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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웃지요(獨笑)

삽화=권휘원 화백 인간지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했다. 달이 차면 기울고 꽃이 피면 지는 게 세상의 이치다. 요즘은 꽃 피는 순서가 없어졌다. 예전에는 봄의 전령사인 동백매화산수유목련진달래개나리벚꽃 순으로 꽃이 피었다. 지금은 이상기온 여파로 한꺼번에 꽃이 피고 진다. 전주 삼천의 가로수인 벚꽃이 만개했다. 마치 꽃 대궐을 이룬 느낌이다. 화사하기로는 벚꽃을 능가할만한 꽃이 없다. 일본 국화인 벚꽃의 원산지가 제주도다. 박정희 대통령이 서울 도산공원에 왜 벚꽃나무를 심었냐고 야단치자 당시 서울시청 녹지과장이었던 윤태경 과장이 벚꽃의 원산지가 일본이 아니라 제주도라고 답변해 위기를 슬기롭게 넘긴 일화가 있다. 그래서 각 시군마다 앞다퉈가며 벚꽃나무를 많이 심었다. 전북대 임학과 출신인 윤 과장은 그 이후 도 산림국장옥구군수남원시장강원도 동해 출장소장을 역임했다. 정약용이 유배생활 중 강경에서 쓴 나 홀로 웃는다(獨笑)는 시 구절이 떠오른다. 보름달 뜨면 구름 자주 끼고(月滿頻値雲) 꽃이 활짝 피면 바람이 불어대지(花開風誤之) 세상일이란 모두 이런거야(物物盡如此) 나홀로 웃는 까닭 아는 이 없을 걸(獨笑無人知). 가장 힘든 시기에 다산은 혼자 있으면서 인간사를 통찰했다. 다산이 강진 등 유배지에서 18년간이나 힘든 시기를 보내지 않았으면 목민심서 등 주옥같은 500권의 저작물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관직에 나가 출세하거나 사업으로 크게 성공하면 자신도 모르게 시기질투하는 사람들로 마(魔)가 낀다. 가까운 주변 사람들이 훼방꾼이 되는 것이다. 면전에서는 성공한 것을 칭찬하고 박수 치지만 뒤돌아서면 이기심 때문에 험담을 늘어놓는 등 깎아 내리기 일색이다. 그렇게 화사하게 핀 꽃도 비바람 때문에 10일을 못 넘긴다. 영원히 부귀와 권세를 누릴 것 같아도 그렇지 못한 게 세상의 이치요 인간사다. 잘 나갈 때 자신을 낮추고 겸손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고 업신여기거나 깔아뭉개는 경우가 있다. 다산은 그래서 혼자 웃는다(獨笑)며 마침표를 찍었다. 코로나 19로 모두가 힘든 세월을 보내고 있다.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가진 자나 없는 자 할 것 없이 제대로 소통을 못해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그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을 살고 있다.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차츰 심리적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른감이 없지 않다. 아무튼 이 험난한 세파를 지혜롭게 살려면 겸손 밖에 없다. 주역 15번째 괘가 산지겸 겸손괘다. 누운 풀처럼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겸손한 사람 한테는 주위에 좋은 친구가 많다. 시기 질투하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겸양지덕(謙讓之德)을 최고로 친다. 정치인 등 힘센 사람들이 한 번쯤 새겨들었으면 하는 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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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1.03.28 16:52

신 해양르네상스시대를 여는 핵심 아이템, ‘등대’

홍성준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등대지기는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도 실려 있어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그 노래를 배우고 따라 불렀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일까? 등대는 우리들 마음 속에 막연한 동경과 그리움의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선박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인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바로 등대였다. 육지가 없는 망망대해에서는 나침반과 별자리를 보며 운항을 할 수 있었지만, 육지와 가까워지면 곳곳에 숨어있는 암초와 여러 지형지물들을 피해 안전하게 항으로 입항하기 위해서 눈으로 보고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등대가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길잡이 역할을 했다. GPS, 레이더, 바다 내비게이션 등 항행안전 장비가 발달한 현대에도 등대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등대는 1903년에 만들어진 팔미도등대이며, 전라북도 관내에는 그보다 9년 늦은 1912년에 어청도등대가 건축되었다. BC 250년경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등대인 파로스등대와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등대 역사는 매우 짧다고 할 수 있다. 헬레니즘 문화의 중심이자 해양도시였던 알렉산드리아는 전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 세계 제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높이 100미터가 넘는 파로스등대를 만든 반면, 우리나라는 서양인들을 오랑캐라고 업신여기고 배척하면서 쇄국정책을 고집하였다. 팔미도등대는 우리 스스로의 의지가 아닌 운요호 사건(1875년) 이후 일본과 강제로 체결한 강화도조약(1876년)에 따라 인천항 개항을 위해 타의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어두운 역사를 지니고 있다. 비록 우리나라 등대 역사의 태동은 암울하지만 해양을 통해 부를 창출하고 국가발전을 도모하고자 1996년 해양수산부가 출범한 이후 해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등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언제나 따스했으며, 이를 반영하듯 최근 드라마나 영화, 광고,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등대를 배경으로 촬영한 장면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일반 국민들이 해양문화를 더 쉽게 향유할 수 있도록 유인등대를 중심으로 등대 구내와 그 주변에 전시실, 전망대, 체험숙소 및 관광 편의시설 등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등대해양문화공간 운영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해양문화시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국민들의 체감효과가 가장 큰 시설은 등대체험숙소이다. 산림청의 경우 전국 주요 산림에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를 만들어 국민들이 지친 심신을 쉬고 갈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휴가철마다 국립자연휴양림 이용권을 얻기 위한 일반 국민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해양수산부도 유인등대 중 4곳(가덕도, 속초, 거문도, 간절곶)을 일반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등대체험숙소로 운영하고 있으나 숙소수가 너무 적어 국민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보다 많은 국민들이 주변경관이 수려하고 쾌적한 등대에서 휴식을 취하고 해양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시설과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등대체험숙소 확대를 통해 모든 국민들이 낭만이 가득한 등대에서 추억을 만들고 해양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신 해양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길 기대해 본다. /홍성준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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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1.03.28 16:52

양희은의 '뜻밖의 만남'

