종 수명을 23년으로 볼 때, 경제적 파급효과는 총 49조 5000억 원(추정)에 달할 정도로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최근 신동진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전북 지역 에서는 이삭도열병 등이 크게 발생해 피해를 입었다. 가을장마로 인해 병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갖춰진데다 잦은 비로 방제 시기마저 놓쳐 병이 매우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신동진의 이삭도열병 저항성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품종을 넓은 면적에서 오랫동안 재배할 경우 기존의 저항성을 침해하는 병원균의 밀도가 증가하게 된다. 아울러 병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될 경우 그 피해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전북의 벼 품종을 다양하게 개발해 재배 안정성을 높이고 품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밥맛, 외관 품질, 도정 특성, 내병충성 네 가지요소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 최고품질 벼 품종을 선정하고 보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최고품질 벼 품종이 20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수광은 고창군 통합 상표인 높을고창 쌀의 원료곡으로 사용돼 프리미엄급 품종으로 이름을 알렸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전북 지역에 특화된 벼 품종 개발을 추진해 쓰러짐에 강하고 향이 우수한 밥쌀용 향미 십리향을 선보였고, 농협과 함께 예담채 십리향미 상표를 개발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농촌진흥청과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은 전북 쌀 고유의 쌀알이 크고 밥맛이 좋다는 상품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동진의 장점은 그대로 살리면서 병에는 훨씬 강한 새로운 벼 품종 참동진을 개발해 보급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북의 기후와 토양, 정서를 담아낸 지역 맞춤형 품종이 다양하게 개발될 때 전북 쌀의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쌀 한 톨의 고요 속에는 만인의 땀과 정성, 무한한 노고가 깃들어 있다. 밥맛이 깊어지는 계절, 햅쌀로 정성 그득한 밥 한 그릇 지어 최고의 음식 호사를 누려보면 어떨까. /김두호 농촌진흥청 차장
어제가 제82회순국선열의 날이었다. 그러나 법정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은 데다 3.1절 광복절 현충일 등 비슷한 기념일이 있어 순국선열의 날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국민이 많다. 국가유공자 중에서도 최고 대우를 받아야 할 순국선열에게 후손된 도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순국선열은 일제의 국권침탈 전후로부터 광복일 전까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위해 일제에 항거하다가 순국한 분을 말한다. 학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그 수가 대략 15만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서훈을 받은 분은 전체 2%인 3500명에 불과하며, 이 중 유족보상금을 받고 있는 분은 25%에 불과하다. 순국선열에 대한 국가 예우가 얼마나 미흡한지 보여주는 실상이다. 단지 보상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주요 행사 때 국민의례로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지만 그 뿐이다. 세계 각국이 나라를 세우면서 가장 먼저 목숨을 바친 선열들을 기리는 추념관을 건립해 국민통합을 꾀하는 데 비해 지금껏 번듯한 순국선열 추모관 하나 없다는 게 될 말인가. 나라를 잃고 실낱같은 희망조차 보이지 않던 때 생명과 재산, 가족까지 겨레의 재단 앞에 바쳤던 순국선열을 향한 묵념이 형식에 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순국선열에 대한 예우를 제대로 못하는 것은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전북의 지자체 중 순국선열을 위한 조례를 제정한 곳은 전북도와 고창군 두 곳뿐이다. 전북도와 고창군은 각각독립유공자 기념사업 및 예우지원에 관한 조례와항일독립운동 기념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항일독립유적 발굴 및 보존사업, 독립유공자 추모사업, 지역 내 기념행사, 교육사업, 자료수집정리 학술 및 문화사업 등 기념사업 대상을 정했다. 전북도와 고창군이 조례에 따라 얼마만큼 기념사업을 추진했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과제로 삼은 것만으로도 일단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조례가 그저 장식품에 그친다면 의미가 없다. 조례조차 없는 시군은 말할 나위 없다. 나라를 위해 온몸을 던져 희생한 순국선열과 그 후손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도록 지자체 차원의 노력이 더해져야 할 것이다.
