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곤 논설위원
송하진 지사의 3선 도전 여부가 최근 화제가 됐다. 비서실장 사퇴를 계기로 관련 뉴스들이 쏟아졌다. 언론에서는 출마를 기정사실화 함과 동시에 사실상 선거 준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실제 최측근이 언론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크게 부정하지도 않았다. 물론 지금까지는 거물급 없는 무난한 대진표가 예상됨에 따라 출마 쪽에 기울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보도와 달리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쉽게 점칠 수 없는 변수들이 잠복돼 있어 속단 하긴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다.
송 지사 자신도 지난 달 취임 3주년 회견에서“선거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면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주변에서는 발언 배경으로 한층 열기를 더해가는 대선 레이스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 봐선 민주당 대선후보가 결정된 직후인 10월 중순께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김승수 시장이 지방선거에 불출마 함으로써 긴장감은 한풀 꺾인 국면이다. 무려 16년간 날을 세웠던 김완주-김승수 체제와의 악연(惡緣)이 어느 정도 일단락 되는 모양새다. 그런 데다 경쟁자로 거론되는 김윤덕·안호영 의원조차도 대선후보 경선 결과에 따른 역학 관계를 지켜봐야 할 처지다. 대선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이들 운명이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재명과 정세균 후보 진영에 각각 몸담고 있어 경선 결과에 따른 파괴력과 리스크는 극명하게 갈릴 것이다. 최악의 경우 도지사 출마 자체를 재고해야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따지고 보면 송 지사 대세론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36살 이준석 신드롬을 일으킨 국민의힘 약진도 민주당 입장에선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젊음과 역동성을 앞세운 이 대표 이미지가 정치권의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2030 세대 표심의 거대한 물결이 선거 승패를 결정 짓는 믿기지 않는 현실 앞에 여야 모두 트라우마가 생겼다. 정치권 세대 교체와 함께 정당 공천의 혁신적 변화를 선제적으로 이끌어야 겠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다. 즉 바뀌지 않으면 꺾이는 환골탈태의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 환경을 둘러싼 유불리에 의존하기 보단 자신만의 상품 가치를 높이는 자강론(自强論)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일각에선 송 지사의 ‘3선 피로감’에 대한 반응이 엇갈린다. 법적으로 엄연히 3선 연임이 가능한데도 걸핏하면 피로감 운운하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된다. 전임자에 비해 눈에 띄는 성과물이 무엇이냐는 도민의 불만 표출로 해석되는 측면이 있어서다. 그러면서도 행정의 달인답게 안정적인 도정운영 능력은 점수가 후한 데 비해 역동성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전북이 처해 있는 녹록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창조적 파괴’의 불도저 정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런 리더십에 목말라 하는 유권자 기대치도 큰 편이다. 이같은 기류는 앞으로 선거 때마다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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