삽화=권휘원 화백 양희은의 노래 <엄마가 딸에게>는 엄마와 딸이 차마 말하지 못하는 속마음을 서로에게 이야기하는 가사와 아름다운 멜로디로 사랑받는 곡이다. 이 곡은 더 깊어진 양희은의 목소리에 얹힌 시적 가사만으로도 울컥해지지만 또 다른 가수와 대화하듯이 주고받는 대목은 숙연해지면서도 마음 따뜻해지는 울림이 더 크게 온다. 양희은은 지난 2014년 새로운 작업을 시작했다. 후배 음악가들과 함께 작업해 새로운 곡을 내놓는 싱글 연작 프로젝트 <뜻밖의 만남>이 그것이다. <엄마가 딸에게>도 이 프로젝트의 네 번째 결실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노래는 아홉 곡인데 그 면면이 모두 새롭고 뜨겁고 아름답고 에너지가 넘친다. 새 곡이 발표될 때마다 그의 프로젝트가 주목 받는 이유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음악가들 또한 눈길을 끈다. 윤종신, 이적, 이상순, 김창기, 아스트로비츠, 강승원, 김반장, 악동뮤지션, 성시경에 이르기 까지 작곡가, 싱어송라이터, 레게 가수, 프로듀서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실력을 인정받는 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모두가 양 희은의 프러포즈를 받았을 터인데, 장르의 영역도 세대차도 만만치 않다. 이를테면 다섯 번째 곡 <슬픔 이젠 안녕>은 프로듀서이자 일렉트로닉 음악가 아스트로비츠와의 작업 결실이고, 일곱 번째 곡 <요즘 어때? 위 러뷰 쏘>는 레게 가수 김반장과의 콜라보로 포크와 레게 소울이 만났다. 여덟 번째 콜라보 <나무>는 47년이나 나이차가 있는 악동뮤지션과의 작업이지만 세대차는 물론 시대의 간극 없이 전달되는 음악적 조화가 놀랍다. 프로젝트의 결실은 대부분 후배들이 곡을 만들고 양희은이 부르는 형식이지만 콜라보 작업은 듀엣이나 피처링 등 단순한 결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사와 작곡, 프로듀싱까지 이어내는 밀도 있는 작업으로 완성도를 높인다. 사실 예술의 영역에서 콜라보는 낯설지 않다. 한 장르 안에서 성격을 달리하는 영역의 작업이 조화를 이루거나 전혀 다른 장르와 장르가 만나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는 예도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양희은의 콜라보 프로젝트 <뜻밖의 만남>은 더 특별하다. 우리나라 대중음악사에서 그야말로 특별한 존재인 그가 같은 시대를 사는 후배들과 소통하면서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통해 세상과 새롭게 교류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가 갖는 무게 때문이다. 세대가 소통하고 교류하는 일이 예술의 영역에서만 의미 있는 일은 아닐 터. 양희은의 지치지 않는 음악적 도전이 더 빛나 보이는 이유도 거기 있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1.03.25 17:58

전북 산업단지 대개조 지역경제 도약 기회로

군산익산완주지역의 노후 산업단지에 내년부터 3년간 국비와 지방비, 민간자본 등 5000억원이 투자돼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된다. 정부가 노후 산단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진행하는 산업단지 대개조 공모사업에 선정돼 미래형 산업단지로 탈바꿈 할 수 있게 됐다. 산단 대개조 사업이 추진되는 군산 국가산단은 조성된 지 37년 됐고 익산 제2일반산단은 34년, 완주 과학산단은 24년이 지났다. 신규 기업들이 입주를 꺼리는 노후 산단으로 꼽히는 이들 산단의 대개조는 시의적절하다. 전북도는 이들 노후 산단의 대개조 사업을 통해 전북을 미래형 상용 모빌리티 산업의 글로벌 거점으로 만드는 계획이다. 내연기관 중심의 도내 자동차 산업을 미래형 상용 모빌리티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군산 국가산단이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상용 모빌리티 생산의 거점산단이 되고, 익산 제2일반산단은 뿌리부품 소재 공급기지, 완주 과학산단은 수소(전기) 동력 부품 공급기지, 새만금 국가산단은 미래 상용모빌리티 실증기지로 특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군산익산완주지역의 노후 산단이 대개조 사업을 통해 리모델링되면 전북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혁신거점으로 재탄생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는 이들 노후 산단의 리모델링이 끝나면 1조 6000억원의 매출과 수출액 1000억원 증대, 일자리 1만명 창출 등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갈수록 인구가 줄고 있고 특히 청년들이 떠나고 있는 전북의 현실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노후 산단 대개조 사업이 확정된 만큼 이제 3년 뒤 나타날 경제적 효과가 장밋빛 청사진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노후 산단 대개조 사업을 통해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인 미래형 상용 모빌리티 산업을 전북이 선점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산단의 인프라 혁신과 기존 입주업체의 기술혁신은 물론 신규 투자기업 유치를 위한 정주여건 개선과 관련 전문인력 양성 방안 등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전북도와 해당 자치단체는 이 사업이 지역산업 재편의 동력이 돼 전북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나가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3.25 17:58

눈썰미

하광호 수필가 아내는 하는 일마다 척척 잘도 해낸다. 눈썰미도 좋고 기억력이나 생각하는 머리 자체가 뛰어나다 보니 우리 집에서 컨트롤타워 같은 존재다. 그러니 지금 까지도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지않는가? 그런데 요즈음은 몸이 피곤하고 예전 같지 않다는 소리를 자주 한다. 젊은 시절에는 억력이 좋아 척척 외기도 잘했는데 머리가 잘 안 따라 준다는 푸념이 귓전에 스친다. 얼마 전 일에는 미장원을 다녀온 뒤 어떤 남자를 칭찬했다. 그 사람은 집안일에 관심이 많아서 고쳐야 할 것이 보이면 곧 바로 수리를 한다며 부러워 했다. 그리고 우리 집은 수리할 것이 많은데도 밖으로만 돌아다니느라 관심이 없다며 은근히 나에게 핀잔을 주곤 했다. 내 스스로 생각해봐도 고칠 것이 보였지만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으니 오죽했을까? 직장을 다니는 아내는 토요일이면 TV 앞에서 고단했던 몸과 마음을 내려놓고 원망과 상처들을 삭이며 가벼운 안식을 취한다. 그런데 오늘은 리모콘을 만지작거리며 뭔가 불만이다. 본인이 좋아하는 프로가 있는데 TV가 안 켜진다는 것이다. TV에 관해서 문외한인 나는 어찌할지 몰라서 서비스를 받아야 하나 고민하며 리모컨을 달라고 했다. 아무리 작동을 해도 끔쩍을 안 했다. 모니터 앞뒤를 보았지만 열지도 못해서 여기저기 눈에 보이는 곳만 깨끗이 닦아내고 리모컨을 켜보니 켜지지 않는가? 아내는 어떻게 고쳤냐고 눈이 휘둥그레지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속으로 먼지만 제거했는데 하면서도 나름 자부심을 가졌다. 인생의 마라톤에서 반환점을 돌고 있는 나는 지금 제2의 인생을 체험하고 있다. 그동안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급여만 통장에 꼬박꼬박 넣어주면 최고의 남편인 줄로 착각했다. 그런데 아내는 일인다역으로 살며 직장까지 다니고 있었으니 이제야 알 것만 같다. 그런데 퇴직 뒤에는 내가 집에 머문 날이 많아져서 아내와 역할이 바뀌었다. 아내의 하던 일을 도맡아 한다. 세탁기 활용법을 몰라 아내에게 배웠고, 세탁 뒤에는 저녁이면 빨래를 걷어서 개었다. 그리고 어설펐지만 설거지도 했다. 기름진 그릇들은 주방 세제를 사용하지 않고 밀가루를 활용하여 제거하는 것도 배웠다. 군대 생활 시절 1년쯤 되었을까? 초년병들이 6개월 동안 식기 당번을 했다. 그때는 플라스틱 그릇으로 기름기 있는 식사 뒤에는 찬물에 그냥 씻으면 절대 닦이지 않아 반드시 물을 데워 씻었다. 엄동설한 겨울철에 야외에서 그릇을 세척하여 관리를 했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며칠 전에는 싱크대 밑으로 물이 샌다고 해서 걱정하지 말라고 큰소리를 쳤다. 싱크대 아랫부분을 교체하려고 막상 부딪쳐보니 나름 애로가 많았다. 관련 업자를 부르면 출장비까지 주어야 한다는 말에 해당 부품만 구입하여 교체했다. 요즈음 아내가 나를 대하는 눈이 달라졌다. 그동안에는 부정적으로 여기며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남편이었으리라. 그런데 아내의 눈썰미 닮아 나도 가정생활의 세세한 일들을 척척 해결하니 남편이란 존재에 고마움을 느끼는 것 같다. 말 한마디만 해도 척척 알아서 서로를 토닥이며 살아가니 아제 내일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나 보다. △ 하광호 수필가는 진안 출생으로 진안군청에서 퇴직했으며 「표현」에서 등단을 했다. 전주시민문학제에 수상을 하였으며 현재 진안문인협회 회장, 신아문예대학 작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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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5 17:58