각종 비위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들이 소청심사 과정에서 감경되면서 소청심사가 비위 공무원 면죄부 통로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회악이자 범죄행위로 인식되고 있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징계까지 소청심사를 통해 감경되고 있으니 논란이 제기될 만하다. 비위 공무원에 대한 징계 감경 논란은 공직사회는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 까지 불신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징계와 소청심사 과정 모두에 문제가 없는 것인지 따져봐야 할 일이다. 전주시의회 박윤정 의원은 지난 16일 열린 전주시 감사담당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올해 징계를 받은 전주시 공무원 5명이 소청심사를 통해 모두 감경된 것을 문제삼았다. 특히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조차 소청심사를 통해 감경받은 사실을 지적했다. 소청심사가 징계 공무원에 대한 면죄부 수단이 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박 의원의 지적대로 올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전주시 공무원 3명은 당초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받았지만, 이 가운데 2명이 소청심사를 통해 감봉 3개월로 감경됐다. 일선 시군 6급 이하 공무원의 경징계(감봉견책)는 해당 시군이, 6급 이하 공무원의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와 5급 이상 공무원의 징계, 소청심사는 모두 상급기관인 전북도에서 이뤄진다. 전북도가 이번 징계와 소청 감경 논란의 진원지인 셈이다. 현행 지방공무원 징계규칙은 징계 대상자가 도지사 표창 이상의 표창 공적이 있으면 감경받을 수 있지만 수뢰와 횡령, 음주운전, 성범죄 등은 표창 감경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다른 비위에 비해 훨씬 엄격하게 다뤄야 할 공직비위로 규정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비위들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들이 소청심사를 통해 감경받는 것은 징계의 공정성과 정당성에 흠집을 내는 일이다. 전주시는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지난 6월30일 음주운전에 대한 문책 기준을 강화했는데 5월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공무원에 대해 중징계 결정이 내려졌다. 소청심사위원회는 징계과정에서 기존 음주운전 징계기준에 포함된 감봉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재량권 남용을 이유로 감경 결정을 내렸다. 같은 기준을 놓고 빚어진 오락가락 징계와 면죄부 논란을 근절시킬 보다 공정하고 엄격한 징계 및 소청 기준과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
삽화 = 정윤성 기자 3선 가도에 특별한 걸림돌이 없었던 박성일 완주군수가 지난 16일 전격 불출마를 선언했다. 재선 군수로서 지난 8년 가까이 무리 없이 군정을 잘 이끌었고 무엇보다 지역 성장의 동력을 탄탄히 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박 군수의 불출마 결정은 지방 정가와 군청 안팎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그렇지만 가족과 핵심 측근 사이에선 올해 초부터 불출마 쪽에 무게 중심이 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8년 재임 동안 지역 성장과 군정 발전에 성과를 냈던 만큼 이젠 모두 내려놓고 삶의 여유를 찾고 건강을 챙기기를 바랐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선거를 도왔던 일부 측근은 3선 출마를 강력히 권유하면서 결단의 시간이 길어졌고 지난 여름에 결심을 굳힌 뒤 최근 불출마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박성일 군수의 완주군수 출마는 정치적으로는 하향 지원에 가깝다. 제23회 행정고시 패스후 전북도 문화체육과장 국제협력관 정읍부시장 경제통상실장 자치행정국장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행정안전부 감사관 국민권익위원회 상임위원 그리고 전북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하는 등 정통 행정관료로서 잔뼈가 굵었다. 현 송하진 지사나 전임 김완주 지사가 도청 기획관리실장을 끝으로 전주시장과 도지사로 선출직 단체장에 나섰던 터라 기획관리실장보다 한 직급 위인 행정부지사를 지낸 박 군수도 이러한 정치적 행보가 예견됐다. 그렇지만 박 군수는 전주시장 출마 대신에 고향인 완주를 선택했다. 하지만 무소속으로 완주군수에 출사표를 내건 박 군수는 선거 초반 열세를 면치 못했다. 지역정서가 승패를 좌우했기 때문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에게 크게 밀렸다. 그러나 선거전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인물론이 먹히기 시작했고 선거 막판에는 분위기가 급반전되기에 이르렀다. 개표 결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189표, 0.4%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는 극적인 이변을 연출했다. 군수 취임 후에는 풍부한 행정 경험과 포용력 있는 리더십으로 안정적인 군정 운영을 통해 지역의 미래비전을 튼실히 세워나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완주의 미래 성장동력인 수소경제 인프라 구축을 비롯해 테크노밸리 첨단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유치, 호남 유일의 문화도시 지정, 삼봉웰링시티와 운곡지구 복합행정타운 등 자족도시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지난 7월 초 김승수 전주시장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박성일 군수도 3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새바람이 예고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지방 소멸 위기를 맞아 새로운 리더십과 새로운 변화가 요구된다. 노자의 도덕경에 공수신퇴천지도(功遂身退天之道), 공을 이루면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도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사람들이 박수 칠 때 떠나야 뒷모습이 더욱 아름답다.
