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오목대] 윤달(閏月)



 

하루가 지구의 자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면 한달은 달의 운동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시간의 단위다. 달의 만월(滿月)에서 다음 만월까지의 기간인 한달은 정확히 말하면 29.53059일이다.

 

1년을 12달로 잡으면 한해는 약 3백54일이 된다. 따라서 지구가 태양을 한번 도는 1년인 365.2422일과는 약 11일의 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를 그대로 두면 계절의 변화에 맞지 않는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만든 것이 윤달(閏月)이다.

 

또 농사일에 절대적인 계절의 변화를 알기위해 따로 만든 것이 태양의 움직임에 맞춘 24절기다. 24절기는 양력의 상순에 들어가는 입춘(立春)·청명(淸明)과 같은 12절기와 하수운에 들어가는 우수(雨水)·춘분(春分)같은 12중기(中氣)로 나뉜다. 음력은 29일인 달이 많기 때문에 때로는 절기나 중기가 하나만 들어있는 달이 생길 수 있게된다.

 

윤달은 이 24절기와 관계가 있다. 윤달은 19년에 일곱번 둔다. 이런 19년 7윤법(閏法)은 동서양 모두 오래전 부터 알고 있었다. 윤달은 중기가 없는 달을 그앞달의 윤달로 정한다. 이것이 무중치윤법(無中置閏法)이다. 올해의 경우 윤4월에는 망종(芒種)이라는 절기 하나만 들어있다.

 

윤달은 지구와 달이 태양을 도는 공전속도가 가장 더딘 여름에 주로 생긴다. 하지(夏至)께 윤달이 들 확률이 가장 높다. 겨울에는 좀처럼 윤달이 될 수 없다. ‘윤동짓달에 빚을 갚겠다’는 속담이 생긴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윤달은 ‘공달’ ‘덤달’ ‘여벌달’등으로도 불린다. 거저 생긴 달인 만큼 아무런 액운도 없는 것이라고 믿어왔다.

 

오는 23일부터 윤4월이 시작된다. 윤달에 수의(壽衣)를 장만하면 무병장수한다는 속담에 따라 수의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조상묘를 돌보기 위한 예약도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반면 예식장을 비롯한 결혼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1백50여년전 우리 세시풍속을 집대성해놓은 홍석모(洪錫謨)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의 마지막 부분 ‘윤달’에는 ‘결혼하기에 좋고 수의 만드는 데도 좋다’고 적혀있다. 평소 꺼리던 일을 해도 괜찮다는 것이지 경사를 치르지 말라는 뜻이 아닌데도 결혼을 기피하는것을 보면 민간에 전해오는 속설의 위력(?)을 실감나게 한다.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사회일반올해도 찾아온 ‘얼굴 없는 천사’⋯26년째 이어진 선행

전주완산구청장 국승철, 덕진구청장 이기섭...전주시 국장급 보직인사

금융·증권전북은행, 신임 ‘CRO·CCO’ 강장오 리스크관리부장·김용상 금융소비자보호부장 선임

산업·기업[ESG경영 선도하는 전북기업] 휴비스 전주공장 “SHE 철학은 시대의 사명”

교육일반[NIE] 2026년 병오년 전북이 반짝반짝 빛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