용담댐 물 진안군민 모두에 공급해야 마땅

진안군민의 절반 정도는 용담댐을 옆에 두고도 아직도 계곡물이나 지방상수도를 식수로 이용하고 있다. 용담댐 건설로 인해 조상 대대로 살아 온 삶의 터전을 잃고 이곳 저곳으로 흩어져 이주했지만 정작 자신들은 용담댐 물을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수몰의 아픔에다 생활용수 걱정까지 해야 수몰 이주민들의 애환은 무관심, 무책임 행정의 한 단면이 아닐 수 없다. 진안군은 용담댐이 준공된 지 16년이 지난 2017년에서야 광역상수도가 보급됐다. 그것도 진안읍과 용담면 부귀면 정천면 상전면 등 7247세대 주민에게만 광역상수도가 공급된다. 이들에게 공급되는 생활용수는 5800t으로 전체 용담댐 물 공급량의 0.4%에 불과하다. 나머지 5761세대는 20년이 넘은 정수장에서 공급하는 물을 식수를 사용하고 있다. 더욱이 400세대는 이마저도 공급이 안돼 지하수를 파거나 계곡물을 호스로 연결해서 마시고 있다. 이들은 장마철에는 생활용수에 흙탕물이 섞이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고 가뭄이나 갈수기에는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기 일쑤다. 용담댐은 진안군민의 희생을 통해 건설됐다. 진안군 6개 읍면 70개 마을 8.22㎢ 부지가 물에 잠겼고 당시 진안군민의 40%에 달하는 2864세대, 1만2616명이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진안지역 전체 면적의 14%에 이르는 112㎢가 수변구역으로 지정돼 재산권 행사와 각종 개발행위에 대해 제한받고 있다. 그렇지만 진안군민들은 깨끗한 수질과 상수원 관리에 앞장서 온 결과, 전국 상수원 가운데 최고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진안군민의 희생과 노력 덕분에 전북권과 충청권 주민 150만 명이 물 걱정 없이 용담댐 물을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진안군민의 42%는 용담댐 물을 이용할 수 없는 현실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정부와 전라북도, 그리고 한국수자원공사는 진안군민 모두가 용담댐 물을 먹을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광역정수장을 신설하거나 금산정수장을 증설해서라도 지방정수장이나 지하수를 이용하는 군민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용담댐 물을 공급해야 마땅하다. 진안군민들에게 더는 물 때문에 아픔과 고통을 안겨 주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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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3.25 17:58

[노인환의 세상만사] 화성에서 온 비과세주택, 금성에서 온 중과세주택

2020년 12월 18일 전주시 전역이 포함된 투기과열지구 조정지역이 갖는 의미는 정부가 주택법 32조의2에 근거해서 왜곡된 주택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일종의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통상은 혼용되어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는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은 그 지정요건과 지정에 따른 제한 등이 확연히 구분되는데, 이를 무시하고 주택을 취득하거나 양도를 한다면 자칫 낭패를 볼 수가 있으니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추후 별도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면 주로 세제상의 규제를 받게 되는데 가장 큰 규제는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와 1세대1주택 비과세요건의 강화입니다. 이 두 가지는 도입 취지 등에 비추어 엄연히 다른 규제인데도 운용상에서는 규제가 비슷해서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신규주택의 취득으로 일시적 2주택자가 되었을 때 중과세가 배제되거나 비과세 적용을 받을 상황이 되었을 때입니다. 중과세를 받는 주택은 해당주택이 조정대상지역 내에 소재해야 되고 공시가격 3억 이상이어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는데, 신규로 주택을 취득하여 2주택이 되었더라도 신규주택 취득 후 3년 이내에 종전 주택을 매매한다면 중과세가 배제됩니다. 이에 비해 비과세혜택을 받는 일시적 2주택자는 주택가격에 상관없이 종전주택과 신규주택 중 하나라도 조정대상지역이 아니라면 3년 내에만 처분하면 비과세적용을 받을 수가 있는데 반해, 두 주택 모두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었다면 1년 내에 처분해야 비과세적용이 가능합니다. 결론적으로 조정대상지역에 2주택이 있는 상황에서 종전주택에서 2년 이상 거주한 상태에서 종전주택을 1년 이내에 처분하지 못했더라도 3년 이내에 처분한다면 비과세 적용은 받을 수 없어도 중과세율이 아닌 일반세율로 양도소득세를 내게 됩니다. /한국미국세무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1.03.25 17:58

레임덕에 다가선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임기 5년 대통령의 레임덕 패턴을 보면 임기 초 정치사회 개혁으로 지지율을 유지한 후 중?후반에 경제로 떨어지다가 임기 말에 권력형 비리로 급격한 레임덕을 맞는다. 결국 경제가 나아지길 기다리던 국민에 대한 배신의 분노가 분출되는 과정이다. 3월 들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의 하락이 예사롭지 않다. 19일 발표된 갤럽조사의 37%에 이어 22일 리얼미터 34.1%,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34.0%, 24일 데이터리서치 31.4%로 35%선이 무너졌다. 레임덕은 경제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경제와 정치사회 개혁에 대한 국민과 대통령간의 허니문 기간이 각각 다르다. 대체로 정치사회 문제는 임기 초반에 기대한다. 그래서 대통령은 취임 이후 12년 초기에 정치사회 개혁에 집중한다. 그만큼 정치사회 문제에 있어 국민과 새 대통령간의 허니문 기간은 짧다. 반면 경제의 허니문 기간은 길다. 국민은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경제가 단기간에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최소 2년 이상은 감내한다. 특히 코로나와 해외 경제위기 같은 외부 요인 있거나 정부가 경제 문제 해결하기 위해 진정으로 열심히 노력할 경우는 2년 보다 더 길 수 있다. 그렇다고 5년 내내 기다리지는 않는다. 5년 임기가 끝나가면서도 경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들은 차기 대권주자에게 기대를 걸게 된다. 그렇게 되면 급격한 권력누수가 발생한다. 역대 대통령 대부분은 임기 중반 경제로 지지율이 하락한다. 그러나 대통령 지지율은 국정수행의 평가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국정운영의 동력이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 지지율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역대 정부에서 그 방법은 2가지다. 먼저 경제 부양책이다. 그러나 과거 부양책들은 효과 보다 풀린 돈으로 인해 부동산 상승 등 부작용이 더 컸다. 또한 각 경제주체의 부양책에 대한 학습효과로 부양책의 지속기간도 점점 짧아져 1,2개월로 끝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부양책을 함부로 쓰기도 힘들다. 그래서 경제적 부작용을 피하면서 대통령 지지율을 유지시키기 위한 두 번째 방법으로 정치 사회개혁으로 되돌아간다. 단 정부 초기와 달리 개혁 강도가 높아진다. 문재인 정부도 처음에는 경제였다. 소득주도?혁신?공정성장과 사회경제 개혁 등에 집중했다. 그러나 경제정책들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논쟁에만 휩싸였다. 그러자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평화와 적폐청산을 명분으로 검찰개혁을 강화한다. 이로인해 국민 시선을 경제에서 벗어나게 했다. 또한 코로나 사태는 경제 외부 요인으로 경제성과에 대한 좋은 면책사유이기도 했다. 그 결과 문재인 정부는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 다른 정부보다 허니문 기간이 길었다. 그렇다고 문 대통령도 경제를 벗어 날수는 없다. 정권 초기 경제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부동산 정책의 무능, 인사에서 내로남불 논란, 검찰개혁 등 정권 의제에 대한 피로감으로 중도층에 이어 일부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도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LH가 터졌다. 내부 정보로 투기를 한 사람들 중 현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안정 등 정책 수혜자이거나 현정부에서 급격히 늘어난 공공기관의 임직원이 적잖은데, 문제는 이들이 문재인 정부의 주요 지지층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이다. 데이터리서치 24일 조사에 의하면 현정부의 코로나 대책 신뢰도는 53.2%다. 작년 코로나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 지지율은 정부의 코로나 대책 신뢰도와 동조현상을 보였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는 지금까지의 동조현상이 깨어졌다. 정부의 코로나 대처 신뢰도가 나름 높음에도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저수준인 31.4%까지 하락했다. 바로 이러한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린 것은 다름 아닌 23.8%에 불과한 부동산정책 신뢰도 때문이다. 결국 이번 LH사건이 그렇지 않아도 국민으로부터 비판을 받아오던 부동산정책 신뢰도를 파탄나게 하고 대통령 지지율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임기 1여년을 남기고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도 이전 대통령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지 대통령 친인척이나 핵심권력의 스캔들이 아니라 현정부의 기강잡기 실패로 인한 핵심 지지층의 도덕적 해이로 국민의 분노를 싼다는 것이 다른 뿐이다. 그래서 진퇴양난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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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5 17:58

