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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생명존엄의 放生



 

불교의 대중적 의식(儀式)가운데 하나로 신도들에 의해 가장 널리 시행되는 것이 방생(放生)이다. 해마다 음력 삼월삼짇날과 팔월보름달을 기해 이루어 지는 방생은 비록 미물일지라도 그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우기 위해 물고기나 생를 물이나 산에 놓아주는 신도들의 행위를 말한다.

 

그러나 자비의 구체적 실천형태로 인정돼온 이 행위를 말한다.

 

그러나 자비의 구체적 실천형태로 인정돼 온 이 행사가 근래 들어서는 오히려 살생과 자연 생태게 파괴를 부추긴다는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있다. 베스나 청거북등 외래 어종을 시도때도 없이 발생해 토종어종이 멸종위기를 맞거나 한 겨울에 물고기를 풀어줘 죽게 하는등 본래 의미를 훼손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실제로 80년대 후반부터 수입되기 시작한 블투길이나 베스같은 외래 어종들은 번식력이 뛰어나 이미 전국의 하천과 호수 저수지등을 점령하면서 토종 물고기와 양서류 수서(水棲) 곤충들을 포식해 자연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데 불자(佛者)들의 방생이 결과적으로 이런 폐단을 조장하고 있다는 눈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방생법회때 가장 많이 놓아주는 청거북을 ‘생태계 위해 외래야생동물’로 규정하여 앞으로는 수입 판매를 적극 규제할 방침이며 문광부도 석가탄신일등 법회때 베스나 블루길등 외래 어종의 발생을 금해 줄것을 전국의 사찰과 불교신자들에게 당부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불교 조계종이 최근 포교원을 중심으로 ‘방생의 시행 방향과 개선점’에 대해 중단 내부의 의견을 종합한 ‘환경·인권·생명 방생프로그램’을 새로 마련한 것은 의의 있는 일이다. 조계종은 지금까지의 방생이 다분히 맹목적인 기복(祈福)행사에 머물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여 앞으로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 실현을 위해 소외된 이웃에 대한 배려와 환경보호에 불교계가 적극 동참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물고기 발생같은 형식적인 방생행사에서 벗어나 불교계가 뭇생명의 존엄성을 살리는 현대적 의미의 자비정신을 실천하는데 앞장선다면 초파일 ‘깨우침의 빛’또한 훨씬 밝게 비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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