정운천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 전북도당위원장 지난 11월 5일,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선출되었다. 여야의 대선후보가 확정돼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가운데 전북 발전을 위한 대선주자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전북은 문재인 정부의 탄생에 큰 역할을 했다. 당시 보수정당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전북도민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렸고, 전북도민들은 새만금을 포함해 전북의 발전을 견인하겠다고 약속한 문재인 후보에게 6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전북 공약 완료율은 13%에 불과하다. 31건의 공약 중 완료된 사업은 단 4건에 불과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지만 대통령의 응답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새만금만 해도 태양광 패널을 까는 것만 보일 뿐 새만금과 전북의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들은 보이지 않는다. 전북이 또다시 광주?전남에 밀려 호남 내 제2의 변방화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내년 20대 대선에 나선 주자들은 전북을 향한 말뿐만이 아닌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여야 할 것 없이 쌍발통 정치를 통해 전북의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전북은 여야가 함께하는 쌍발통 정치를 통해 많은 변화를 만들어냈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의 설립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필자는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의 설립을 골자로 한탄소소재법을 대표발의했고, 당시 전북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을 직접 만나 1대1 설득작업을 하며 법안 통과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설파했다. 그 결과, 20대 국회 막바지 탄소소재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국가 공공기관인 한국탄소산업진흥원으로 새롭게 출발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전략사업으로 자리 잡은 탄소산업을 전북이 이끌어가게 된 것이다. 전북 발전을 위해 탄소산업과 함께 발맞춰 나아갈 산업은 바로 수소산업이다. 기후변화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탈 화석연료로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하며 미래형 고부가가치 신산업인 수소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수소는 지역적 편중 없이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보편적 자원으로 에너지의 95%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 딱 맞는 산업이다. 완주군은 2020년 수소시범도시 사업을 시작했고 수소차 핵심부품인 수소탱크를 생산하는 기업들과 각종 수소 연구기관이 집중되어 있어 수소 경제 인프라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수소특화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면, 수소와 탄소소재산업의 집적 효과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양질의 일자리까지 도모할 수 있다. 이준석 당 대표는 선출 직후 첫 지역 방문으로 전북을 방문하여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 조성의 대선 공약 반영을 약속했고, 완주군 동행의원인 이종배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또한 완주군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 조성의 대선 공약 반영에 한목소리를 냈다. 20대 대선을 앞둔 현재 역시 전북에 가장 필요한 것은 쌍발통 정치다. 불가능도 가능하게 만드는 대선정국의 에너지를 활용해 전북의 발전을 위한 대선 공약 발굴에 힘을 모아야 한다. 다가오는 20대 대선은 전북을 탄소수소산업의 메카로 만들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탄소산업이라는 큰 성과를 낸 쌍발통 정치의 재현을 기대한다. /정운천 국민의힘 국가통합위원장 전북도당위원장
삽화 = 정윤성 기자 내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친 김승환 진영의 단일 후보 만들기가 한창이다. 연일 불꽃튀는 대선 뉴스에 가려서 그렇지 이들 후보간 물밑 경쟁 또한 뜨겁다. 사실상 선거 구도가 김승환 측과 反김승환 측으로 갈리면서 이들에게 단일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6월 뉴스1 여론조사에서 단일화 후보 차상철 이항근 천호성 세 명 모두가 맞수인 서거석 후보에게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가피하게 이들은 후보 단일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실제 11월 말로 단일화 시한을 못박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경선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후보간 여론조사가 박빙이거나 예상을 깬 결과가 나오기도 해 엎치락 뒤치락하는 양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속 사정이야 어찌됐든 이처럼 팽팽한 접전이 전개되는 가운데 불법 과열 사례도 속속 노출되고 있다. 지지 후보를 위한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2명이 검찰에 고발됐다. 그런가 하면 단일화 지지세력 중 일부 단체가 후보들에게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내용의 정책 질의를 보내 빈축을 사고 있다. 질의서를 받은 후보들은 ○△로 답변을 대신했는데 긍정적 추진 입장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이 경우 자칫 지지를 댓가로 후보자와의 전형적 거래 행위로 오해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한 표가 아쉬운 상황에서 이같은 질의서는 후보들에게 엄청난 압박과 부담감으로 작용한다는 것. 