과학의 판타지를 꿈꾼다!

황숙주 순창군수 어릴 적 또래 친구들과 노는 방법이라곤 땅에 그림을 그려 게임을 하거나 뒷동산과 들판을 정신없이 뛰어 다니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아이들이 놀던 논과 밭엔 아파트가 들어서고, 학교가 끝나면 아이들은 학원을 다니느라 더 이상 놀 시간도, 땅도, 놀이터도 사라졌다. 필자는 아이들은 자유롭게 상상하며 놀이라는 게임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0년전 군수가 되면서 가장 먼저 고민했던 일이 아이 키우기 좋은 순창, 관광객 500만, 순창을 거대한 놀이터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 꿈의 시작이 바로 투자선도지구 사업이다. 투자선도지구는 1,505억원을 투입해 고추장민속마을 일대 44만5천㎡에 산업과 관광, ICT를 기반으로 한 과학마인드가 융합된 단지 기반과 건축물 15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6년에 시작해 내년이면 마무리된다. 가장 첫 번째로 3월말 문을 여는 푸드사이언스관은 아이들이 순창에 와서 놀고, 먹고, 즐길 수 있는 판타지 공간이다. 고추장과 된장, 간장이라는 전통자원이 이제는 과학을 만나 새로운 놀이공간으로 창출되는 것이다. 건물 외관도 5대양 6대륙의 전 세계를 순창의 작은 공간에 옮겨 놓은 컨셉이다. 이 곳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로 만든 스낵월, 과거부터 현대까지의 전투식량속 숨은 과학이야기, 음식의 소화와 흡수과정, 각종 첨가물, 미래 우리 부엌에서 마주칠 3D푸드 프린터 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1973년 칼세이건이 화성에서의 행성공학(Planetary Engineering on Mars)에서 제안한 화성의 테라포밍을 순창에도 접목했다. 순창의 미생물로 불모지의 화성을 사람이 거주하는 환경으로 만들어 보는 상상속 게임공간인 테라포밍을 마련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에서 꿈은 억압된 소망의 은폐된 현실이라고 했다. 우리는 꿈을 통해 현실과 다른 이상을 실현하고 싶어한다. 어린이들의 판타지가 이와 비슷하다. 먼 이야기 같지만 판타지의 공간,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조건과 방법이 현실에 기반하고 있다. 꿈속에서 우주선을 타고 화성을 가고, 로봇과 대화하며,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를 마치 사실인양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이들의 판타지 속에 있다. 순창이 조성하고 있는 발효테마파크가 그런 꿈의 공간이었으면 한다. 이곳에는 푸드사이언스관, 어린이과학관, 어린이실내놀이터, 효모놀이체험관, 미생물뮤지엄, 유기농복합체험관, 다년생식물원, 고추식물원 등이 들어선다. 12월 개관 예정인 어린이과학관은 발효의 재료인 물, 바람, 빛을 디지털 ICT 기술을 융합하여 아이들이 과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어린이실내놀이터에서는 클라이밍, 드론축구, 어드벤처 체험, VR스포츠 등을 체험하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이와함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을 눈에 보이는 실물로 끌어내어 콘텐츠를 만드는 미생물뮤지엄 역시 올 12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유기농복합체험관과 발효테라피센터 등도 단계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순창의 테마파크 조성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150명의 고용창출은 물론 관광객 500만명이라는 꿈도 현실이 될 것이다. 어린이들은 순창을 재미있는 놀이터로, 지역민에게는 소득증대로 이어지는 새로운 순창의 미래 먹거리가 만들어져 삶의 질도 크게 향상될 것이다. 근심 걱정 없이 행복한 일만 가득한 꿈의 섬, 네버랜드를 순창에서 즐겼으면 좋겠다. 2021년은 순창의 판타지가 현실이 되어가는 그런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황숙주 순창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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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5 17:58

전북 인구 180만명 붕괴 보고만 있을 것인가

전북 인구 180만명 붕괴가 눈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말 기준 전북 지역 총 인구는 180만1319명으로 지난해 180만4104명보다 3000명 가까이 줄었다. 전북 인구 180만명 붕괴를 오는 2035년 쯤으로 예상했던 3년 전 전북도의 장래 인구 예측에 비해 15년 가까이 빨라졌다. 인구 감소는 지역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고령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생산활동을 할 젊은층이 줄어들면 지역경제 악화로 이어지고 인구 유출의 악순환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전북 지역 순유출 인구는 8000여명에 달한다. 우려스러운 것은 전출 인구 가운데 20대~30대가 1만명을 넘는다는 점이다. 진학과 취업을 위해 전북을 떠나고 있는 젊은층 인구가 갈수록 늘고 있다. 학생수 감소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올해 전북지역 초중고교 학생수는 지난해보다 4000명 이상 줄었다. 지난 5년간 매년 6000명~7000명씩 줄고 있다. 초중고 학생수 감소는 도내 대학들의 신입생 모집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낮은 출산율도 걱정이다. 지난해 전북의 합계출산율은 0.91명으로 도 단위 광역자치단체 중 경기도 0.88명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전북의 합계출산율은 3년 연속 전국 최하위권이다. 전주와 익산, 군산을 제외한 도내 모든 자치단체는 이미 인구 감소로 인한 소멸위기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인 셈이다. 문제는 전북이 처한 위기 상황을 극복할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려금 정도로 출산율을 높이기 어렵다. 출산 이후의 보육과 교육 문제 등으로 2030세대는 결혼과 출산을 필수로 생각하지 않는다. 안정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 교육문화의료복지 등 정주여건 향상 없이는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없다. 현재 처해 있는 어려운 난제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 군산조선소 재가동 등 현안은 꽉 막혀있고 지난 반세기 동안 도민들을 희망 고문한 새만금 완성은 앞으로도 반세기를 더 기다려야 한다. 인구 감소는 전북 만의 문제가 아니고 지방 정부에게만 책임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고 지역 정치권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도 없다. 전북도와 정치권은 인구 감소 대책 마련에 더욱 분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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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4 17:43

