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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歸去來辭



 

공자(孔子)의 말씀을 적은 논어의 술이(述而)편에 반소사음수(飯疏食飮水)하고 곡굉이침지(曲肱而枕之)라도 낙역재기중의(樂亦在其中矣)니 불의이부차귀(不義而富且貴)는 어아(於我)에 여부운(如浮雲)이라는 말이 있다.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벼개를 하고 누워 있어도 즐거움이란 그 안에 있으며 의롭지 않은 부와 귀는 나에게 하나이 뜬구름과 같다는 뜻이다.

 

또 중국 진(晋)나라의 관리이자 시인인 도연명(陶淵明)은 41세가 되던 해(서기 405년) 팽택현(彭澤懸)의 지사(知事) 자리를 내던지고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그 유명한 귀거래사(歸去來辭)라는 명시를 남겨 후세에 전해 오고 있다. 돌아가자! /전원이 장차 황폐해지려 하거늘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오/이제껏 내마음 몸뚱이에 부림받아 왔거늘 어찌 낙담하여 홀로 슬퍼하는가?/…실로 길 잘못들어 더 멀어지기 전에 지금이 옳고 어제가 글렀슴을 깨달았네 /…돌아가자! /세상사람들과 사귐을 끊자 /…이렇게 자연변화 따르다 목숨 다할 것이니 주어진 운명 즐기는데 또 무엇을 의심하랴?

 

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인‘대한민국 헌정회’가 최근에 실시한 회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회원 9백80여명 가운데 70%가 자신 명의의 집이 없거나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7·8대 의원을 지낸 A씨는 사업에 손을 댔다가 전재산을 날리고 기차역 대합실이나 공원을 전전하는 노숙자 신세로 전락했고 8대 의원을 지낸 70대 후반의 B씨도 비슷한 이유로 가족과 헤어져 불우한 말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또한 5대 의원이었던 C씨는 가족과의 불화로 마땅한 거처없이 친척집을 떠돌며 숙식을 해결하고 있고 6대 의원이었던 D씨도 이른바 ‘황혼 이혼’을 당한 후 전국의 사찰을 찾아다니며 근근히 연명하는 비참한 처지가 됐다는 소식이다.

 

한때 국정을 좌지우지하던 전직 의원중 상당수가 돌아가 마음 불일곳 하나 정하지 못하고 방랑객이 됐다니 어찌 인생이 무상하다 하지 않을수 있겠는가. 사람의 행복이란 돈과 권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서 비롯된다고 설파한 공자 말씀이나 도연명의 귀거래사가 오늘에 다시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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