번연히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질의서를 보낸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예측불허 흐름에다 과열 양상까지 빚어진 데 대해 후유증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기 싸움은 물론 정책 대결이야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상대방 흠집내기 등 기성 정치판의 선거 흉내까지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후보 진영 관계자들이 만나 이를 조율한다고는 하지만 건곤일척 대결에서 섣불리 장담할 문제는 아니다. 이들에게는 단일화 고비를 넘는다 해도 지지율 1위 서거석 후보와의 쉽지 않은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단일화 과정에서 이른바 적전분열 사태를 최대한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관심을 끈 건 이들에 대한 세간의 평가다. 먼저 김승환의 교육 철학을 중심으로 이항근 천호성 후보는 스펙트럼이 거의 비숫한 반면 차상철 후보는 좌편향 색채가 더 강하다고 한다. 인물 대결보단 지지층 결집과 우군 확보에 누가 더 유리하느냐가 변수로 주목받는 이유다. 도민 여론조사 50% 반영도 마찬가지다. 김승환 교육감의 공과를 평가하는 의미도 이번 선거에 담겨 있다. 그의 철학과 이념을 계승하려는 단일화 후보와 반대로 그의 교육 철학을 비판하는 反김승환 후보와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그렇다면 12년 재임 기간 교육의 가치와 성과를 냉철히 따져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승환 측의 정권 연장이냐, 아니면 기득권 종식이냐를 판가름하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윤재혁 군산구암초 3학년 괭이밥은 먹을 수도 있고 동전에 비비면 설거지도 된다 시큼시큼 괭이밥 ---------------- △ 자연을 관찰하고, 오감으로 쓴 생태시입니다. 무더운 7월, 괭이밥을 따서 입에 넣으니 비타민C가 가득 퍼집니다. 동전에 비비면 재혁이 같은 어린이가 됩니다. 앞으로도 자연과 함께하면서, 눈으로 그려지고 옆에 있는 듯 생생한 시를 써주길 기대합니다. / 양현미(아동문학가)
3년전 논두렁 본부와 돼지의 이웃으로 폄하했던 전북혁신도시 소재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흔들기가 또다시 시작됐다. 이번에는 인력 이탈이 기금운용본부 흔들기의 소재가 됐다. 최근 일부 중앙언론에는 기금운용본부 팀장급 직원 2명의 퇴사를 전주 이전과 연계해 해석하는 기사가 실렸다. 기금운용본부가 서울이 아닌 지방에 있는 것이 인재 이탈의 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인력난은 가짜뉴스는 아니다. 기금운용본부가 2017년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이후 지난 5년간 평균 퇴사 인원은 28.8명에 달했다. 계약직인 기금운용직은 계약 기간이 평균 3~5년에 평균 근속연수도 그리 길지 않아 기금운용본부는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인력난을 전주 이전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기금운용 인력 수급의 어려움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져온 난제다. 중앙언론의 과거 보도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매일경제>는 2002년 9월 열악한 연봉수준과 근무환경으로 기금운용본부장 공개채용 경쟁률이 저조하다고 보도했고, 2006년에는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경제> 등에 국민연금 기금운용 인력 부족에 대한 국감 지적과 인력 이탈 현상이 보도됐다. 국민연금공단의 퇴직률은 매년 10%대 초중반으로 자금운용시장의 퇴직률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다. 국민연금공단의 결원율은 올해 4.0%로 서울에 본부가 있었던 지난 2015년 6.8%와 2016년 12.7%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기금운용본부의 인력 이탈은 민간 자산운용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미약한 성과보상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기금운용본부의 인력 이탈을 부각시켜 국민 노후자금 운용 차질을 침소봉대하기 보다 적절한 임금 및 성과보상을 통한 우수 인력 유치를 독려하는 것이 국민 노후자금 관리에 도움이 될 일이다. 기금운용본부 흔들기는 제3금융중심지 지정과 공공기관 제2차 지방이전을 막기 위한 금융업계의 사전 작업이란 의구심을 주고 있다. 기금운용본부 흔들기는 국민 노후자금 운용 차질과 국민연금의 위기를 부를 수 있다.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연금의 안정적 운영과 관리를 위해 기금운용본부 흔들기가 더 이상 되풀이 되어선 안된다.
지방 소멸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광역자치단체마다 초광역 메가시티 구축에 나선 가운데 전북과 강원 제주도 자구책 차원에서 강소권 메가시티 결성에 나섰다. 그동안 광주전남 예속화를 탈피하기 위해 독자 권역화를 추진해 온 전라북도가 초광역 메가시티 전략에서 소외됨에 따라 강원제주와 함께 손잡고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부산울산경남이나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과 같이 지리적 인접성이나 경제문화적 유대감이 없는 전북과 강원 제주가 독자적인 메가시티 구축에 나선 것 자체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수도권 블랙홀 현상에 대응하면서 지방의 활로를 찾기 위해선 가능한 모든 방법을 찾아봐야 하는 게 전북이 당면한 현실이다. 특히 메가시티 구축의 중심축인 광역시가 없는 전북으로선 자체 발전전략 마련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북과 강원 제주는 지난 15일 강소권 메가시티 지원 실무협의회를 구성하고 대응 전략 마련 및 공동 건의 과제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도 지난달 14일 초광역협력 지원 전략을 발표하고 범부처 초광역 지원협의회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초광역협력에서 빠진 전북과 강원제주를 위해선 강소권 메가시티 TF를 두고 별도의 지원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발 빠르게 메가시티 구축에 나선 부산울산경남은 내년에 전국 최초로 메가시티 출범을 추진 중이다. 