고령층 백신 접종 시작, 철저 관리로 불신없게

고령층에 대해 접종이 보류됐던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도내서도 시작됐다. 우선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내에 머무르는 65세 이상 종사자 및 입원입소자들이 AZ접종 대상자다. 6574세 고령층 중에 고위험군에 속하지 않은 일반인들의 AZ백신 접종은 6월 부터 시작된다. 75세 이상 고령층은 4월1일 부터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당초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내 65세 이상 고령자들은 백신 접종 우선 대상이었다. 그러나 유럽지역에서 AZ백신 접종에 따른 혈전 생성 등 부작용이 논란이 되면서 접종이 중단되고, 국내서도 접종이 유보됐었다. 다행히 유럽의약청(EMA)이 백신과 혈전생성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결론과 함께 접종을 권고한다는 발표 이후 유럽지역에서도 접종이 재개되고 있다. 방역 전문가들은 기저질환을 가진 고령층이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접종했을 때의 이득이 접종하지 않았을 때 보다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접종 당일 열이 있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접종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접종 전 확실한 사전 예진과 함께 접종 후 면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문재인대통령도 지난 23일 AZ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문대통령의 우선 접종은 일각의 안전성효과성 논란을 불식시키고 솔선수범하겠다는 의미라는 청와대 설명처럼 대통령이 첫 접종자로 나선 것은 백신 불안감을 해소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백신 괸리에 대한 경각심도 요구된다. 이달 초 김제 한 요양병원에 보관중이던 280명 분의 AZ백신이 냉장고 고장으로 인한 보관 온도 이탈 사고로 새 백신으로 교환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의료기관의 보다 철저한 백신 보관관리가 필요하다. 어제 현재 전북의 1차 백신 접종자는 3만1300명 대로 아직 시작 단계다. 백신접종을 계획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백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신을 없애는게 급선무다. 방역당국은 접종 대상자들이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믿고 접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백신의 철저한 관리와 함께 관련 정보 등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알려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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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3.24 17:43

조선의 마사다 웅치 전적지

삽화=권휘원 화백 이스라엘 남부 사해(死海)에 인접한 마사다 항전지는 이스라엘 민족의 자긍심이자 저항정신의 상징이다. AD 70년 로마군대에 예루살렘이 함락되자 유대인 열심당원과 가족 960명이 천혜의 요새인 마사다로 이주해 최후에 항전을 벌였던 전적지다. 깎아지른 절벽 위에 위치한 마사다는 난공불락의 지형으로 로마 제10군단이 2년 넘게 포위 공격을 시도했지만 점령하지 못했다. 이에 로마군이 유대인을 동원해 수백m 높이의 공격용 경사로를 구축하고 마지막 공격에 나서려던 때 저항군과 가족들은 모두 집단 자결을 선택하고 만다. 그들은 로마군의 노예로 사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며 저항군이 먼저 자기 가족을 죽이고 다시 모여 열 사람씩 조를 짜서 한 사람이 아홉 명을 죽이는 방식으로 죽음의 의식을 치렀다. 그렇게 남은 최후의 한 사람은 성에 불을 지른 후 자결했다. 마사다 항전지는 1963년~1965년 사이에 발굴돼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고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됐다. 오늘날 이스라엘 사관생도와 장병들은 모두 마사다 항전지에서 임관선서와 훈련 수료식을 가질 정도로 이스라엘 민족혼의 상징이 됐다. 우리 지역에도 이스라엘의 마사다 항전지와 같은 임진왜란 전적지가 있다. 완주 소양과 진안 부귀 일대에 있는 웅치 전적지다. 웅치 전적지는 1592년 8월 14일(음력 7월 8일) 관군과 의병 그리고 지역민 등 3000여 명이 1만여 명의 왜군에 맞서 모두 죽음으로 결사 항전한 곳이다. 비록 전투에선 패배했지만 전주성과 호남을 지켜낸 최후의 보루가 됐고 결과적으로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단초가 됐다. 하지만 웅치 전적지는 오랫동안 역사 속에 묻힌 채 조명받지 못해왔다. 임진왜란 3대 대첩 못지않은 역사적 전사적 중요성에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왔던 것. 그동안 완주진안지역 주민 중심으로 면 단위 기념행사를 치르는 정도에 불과했다. 최근에서야 지역 주민과 향토사학계, 언론을 중심으로 기념사업과 재조명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전라북도에선 국가 사적지 지정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웅치 전적지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면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기념관 건립과 역사탐방길 조성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웅치 전적지와 함께 완주 운주와 충남 금산 일대의 이치 전적지도 사적지 지정에 나서야 한다. 이름 없는 4백여 명의 농민이 관군과 함께 왜군 1만여 명과 맞서 장렬히 순절한 역사의 현장이다. 웅치이치 전적지는 위국 충절의 상징이자 우리 민족혼의 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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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21.03.24 17:43

윤동주와 팔복

이강만 한화에스테이트 대표 최근 램지어 하바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핫이슈가 되고 있다. 선택적 사료 활용과 존재하지도 않는 자료를 근거로 일제강점기에 강제 동원된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부로 몰아가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학문과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반인권적인 역사인식을 고스란히 쏟아낼 수 있었던 배경에 전 세계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일본 정부와 기업이 있다고 해도 무리한 추리는 아닐 것 같다. 일본의 행태를 더 이상 지켜볼 수만 없으셨는지 일제 강점기 위안부 피해자 중 한 분인 이용수 할머니가 국제사법재판소에 가서 판결을 받아보자고 강하게 주장하셨다고 한다. 만일 국제사법재판소 제소한다면 무슨 법을 적용하게 될 것인가와 어떤 전략을 취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어제 모 대학원 강의에서 발표할 기회가 있었는데, 끓어오르는 분노에 비해 할 수 있는 대응방안이 제한적이어서 더 속이 상했다. 일본만 문제가 아니다. 요즘 일부 중국 네티즌들의 행태가 참으로 점입가경을 지나 목불인견의 지경에까지 와 있다. 김치가 자기네 것이라고 한동안 주장하더니, 작년에는 자기네 전통 의상인 치파오로는 안되겠는지 우리 한복이 중국옷을 베낀 것이라고 난리였다. 그런데 급기야 올해 들어서는 민족시인 윤동주마저 중국 사람이라고 우기고 나선 것이다. 지난 달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일과의 시작을 중국 네티즌이 보낸 메일, DM, 댓글들을 지우는 것으로 한다며 캡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백주 대낮 윤동주 강탈 사건이라고 제목을 붙일 만한 일이었다. 이 소식에 대다수 국민들은 실소를 넘어 강한 분노를 느끼고 있다. 우리는 이웃나라 복이 지질이도 없다는 생각이 든 건 필자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일제와 맞서 저항하기 위해 만주 북간도로 건너간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이 죄다 중국인이라고 막무가내로 주장하는 네티즌들이 그들 선조와 마주한다면 과연 무슨 얘기를 들을까?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에 한국인과 더불어 그곳 명동촌에서 힘들게 견뎌냈던 중국인 조상들이라면 어리석은 그들 네티즌들에게 냅다 혼구녕부터 낼 일이다. 윤동주 시인과 중학 동기였고 연세대 동문이기도 했던 김형석 교수께서 여전히 정정하시다는 것이 그래서 더 고맙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살아 있는 역사이고 증인이시니 말이다. 이웃 복과 김형석 교수님을 얘기하다 보니 지난 칼럼에 언급했던 팔복이 떠오른다. 그런데 정말 우연인지는 몰라도 윤동주 시인이 쓴 팔복이라는 시가 있다. 중학교 시절부터 하루에 몇 편씩 시를 써서 다작이던 그분이 1939년 9월 이후 14개월이나 절필한 끝에 1940년 12월에 쓴 시가 바로 팔복이다. 그 내용은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를 여덟 번 단순 반복한 끝에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요로 맺는다. 그의 육필 원고를 보니 마지막 문장은 저희가 슬플 것이요라고 썼다가 지우고, 다시 성경구절처럼 저희가 위로함을 받을 것이요로 바꿔 썼다가 또 다시 두 줄로 그어 새로 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왜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를 여덟 번이나 반복했을까? 그리고 마지막 문장은 또 그리 썼을까? 시를 한참을 읊다보니 문득 자신만의 답이 떠오른다. 그래, 우리의 처지를, 그때와 작금의 안타까운 상황을 슬퍼하는 거로부터 시작하자. 여덟 번, 아니 여덟 번의 여덟 번이라도. 그러나 그러고만 있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그냥 영원히 슬플 일만 남을 것이다. 그러니 이를 악물고 이겨낼 힘을 길러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의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팔복이 올 것이요, 영원히 행복하게 될 것이다. /이강만 한화에스테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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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4 17:43

