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01:46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오피니언

‘지코위독’과 행복지수

image
일러스트/정윤성

3월이 아직 열흘이나 남았는데 이 달에만 10건이 넘는 부고(訃告) 문자를 받았다. 일주일에 3~4건의 부고 문자를 받은 셈이다. 모두 지인들의 부모와 장인·장모의 이별 소식이다. 코로나19와의 연관성을 일일이 물어보지 못했지만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3월의 잦은 부음과 마주했다. 부음과는 별개로 가족과 친인척, 직장 동료와 지인들의 코로나 확진 소식도 곳곳에서 들려온다.

코로나19 확산의 정점에 대한 예측이 어긋나고 있는데도 정부는 21일부터 사적모임 제한을 6인에서 8인으로 완화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했다. 영업시간은 기존대로 오후 11시를 유지했지만 전문가들은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증가로 인한 의료시스템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 방역 대책에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고, 일주일마다 2배 이상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은 사라졌지만 위중증 환자가 13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가면서 사망자도 매일 300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장례식장 안치실과 화장장은 갑자기 늘어난 사망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고 4일장, 5일장으로 장례를 치러야 하는 유족들의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21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60만명에 육박해 조만간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전 국민의 20% 가량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코로나19를 독감 수준에 비유해 국민들의 방역 의식을 이완시켰다. 전문가들은 이런 안일한 인식과 거리두기 완화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코로나19 감염의 고통을 견뎌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8일부터 지금까지 방역패스 중단을 비롯해 총 네 번의 방역 완화 정책이 나왔고 그 기간 동안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는 5000명을 넘었다. 지난 일주일(13~20일) 코로나19 사망자는 2100여명으로 한 해 독감 사망자 수준과 비슷하다고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지난 17일 코로나19를 독감 수준으로 취급하는 정부의 태도를 ‘지코위독’이라고 빗대며 비판했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의 ‘지록위마(指鹿爲馬)’를 빗댄 말이다. 코로나19를 독감 수준으로 취급하면 안된다는 경고다.

엊그제 한국의 행복지수가 전세계 146개국 중 59위라는 발표가 나왔다. 지난 18일 공개된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의 ‘2022 세계 행복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아시아에서는 대만이 26위로 순위가 가장 높았고 싱가포르가 27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발표된 한국의 행복지수 순위는 62위였고 2019년 54위, 2018년 57위, 2017년 56위, 2016년 58위를 기록했다. ‘지코위독’의 불안감 속에 내년에는 한국의 행복지수가 더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강인석 논설위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로나19 #지코위독 #행복지수 #방역완화 #독감
강인석 kangis@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