행정통합을 모색해 온 대구와 경북도 이를 장기 과제로 미루고 메가시티 구축을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 5개 광역자치단체는 영남을 1시간 생활권으로 묶어 미래신산업을 함께 육성하는 초광역협력도 제시했다.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충청권 4개 광역지자체도 초광역 산업 클러스터와 미래 신산업 테스트베드, 신재생에너지, 초광역 교통인프라 구축 등을 통한 메가시티 전략수립을 진행 중이다. 광주전남도 오는 2024년까지 글로벌 에너지 허브 구축과 신해양환경 수도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뒤늦게나마 강소권 메가시티 구축에 나선 전북도 지방 소멸을 막고 메가시티로 발돋움할 수 있는 특화 발전전략을 찾아야 한다. 정부도 강소권 메가시티 전략을 초광역협력 지원전략에 반드시 포함하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올해로 지방자치제가 부활한지 30년이 지났다. 강산이 3번이나 바뀌었지만 전북은 사람과 돈이 모이지 않는 낙후의 대명사가 되었다. 노태우김대중대통령간 정치적 협약에 따라 착수한 새만금사업도 대통령이 7명이나 바뀌었지만 아직도 개발예정지가 물바다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매립과 동서남북 도로건설로 속도감을 내는 듯 하지만 아직도 하대명년이다. 일부 도민들은 새만금에 기껏 태양광단지나 만드는게 말이나 되느냐며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수도권 팽창으로 충청권까지 개발이득을 직 간접적으로 보지만 전북은 입김도 못 쐬고 있다. 왜 전북이 이 모양 이꼴이 됐을까. 가장 고질적인 병폐는 존재감 없는 정치권의 무능력 탓이다. 국회의원이나 단체장 모두가 입신양명하려고 재선하는데만 몰두한 탓이 크다. 초록은 동색이라는 말이 있다. 전북은 30년 이상 특정정당을 밀어주는 일당독식구조가 계속 이어진 게 악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 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해야 발전해 가는 정치제도다. 그러나 단체장이나 이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지방의원들이 같은 당 일색이어서 문제가 의외로 심각하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공생관계만 형성돼다 보니까 짬짜미가 보통이 아니다. 집행부와 지방의회가 이런식으로 가다보니까 모든 게 한통속이 돼버렸다. 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기는 커녕 집행부의 시녀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지방의원들의 전문성 부족에 따른 자질부족으로 심지어 행정사무감사때도 구렁이 담넘어 가듯 성과를 못내고 집행부의 방호벽을 쌓아주면서 단체장 장학생 역할을 한다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일정한 직업이 없는 사람들이 의원이랍시고 나분대면서 이권개입에 몰입,사법처리 당해 불명예 퇴진한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민주당 일색으로 정치판이 굴러가면서 각종 병리현상만 키워갔지만 공천만 받으면 또 찍어 주는 구조가 반복, 도로아미타불로 그치고 있다. 지금 전북은 지사 시장 군수 도의원 시 군의원에 이르기까지 민주당 일색이다. 익산, 무주, 임실 고창 4곳 단체장이 무소속이고 39명의 도의원 중 36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14개 시 군 기초의회도 민주당 일색으로 똑같다. 민주당이 도의회와 시군의회를 계속 장악했지만 유권자가 지지해준 만큼 크게 나아진 게 없다. 다른 시도 지방의회는 국가의 SOC구축 계획에서 지역이 불이익 받으면 국회의원을 필두로 중앙정치권을 향해 난리법석을 떨지만 전북은 방안퉁수처럼 불평 한마디 없다. 전북정치가 경쟁원리가 멈춘지 오래되었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구조가 고착화 돼 너 나 할 것 없이 민주당쪽으로 줄서서 공천 받는데만 신경 쓴다. 이 때문에 선거 때만 반짝 당원모집에 열 올릴뿐 평시에는 집행부를 향해 자료나 요구하면서 개회 때마다 5분발언을 통해 인기성 발언이나 하는 것에 더 신경쓰는 눈치다. 일부 의원은 민원 해결해주는 것이 의원 임무인 양 착각하고 사건브로커란 말까지 듣고 있다. 내년 대지선을 앞두고 변화의 조짐이 안 보인다. 종전같이 민주당 일색으로 갈 공산이 짙다. 상당수 도민들도 민주당 지지하는 게 당연한 것으로 믿고 있다. 10명의 국회의원 중 8명이 민주당 소속이지만 중앙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이 안보인다. 변변한 당직 하나 맡지 못하고 대선 선대위 구성 때 1차때는 못 들어가고 2차 때나 구색맞추기식으로 들어갈 정도다. 이들은 선수가 낮고 전문성이 떨어져 들러리나 서고 있다. 국가예산 확보 때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결정적으로 도움을 줬을 뿐 나머지 의원은 큰 도움이 안됐다. 그간 전북은 호남이란 테두리에 갇혀 광주 전남 예산 확보에 많은 도움을 줬다. 파이를 키우는데 들러리 역할만 했을 뿐 군산조선소 재가동 같은 전북현안 해결은 못했다. 그간 다른 지역은 정권이 바뀌는 동안 상전벽해를 이룰 정도로 발전했다. 이런 판에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를 논할 게 아니라 우선 도민들이 정치판을 바꿔줘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정서에 의존해서 특정정당을 일방적으로 밀어주는 일은 바보짓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충청도처럼 경쟁구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전북에서 역량있는 정치인이 나와야 지역이 무시 당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다.