그린뉴딜, 전북 산업 패러다임 대전환 기회 삼아야

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군산시) 코로나19 경제충격을 극복하고 포스트코로나를 선도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이 2021년 21조 원의 예산 확보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전라북도는 전북형 뉴딜선도사업을 기치로 138건의 사업에 5,447억원의 예산을 반영했다. 특히, 융복합 미래 신산업 R&D분야는 전년 대비 25.1%의 예산 증가로 미래 먹거리 사업 기반 확보를 목표로 한국판 뉴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전북의 경제를 지탱하던 조선, 자동차 등 대기업 중심의 전통적 제조업이 무너진 상황에서 한국판 뉴딜은 미래형 산업으로의 경제 체제 대전환을 위한 기회이다.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인 그린뉴딜은 그동안 소외되었던 호남권에 그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2050 탄소 중립선언과 함께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가 호남권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 서남권의 2.5GW 규모의 해상풍력과 새만금 2.8GW규모의 수상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는 그린뉴딜의 핵심 사업이다. 아울러 전주시는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유치 성공과 탄소융복합산업 규제자유특구 지정으로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군산시는 주력 산업이었던 조선업의 경우 군산조선소 활용방안과 별도로 조선기자재기업의 신재생에너지로의 업종전환을 지원한다. 또, 친환경 전기차 부품소재 중심의 군산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과 함께 미래형 전기차 생산을 골자로 하는 군산형 일자리 지정으로 미래 친환경 전기차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분주하다. 수소버스, 수소트럭 생산공장인 현대자동차 전주 공장, 발전용 연료전지 부문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익산의 두산퓨어셀 등은 미래 상용차, 탄소 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물론 불안요소도 존재한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력생산 부문의 경우 새만금 태양광 구조물에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의 사용을 두고 지역사회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체와 해양환경에 유해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고, 재활용이 어려워 추후 폐기 과정에서 다량의 환경오염 물질이 배출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생산된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한 스마트 그린산단 구축에 대한 논의도 비교적 더딘 편이다. 해상풍력, 태양광을 통해 생성된 전력의 계통 확보 방안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지 못하긴 매한가지다. 정부가 지난 3일 제주도에서 발표한 생산자소비자간 직접 거래 등 전력거래 특례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분산에너지 특구의 전국적 확대 추진도 필요하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2040 분산에너지 30% 등의 목표 달성만을 위해 구체적인 활용 방안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 생산에만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외에도 한국판 뉴딜의 추진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 자명하다. 문제점을 원활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권과 지자체, 관련 기업과 도민 간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한국판 뉴딜이 전통적 제조업의 몰락과 코로나 19라는 전대미문의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동시에 받고 있는 전라북도 경제의 재도약을 향한 중요한 변곡점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와 환경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이 전북 산업 패러다임 전환의 기회로, 전북의 미래를 향한 대도약의 출발점이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군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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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4 17:43

‘전남으로 오라’ 손짓, 간과해선 안된다

안봉호 선임기자 전남의 해상풍력 관련 기업유치 활동이 뜨겁다. 해상풍력사업을 동력 삼아 관련 기업을 집적화하고 지역경제발전을 한단계 더 높이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남에 비해 10년전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단지계획이 수립된 전북의 행보는 느슨한 인상을 주고 있어 안타깝다. 전남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 총 48조원이 투입되는 신안 앞바다 8.2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계획을 추진중이다. 이와관련, 지자체 차원에서 도내 해상풍력 관련업체를 수차례 방문하며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양질의 부지 제공, 생산물량 보장, 애로기술 해소를 위한 자금지원 등 당근을 제시하며 전남으로의 이전을 유혹하고 있다는 게 관련업체의 전언이다. 더구나 목포 신항만이 해상풍력 배후항만으로 개발된다는 소식에 수출까지 구상하고 있는 관련 기업들은 솔깃해 있다. 반면 전북은 어떠한가. 고창과 부안 앞바다에 2.4GW 규모의 서남권 해상풍력단지를 추진중이다. 2010년 수립된 이 계획은 2023년부터 가시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군산항은 해상풍력지원항만에서 제외된 채 올해부터 중량물 야적장 조성사업만 추진되고 있다. 중량물인 해상풍력 기자재를 조립하고 쌓아 둘 곳인 야적장을 만드는 계획만 진행되고 있을 뿐 아직 부두건설계획은 없다. 중량물은 덩치도 크고 무게도 많이 나가 육상 수송이 거의 어렵다. 그런 중량물이 야적장에서 해상으로의 운송루트를 확보하지 못하는 셈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중량물의 소비처가 해상인데 해상 운송로를 확보하는 부두없이 야적장만 만들어서 무엇을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물류비용부담을 우려, 도내 관련 기업들은 전남의 유혹에 내심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북충남인천 등 서해안에서의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계획규모을 보면 총 12개 단지 12.4GW로 사업비만도 67.9조원에 달한다. 또한 해상풍력 예상물동량은 2022년~2040년까지 380만톤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해상풍력 지원부두가 건설되지 않으면 물류비용부담을 이유로 도내 관련기업들의 전남 이주가 우려된다. 또한 이 사업에 따른 과실은 고스란히 타지역이 차지하게 된다. 반면 부두가 건설될 경우 도내 기업들이 인천충남전북권 서해안에서 계획된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계획을 뒷받침할 수 있다. 또한 군산항의 배후산단에 관련 기업들이 몰려 들어 새로운 산업기반이 형성되며 많은 일자리 확보로 지역경제가 회생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두란 관련 산업의 집적도와 항만운영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물동량 규모 등을 고려해 건설된다. 하지만 방죽을 파면 물고기가 모이는 것처럼 물류지원시설인 항만은 수요를 창출,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도 축조된다. 지난 2월 현재 군산국가산단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 등의 여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기계철강운송장비 관련 35개 업체가 휴업 또는 폐업을 하는 등 썰렁하다. 지역 사회가 모두 도내 정치권과 함께 반드시 군산항에 해상풍력 지원부두가 건설되도록 해야 한다. 전남으로 오라는 손짓, 간과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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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봉호
  • 2021.03.24 17:43