김용 전 우석대 예체능대학장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 땅에 출현한지 1년 9개월이 지났다.온 지구촌을 공포에 떨게 한 코로나의 대내외 현황은 어떤지 스크린해 보고 상생과 극복의 길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지난 1일자로 질병관리청은 코로나의 완전종식은 불가능하니 독감처럼 일상의 질병으로 인식해서 함께(위드with) 가자는 정책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하였다. 단계적 방역방침은 6주 간격으로 3단계에 걸쳐 시행한다고 한다.확진자 폭등 등 돌발 변수가 없을 것을 가정해서 11월 1일 1단계, 12월 31일 2단계,내년 1월 24일 3단계 등 시행을 예고하고 있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시설운영, 행사, 사적모임 등 관련제한이 풀리고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환원된다는 희망을 보여준 셈이다. 지난 1일 이후 9일까지 2000 명대 확진자가 오르내리며 8월 이후 74일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하였다. 누적확진자는 38만 3507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현재까지 백신1차 접종자는 인구대비 81.1%이며,2차접종 누적자는 76,9%이다.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2회에 걸쳐 백신을 맞아 70~80%에 이르면 집단면역이 생겨 코로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 예상은 한참 빗나갔다. 예상이 빗나간 사유를 화이자 최고 경영자 앨버트 불라의 인터뷰 내용에서 찾을 수 있다. 백신 2차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 효과가 40% 대로 감소한다는 것. 따라서 부스터샷(추가접종)을 하면 면역반응이 강화되어 예방효과가 정상수준으로 돌아오나 그 효력은 대략 1년 정도이며, 매년 접종해야 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외부상황은 어떤가. 미국의 존스홉킨스 코로나 지원센터는 지난 10월 31일 현재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망한 사람 수가 전세계적으로 500만 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감염자 수도 2억 500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매주 5망 명이 숨지고 있어 세계적 유행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게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얼마 전 재미교포 친구와의 통화내용 일부를 인용하고자 한다. 너희 나라는 코로나 백신을 만들고 경구용 치료약까지 만드는 선진국에서 사망자 74만 8000여 명, 누적 확진자 4600만 명 등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데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다. 곧바로 나온 답은 주정부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부 시민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 마스크는 물론 QR코드, 출입자 기록 등 사생활 침해를 내새우며 개인플레이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화내용에서 필자는 정답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자유를 맘껏 누리는 것은 좋으나 죽음을 대신할 수는 없다. 서로가 상생하기 위한 배려가 부족하고 개인주의 때문에 혼란이 지속되는 것이 아닌가 여겨젔다. 우리의 건국대통령 이승만은 뭉치면 살고 헤치면 죽는다는 가르침을 주었다. 기억이 새롭지만 IMF 때 장농속 금붙이를 꺼내 들고 나와 국가부도의 위기를 넘겼고, 서해안 유조선 침몰로 바닷가 바위에 엉겨붙은 기름때를 타올로 닦아내 우리의 자원을 지킨 위대한 민족이다. 993회의 외부침략을 물리치는등 우리는 어려울 때일수록 강했다. 코로나19라는 괴질도 서로에게 백신이 되어 주어 슬기롭게 극복해 내리라 믿는다. /김용 전 우석대 예체능대학장
양현호 군산대 컴퓨터정보통신공학부 교수 사람을 포함한 양서류나 포유류 등 동물의 체내에 있는 다양한 노폐물들은 물에 녹아 오줌으로 체외에 배출된다. 인체 내에서 단백질의 분해 및 합성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암모니아는 요소로 변환되어 오줌에 섞여 배출되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암모니아의 강한 독성이 인체에 주는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많은 건강 검사가 소변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오줌은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시험지와 같은 기능도 한다. 오줌은 일찍부터 약재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기원전 2세기경의 중국 백과사전인 회남자(淮南子)에는 오줌을 정제하여 얻은 뇌하수체 호르몬 결정인 추석(秋石)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추석은 양생(養生)을 위한 처방에 주로 쓰였으며 당나라 때 대 시인 백거이는 친구 원진이 추석약(秋石藥)을 먹고도 늙기 전에 세상을 떠났음을 안타까워하였다. 이 밖에도 오줌은 일상생활의 여러 상황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어왔고, 발효시킨 오줌은 오랫동안 농업용 액비(液肥)로 사용되어왔다. 오줌의 성분 중 95%는 물이며 그다음으로 많은 것은 요소(尿素, Urea)로 소변 속 고형물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요소는 1828년 독일사람 프리드리히 뵐러가 시안산 암모늄으로부터 합성에 성공함으로써 유기화합물은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다는 당시의 통념을 깨고 유기화학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일반인들에게 요소는 농작물에 질소를 공급하는 요소비료를 만드는 원료로 잘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디젤엔진의 배기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의 양을 줄이기 위한 촉매로 사용되면서 좀 더 친숙한 이름이 되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디젤엔진의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이기 위하여 유럽연합이 제안한 오염물질 배출 규격인 유로(EURO) 규격을 채택하고 있고, 특히 2014년 이후 적용되고 있는 유로-6에서는 요구되는 배출 기준이 한 층 강화되었다. 이 기준에 대응하는 기술적 대안 중 하나인 촉매에 의한 선택적 환원(SCR) 방식에서는 요소를 증류수에 약 30% 농도로 희석한 요소수를 촉매로 사용한다. 지금 온 나라 안이 요소수 대란에 휩싸여 있다. 요소를 얻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은 석탄 원석을 정제하는 것인데 방대한 석탄 매장량과 저렴한 인건비를 무기로 하는 중국의 가격경쟁력에 밀려 우리나라에서는 직접 생산을 접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자국 내 석탄 수급 상황이 불안정해 지면서 중국 내 요소의 생산 및 수출에 제동이 걸리게 되었고 그에 따라 우리나라에는 심각한 요소수 부족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정황이 낯설지 않은 것은 바로 2년 전 일본이 일부 품목의 수출을 규제하였을 때 반도체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던 기억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물론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고의로 시장을 교란했던 그때와는 사정이 다르지만 글로벌 경제 체제에서는 다른 나라의 일방적 조치가 우리의 경제와 생활에 얼마든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상기시킨다는 면에서 유사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모두가 인정하는 자원 부족국가로 에너지 자원, 희토류 등 특수 광물 자원, 그리고 주요 공업 원료 등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책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 수입 거래선 다변화, 해외 자원 개발, 비상시를 대비한 국내 관련 산업 육성 등이 그나마 평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양현호 군산대 컴퓨터정보통신공학부 교수
윤승호 전 남원시장 서남대학교가 폐교된지 4년여, 학교주변은 물론 남원시내마저 젊은이 없는 맥없는 도시로 쇠락해가고 있다. 특히 양극화 시대에 저출산, 초고령화 사회는 소위 지방소멸이라는 위기의식을 증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서남대가 폐교되기 전인 2017년에 남원시의 초고령화율은 23%수준에 머물러 30%를 웃도는 이웃 군 지역과는 그래도 대학문화와 도시활력에 있어 차이를 느끼게 했다. 그러나 2021년말 지금은 30%를 넘은 초고령화율이 말해주듯, 밤문화는커녕, 조용하고 컴컴한 밤거리는 그야말로 탄식 그대로다. 폐교직전 서남대는 학년당 5~600명의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남원시의 청년들의 이동현황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남원근교 고등학교 졸업자를 합하면 800여명대에 이른다. 이들중 650여명이 매년 타도시로 대학진학을 위해 떠나고 있다. 서남대학교가 유지되던 시기에는 3~400명이 지역고등학교 출신과 타지역 학생이 50%를 점해 그래도 출향한 학생과 찾아오는 학생수가 엇비슷해 청년문화가 균형을 잡아가고 있었다. 이 같은 남원의 상황을 보면 서남대 폐교가 지역사회 변화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남원이 지향해야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제시해 주고 있다. 남원은 간절히 대학문화의 복원을 염원하고 있다 지역의 모든 역량을 집결해 대학유치에 나서야 할 때다. 물론 공공의료대학원 유치가 어느정도 진행되고 있지만 정치권의 주장만큼 가시적 성과가 보이질 못해 안타깝기 그지없다. 세월만 차일피일 보내는 것 아니냐는 실망의 눈초리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공공의료대학원 설치법안이 국회에 두해째 잠자고 있으며, 그 동안 애써온 유치위원회에서도 움직임이 멈춘지 오래다. 본격적인 정치계절이만 지역 정치인들의 도전 열기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지친 느낌이다. 최근 「남원 청년문화 희망포럼」이라는 시민단체가 결성되어 대학유치를 목표로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다시한번 정치인, 시관계자, 관련단체들 모두가 나서 대학유치에 힘을 보태야 한다. 남원시와 여건이 비슷한 안동시 안동대학이 시의 파격적인 지원과 함께 백신학과를 신설하자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SK그룹에서 1500억원을 투자하였고 2022년까지 700억원을 추가투입하여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백신학과 출신자 30명은 인턴으로 채용되어 일자리 창출에도 공헌하고 있다. 이를 남원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남원시는 활용할 관련법도 적극 검토해 보아야 한다. 「국가균형발전법」과 9월 24일부터 개정시행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육성에 관한 법률」에 관심을 가져 대학유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본격적인 정치계절이 시작되었다. 남원지역 발전에 대학유치가 빠진다면 어떤 공약도 의미가 없어 보인다. 정부는 학생감소와 저출산에 따라 현재 대학을 줄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원은 남원에 적합한 새로운 대학유치에 나서 새희망을 찾아야 한다. 남원 몫으로 남아있는 공공의료 대학원 유치, 유명대학의 제2의 캠퍼스, 도립간호대학 등등 시대가 요구하고 남원지역에 적합한 틈새시장을 노려 대학유치의 제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폐교된 서남대의 공매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세력이나 사이비 종교단체 등이 아닌 대학에서 매수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남원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학주도 성장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대학이 반드시 유치되어야 한다. 남원의 희망은 대학문화의 부활을 통해 가능하다. 모든 시의 역량을 다시한번 모아 새남원건설에 나서야 한다. /윤승호 전 남원시장
김태경 전 전문건설협회 전라북도회 회장 공사현장에서의 참사 등 안타까운 사고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실제 최근 몇 년 사이에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건설 관련 안전사고는 우리나라의 건설과 건설 관련 업종의 안전인식이 아직도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후진적인 중대재해 인명 사고는 건설업과 건설인에 대한 불편한 시선으로 이어지며, 건설산업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확대된다. 건설업 추락사고는 기본적인 안전설비를 갖추고 안전수칙을 지키면 막을 수 있는 재해다. 추락사고가 주로 일어나는 곳은 작업 발판이나 통로용으로 건물 바깥쪽에 설치된 임시가설설치물 등이다. 