시군 의원들 왜 이러나

삽화=권휘원 화백 시군 의원의 부도덕한 행태가 끊이지 않으면서 기초의회 폐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연일 터지는 비위와 추문으로 인해 이들의 위상뿐 아니라 의회 존재자체가 위협받는 형국이다. 특히 동료 의원간 성 스캔들도 낯 뜨거운데 한술 더 떠 제식구 감싸기식 징계는 스스로 화를 부르는 꼴이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그들의 도덕적 불감증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 예의는 고사하고 지역사회에서 지탄의 대상이 된 지 꽤 됐다. 오죽하면 주민들은 민폐를 끼치고 자정능력을 상실한 기초의회는 차라리 없는 게 낫다며 폐지론에 가세하고 있다. 이해관계에 얽힌 독점적 먹이사슬 구조가 정치오염의 뿌리임에 틀림없다. 시장 군수기초의원 공천권을 사실상 거머쥔 국회의원부터 기득권 지키기에만 열을 올린다. 더욱이 지역주의 투표행태는 특정정당 싹쓸이라는 부작용을 야기해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후보자를 검증하고 책임정치 실현을 위해 2005년 도입한 게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다. 지방 정치인의 정책비리에 대해 소속 정당에게 공동 책임을 묻자는 취지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함량미달 인사의 정치권 진입 통로로 악용되기 일쑤다. 최근 두 번의 지방선거에서 출마자 전과자 비율은 40% 선이다. 이는 2010년 선거 때 12%보다 무려 3배다. 때문에 2012년 여야 대선후보까지 나서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을 내놓을 정도다. 그 이후 시대 흐름도 폐지론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그러나 법 개정을 주도하는 국회의원 입장에서는 자신의 손발이나 다름없는 이들 공천권을 포기할 리 만무하다. 따지고 보면 시장군수 상당수가 이들 시군의원 무소불위 권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소속 정당이 같은 데다 국회의원과 삼각 연결고리를 통해 한 통속이 된 것이다. 집행부의회 관계가 견제감시라는 본래 기능이 작동되기 어려운 구조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포함 도내 11개 자치단체장과 13개의회 의장단이 민주당 일색이었다. 기초의회 또한 민주당의 압도적 우위는 여전했다. 이런 가운데 공무원 인사와 이권개입 그리고 폭행막말 갑질행위 등 이들의 막가파식 질주는 거침이 없었다. 유권자 역시 이들의 무한 책임에서 비껴갈 수가 없다. 일꾼으로 뽑아놓고 제대로 일하는 지 감시를 소홀히 해 걸러내지 못한 탓이다. 이 와중에 국회입법조사처가 17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밝힌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작년 12월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 권한이 크게 강화된 만큼 그에 따른 책임감도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의회 사무직원 인사권이 의장에 부여될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지방의원 정책보좌관까지 둘 수 있게 됐다. 의정활동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일환이다. 달리 해석하면 지방의회에 거는 국민들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다. 그런데 작금의 시군 의원들 불미스런 행태는 이런 기대와는 반대로 역주행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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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1.03.23 20:13

코로나19 종식 위한 유일한 희망은 ‘백신 접종’

김정희 효사랑가족요양병원 간호과장 필자는 요양병원 근무자로서 국내 코로나 예방백신의 첫 접종 대상이 되었다. 백신 접종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반인들은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한 선택권은 있지만, 어떤 종류 백신을 접종할 것이냐에 대한 선택권이 없다. 또 어떤 백신을 접종할 것인가에 대한 의료진의 선택권도 없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일부 국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기피하면서 우리 병원 직원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 병원장님이 솔선해서 병원 내 1호 접종을 마치고 이후 저도 코로나19 종식이라는 기대감 속에 접종을 끝냈다. 접종 후 첫 날은 접종한 왼쪽 팔에 약간의 국소 통증이 있었지만 견딜 만 했고, 다음 날 미열과 근육통이 있었으나 의사가 처방해준 수액과 타이레놀 복용 후 말끔히 사라졌다. 병원장님의 지속적인 독려로 현재 임산부나 알레르기 기왕력이 있었던 극소수 직원들을 제외하고 당초 우려했던 접종을 모두 마쳤다. 두통이나 근육통 외에는 특별한 문제없이 무사히 1차 접종을 마무리한 상태이며, 65세 이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한 보호자 동의 여부 등 준비 작업에 여념이 없다. 보호자 또한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접종해도 되는 지 여부 등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면서 일부 의료인 사이에서는 부작용 등의 우려로 백신 접종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필자는 코로나의 세계적 대유행을 종식할 유일한 방법은 현재로선 백신 접종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바이러스에 노출되거나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방법만으로는 코로나19를 종식시키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백신 접종은 우리 모두가 코로나19 이전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도 마스크 착용을 비롯해 다른 사람과 거리두기, 사람이 많은 곳과 밀폐된 공간에 가지 않기, 손 자주 씻기 등 공공장소에서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몇 가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은 신체보호 기능을 구축하고 있다는 정상적인 신호일 뿐 아니라 오한이나 피로감 같은 것은 일상 활동에 지장을 줄 수는 있으나 며칠 후에 사라진다. 문 대통령 내외가 23일 65세 이상 가운데 우선적으로 백신을 접종한 것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안전성효과성 논란을 불식시키고 솔선수범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코로나19 변종이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지금 미국의 감염전문가인 파우치 박사는 최대한 많은 사람이 가능한 빨리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도 우리의 경험을 잘 활용하면 지금 접종을 시행하고 있는 다른 국가보다도 빠른 시일 내 목표로 하는 접종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국민들이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믿고 자발적인 접종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의료계를 포함한 전문가의 투명한 정보공개와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정희 효사랑가족요양병원 간호과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3.23 17:45

군산시 공무원 변상 명령 타산지석 삼아야

군산시가 관급자재 제조구매 과정에서 허술한 업무처리로 재정 손실을 입힌 공무원들에 대해 변상 명령을 내렸다. 공무원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저지른 실수에 대해 징계를 넘어 변상 명령이라는 엄한 책임을 물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다. 군산시의 이번 조치는 일부 공무원들의 안일한 업무 처리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도내 모든 공직자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일이다. 군산시는 지난해 9월 집행된 공공하수처리장 유입관로 토출배관 교체공사와 관련해 관급자재 제조구매 계약 특정감사를 벌여 선금급 3억3300만 원이 부당하게 집행된 사실을 확인하고 전현직 담당 공무원 2명에게 각각 1억6650만 원씩 변상할 것을 요구했다. 관급자재 제조구매를 진행하면서 업체가 위조해 제출한 보증보험사의 보증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선금급을 지급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담당 공무원들은 수의계약이 이뤄진 뒤 11일 만에 3억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했다. 보증보험사의 보증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은 물론 수의계약에 앞서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 업체가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지 여부도 꼼꼼히 살펴보지 않았다고 한다. 선금급 지급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예산 조기집행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하지만 허술한 업무처리로 막대한 재정 손실을 막지 못한 것은 큰 잘못이다. 군산시는 공무원에 대한 변상 명령과 함께 해당 업체 대표를 사기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재산에 대한 가압류도 신청한 상태다. 해당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고의가 아닌 업무 실수에 대해 변상 명령은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군산시 내부 일각에서도 공무원들의 사기 저하 및 소극 행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모양이다. 그러나 공무원은 국민들이 낸 세금을 집행한다는 점에서 재정 손실은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이나 다름없어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군산시의 이번 조치는 향후 유사한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본다. 군산시에는 공직 입문 5년 미만자들이 상당수에 달한다고 한다. 도내 다른 자치단체도 비슷한 사정이다. 안일한 행정에 대한 엄한 조치와 함께 경력이 짧은 공무원들에 대한 실무 교육도 병행돼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3.23 17:45