공사장의 개구부에서도 자주 발생하며,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추락사고 사망자 중 비계와 지붕대들보에서 추락하여 사망한 근로자가 전체 추락사고 사망자 중 20%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지난해 5월에는 경북 구미시 축사 신축공사 현장의 철골 지붕에서 작업을 하던 노동자 A씨가 높이 약 5m 아래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져 사망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경기도 의정부시 다세대주택 신축공사 현장 5층에서 B씨가 동료와 함께 자재 운반을 하던 중 넘어지면서 승강기 설치를 위해 뚫어놓은 공간으로 추락해 목숨을 잃는 사고도 있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건설현장은 무엇보다 안전제일주의, 안전지상주의가 언제나 작용하고 실천되어야 한다. 하지만 잊을 만하면 일어나는 건설현장의 중대재해는 이제라도 건설인의 근본적인 인식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예산과 제도가 미흡한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안전 인식과 행동은 나와 공동체의 안전을 언제든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와 민간 회사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안전예산이다. 안전시설 구축과 예방교육, 지속가능한 안전을 위해 안전예산을 건설현장에 확실하게 투입하는 것이다. 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입찰 관련 제재나 범칙금을 내는 제도도 바꿔야 한다. 안전사고가 날 경우 상상 외의 비용부담이 발생한다는 것을 구체적인제도로 확립해야 한다. 그래서 결국 안전을 위한 적극적인 예산은 국가와 회사의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관급공사의 안전관련 예산을 늘리고, 안전 관리 감독도 지금보다 두 배, 세 배로 강화해야 한다. 당연히 그에 따른 법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건설장비의 자동화, 스마트 안전관리 등 정보통신기술의 건설현장 적용을 위한 예산을 늘리고,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또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기술, 모듈 생산 등의 현장 적용을 앞당기는 제도와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 건설업계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발주회사는 건설현장 근로자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한편 하도급업체의 안전 관리도 관할하고 감독해야 한다. 사고를 예방하는 안전관리시스템, 안전 관련 현장의 소리 즉각 반영체계 구축, 현장 근로자의 작업중지권 행사를 위한 장치 마련 등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이를 통해 건설 방식과 현장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이뤄내야 할 것이다. 누구도 안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을 머릿속에 아로새겨야한다. /김태경 전 전문건설협회 전라북도회 회장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 가을의 끝자락에서 대부분의 나무는 잎이 다 졌고 듬성듬성 몇 나무가 마지막 정열의 단풍을 불태우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에 쌓이는 낙엽의 양이 며칠 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낙엽이 한창 지던 때 이른 아침 산책길, 아파트 경비원이 낙엽을 쓸고 있었다. 마치 흥부 내외가 돈 궤와 쌀 궤를 쏟아 부을 때처럼 쓸고 돌아보면 낙엽은 도로 수북이 쌓였다. 아침 식사 후, 출근길에 보니 경비원은 아까 그 자리에서 또 낙엽을 쓸고 있었고, 어둠발이 내릴 무렵 퇴근길에 봤더니 경비원은 오전에 쓸던 그 자리를 여전히 쓸고 있었다. 비오는 날 나무에 물을 주는 것만큼이나 부질없는 일을 고생스럽게 하고 있는 경비원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어 말을 건넸다. 놔뒀다가 3~4일 후에 한꺼번에 쓸어내시지 그러세요? 경비원이 답했다. 그런 말씀 마세요. 낙엽이 조금만 쌓여있어도 관리소장한테 주의를 받습니다. 내가 되물었다. 아니, 가을에는 낙엽이 날리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밟기도 해야 주민들 정서에도 좋고 아이들 교육에도 좋을 텐데요 제가 관리소장께 2~3일 만에 한 번씩만 쓸자고 건의해 볼까요? 감사한 말씀입니다. 아마 관리소장도 2~3일 만에 한 번씩 쓸자는 생각을 했을 거예요. 그러나 일부 주민들로부터 강한 항의가 들어오니까 어쩔 수 없이 계속 쓸어내기로 방침을 세운 거지요. 내가 다시 물었다. 주민이 항의를 한다고요? 그럼요, 화단에 떨어진 낙엽도 안 긁어내면 청소를 안 했다며 항의하시는 주민도 있습니다. 그랬었다. 낙엽이 쌓이는 걸 두고 보며 가을 정취를 느끼다가 한꺼번에 쓸어내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낙엽을 지저분하고 귀찮은 존재로 여겨 빨리 청소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다음날 오후, 아파트 다른 동 앞을 지날 때 다른 경비원이 낙엽을 쓸고 있기에 내 딴에는 노고에 감사한다는 뜻으로 애쓰십니다. 모아 두었다가 한꺼번에 쓸어내면 될 텐데 매일 쓸어내시려니 힘드시지요? 경비원이 말했다. 아니요, 그때그때 쓸어내야 합니다. 저는 쌓여 있는 나뭇잎을 보면 제 마음까지 심란해져요. 개운하게 쓸어내 버려야지! 그랬었다. 비질이 힘든 게 아니라, 쌓여있는 낙엽을 두고 보는 것이 더 어렵고 심란한 사람도 있었다. 이렇게 의견이 다르니 아파트 단지 내에 쌓이는 낙엽은 그때그때 쓸어낼 수밖에 없다. 쌓아둔 채 2~3일만이라도 낙엽의 정취를 느껴보자는 의견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가을이 깊어지면 대한민국의 모든 아파트 단지나 동네 골목은 획일적으로 그때그때 낙엽 쓸기를 해야 한다. 언젠가는 쓸어낼 것 그때그때 깨끗하게 쓸어내자는 의견 앞에서 낙엽을 밟아보자는 낭만적 이야기는 발붙일 곳이 거의 없는 것이다. 김일로 시인은 떡이 좋다는 소리가 진동하는 자리에서 꽃도 좋다는 이내 말은 실낱같은 모기 소리.라고 읊고서, 이 시를 다시 7자의 한시(漢詩)로 바꿔 병화일치하세월(餠花一致何歲月)이라고 썼다. 어느 세월에나 떡과 꽃이 일치할까?라는 뜻이다. 낙엽을 깨끗이 쓸자는 건 쓰레기를 치우자는 현실적 요구이다. 낙엽을 밟자는 것은 하면 좋지만 안 해도 그만인 낭만이다. 현실과 낭만이 일치하는 아름다운 세월은 언제나 찾아올까? 낙엽이 말하는 것 같다. 돌아갈 흙이 없어 귀찮은 존재, 쓸려서 실려 나가는 도시가 슬퍼요!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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