획기적 국가균형발전정책 펴야 지역 살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때부터 추진해온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올해로 17년째를 맞았지만 지역 불균형은 갈수록 심각한 상황이다. 사람과 돈이 수도권으로만 집중되면서 지역은 젊은 층이 떠나고 공장은 텅 비어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하면서 전체 인구수의 절반을 넘어섰다. 인구 감소로 비수도권 자치단체 162곳 중 60%, 97곳이 인구 소멸 위기지역으로 분류됐다. 소멸 위기는 농촌지역뿐만 아니라 지방 중소도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노무현 정부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와 혁신도시 건설 및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강력히 추진해 온 결과, 수도권 집중 완화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수도권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 나는 성과도 보였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수도권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다시 수도권 규제 완화정책으로 선회함에 따라 수도권 집중현상은 더욱 가속화됐다. 반면 사람과 기업들이 빠져나간 지방은 쇠락을 길로 접어들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에 다시 방점을 찍었다. 국가균형발전 비전 선포식도 하고 수도권 집중을 막을 지역균형발전 사업과 지역균형 뉴딜 정책 등을 추진하면서 국가균형발전의 기치를 올렸다. 그렇지만 수도권 집중현상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여전히 대기업들은 수도권에 대단위 공장을 짓고 있고 일자리를 찾아 떠난 지방은 공동화로 텅 비었다.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명목으로 수도권지역에 대대적인 신도시 조성과 개발사업이 추진된다. 이러한 신도시 개발은 수도권 과밀화만 부추길 뿐 지역 균형반전과는 거리가 멀다. 지방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했지만 대통령 임기 말을 맞으면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지방이 소멸하면 국가 존립도 어려워진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보다 강력한 지역균형발전정책을 펼쳐야 한다. 2단계 공공기관 지방 이전뿐만 아니라 기업과 대학 등도 대거 지방으로 옮겨야 한다.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와 삶의 질을 높이는 여건이 조성되어야만 국가균형발전을 이루어 갈 수 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3.23 17:45

꽃 피는 봄이 언제나 올까

백성일 부사장 주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산야에 꽃들이 피어나지만 코로나19로 봄 같지가 않다. 봄은 희망의 메시지를 안겨주지만 먹고 살기가 벅차고 힘들어 신음소리만 메아리 친다. 부동산 투기자를 색출하는 수사가 광풍처럼 전국으로 번지고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놓고 여야후보가 죽기살기식으로 선거운동을 펼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살얼음판 정국이 만들어졌다. 내년 대선 전초전으로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에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사활을 걸어 귀추가 주목된다. 눈길을 전북으로 돌리면 희망이 절벽 같다. 기대를 갖게했던 정치권은 모두가 저 살기 위해 각개약진 해 당선때 약속했던 원팀정신이 실종된지 오래다. 쪽수가 적은 전북정치권은 뭉쳐도 될까말까 한데 민주당 대선후보와 당 대표후보 선출을 놓고 각자 정치적 이해관계가 달라 모래알판이 돼 가고 있다. 재선한 김윤덕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쪽으로 일찍 줄서면서 지사출마를 공식 선언, 송하진 지사와 대립각을 세워 전북도정이 예산확보등 당면현안 해결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김의원은 여가부장관과 함께 잼버리 공동대표를 맡은 이후부터 집행위원장인 송지사와 묘한 갈등기류에 휩싸여 있다. 의원직을 사퇴 않고 당내 경선에 나설 수 있는 잇점 때문에 김 의원이 정치적 위상 강화를 위해 도지사 선거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역정가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 중 하나로 찻잔속의 미풍으로 그쳤다고 본다. 송하진 지사의 3선 그 이후를 내다보고 미리 선점효과를 노리기 위한 수순으로 보는쪽도 있다. 김성주 도당위원장과 함께 정세균 총리 직계인 안호영의원은 이명연 도의원등 독수리5형제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 지사경선에 나서면 어느정도 파괴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선의 안의원이 국회 환노위 여당측 간사를 맡은 이후 정치력이 커지면서 그의 존재감이 예전에 비해 달라졌다. 최근 수소용품 검사지원센터를 완주로 유치한 것이 단적이 사례다. 이처럼 의원들이 각개약진하며 나름대로 지역발전을 도모해 가지만 큰틀에서 보면 남원공공의대 설립문제나 전주 제3금융중심지 지정 그리고 군산조선소 재가동 등 굵직한 지역현안은 제대로 접근 조차 못하고 있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정무위원회 소관이지만 그쪽에 한명도 없어 현안파악도 안되고 있다. 김성주의원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낸 관계로 관심을 가질 정도이며 나머지는 오불관언으로 일관한다. 내 지역구 일과 무관하고 부산 의원들의 반발이 워낙 심해 지정이 되겠느냐면서 다소 냉소적인 반응이다. 정치권의 비협조가 심해 송하진 지사만 애를 타고 있다. 송지사는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해 국제금융센터를 건립하려고 층수를 12층으로 낮춰 전북신용보증재단으로 하여금 짓도록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코로나19로 보증수요가 늘어난 전북신보 자금을 갖고 건축한다는 게 위험요인이 많다는 것. 이 때문에 신보측은 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 조차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현직 단체장들은 표 얻으려고 각종 선심성위주로 사업을 추진한다. 지지세 확보를 위해 인기영합주의 정책만 펴는 바람에 자칫 지역발전이 속빈강정이 돼 간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이 전주시로 중앙눈치만 슬금슬금 살피면서 생산성 낮은 사업에 시민의 혈세를 투입하고 있다. 금암분수대 조성사업과 우림교 경관조성 사업은 눈가리고 아웅한 것과 다를 바 없어 시민들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김승수 시장이 도시행정에 문외한인데다 전문성이 결여 돼 개발행정이 일관성 없고 갈팡질팡 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큰 그림을 그려가야 하지만 그렇지 못해 전주시 발전이 뒤쳐진다는 지적이다. 김 시장 뒤에서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공무원을 제치고 보이지 않는 손역할을 하면서 구호만 그럴싸하게 만든 게 문제라는 것이다. 팔복동 공단 재생사업이란 미명하에 메이호텔을 건립한 것도 패착이다. 교통영향평가를 받지 않으려고 편법으로 호텔로 허가내 예식장으로 사용토록 한 것은 편법행정의 극치다. 각종상을 받았다고 그렇게 자랑했던 팔복예술공장은 투자에 비해 얼마나 효과가 나타났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발길이 뜸하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았겠지만 혈세만 낭비한 실패작이라는 비난도 쏟아진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1.03.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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