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오목대] 웃으며 뺨때리기

 

 



요즈음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하는 짓이 미심쩍고 수상하기만 하다. 이런 와중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우리 나라에 온단다. 고이즈미는 다른 나라 이목의 집중을 받으면서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한 인물이다. 또 일본 우익교과서를 인정하여 역사를 비틀고 뒤트는 역사왜곡을 마다하지 않은 그런 인물인 것이다.

 

이 두 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도 전에 이번에는 꽁치조업문제로 시끄러운 판국에도 불구하고 한일정상회담을 위해서 15일 내한한다는 것이다. 손님에게는 그지 후하고 따뜻한 것이 우리네 정서이지만 이번에는 왠지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서 떨떠름하고 기분이 나쁘기까지 하다.

 

고이즈미방한(訪韓)은 명분상으로는 역사왜곡 교과서와 자신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로 빚어진 양국의 마찰을 풀고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속내는 꼭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아 씁쓸하다.

 

고이즈미는 중국에서 중국인민 항일전쟁 기념관을 방문하였고, 침략전쟁에 대해 중국에 사죄와 애도를 표시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하지만 실제 그 속을 들여다보면 고이즈미에게는 진정한 화해노력이 부족하였다.

 

마찬가지로 고이즈미는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고이즈미가 과거사에 대해 이리저리 둘러대며 “말로만, 그저 말뿐인”과거사의 청산을 주장하겠지만 사실상 우리가 받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빈 가방’임이 틀림없을 것이 불 보듯이 뻔하다.

 

그러기에 앞에서는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외치면서 말로는 딴전을 피우지만 정작 뒤에서는 한국의 남쿠릴열도 꽁치조업을 막기 위해 돈까지 동원하는 작태를 지켜보는 심정은 면전에서 웃으며 뺨때리는 일본의 태도에 야비함을 느끼면서도 언제나 뒤통수만 얻어맞는 우리의 처지가 한심스럽기도 하다.

 

한편 남쿠릴 어장에서 잡히는 꽁치는 연간 평균 1만5천통 정도로, 우리 나라 전체 꽁치소비량 4만 5천톤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보도대로라면 우리 나라 전체 꽁치 수급량의 3분의1을 차지하는 남쿠릴 열도 어장이 당장 내년부터 꼼짝없이 날아갈 판이다. 우리 정부의 정보력 부재와 안이한 태도에 할 말을 잃을 뿐이다. 이제는 웃으면서 뺨을 치는 일본을 더욱 냉정하게 지켜보고 대비해야 할 때이다.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사회일반올해도 찾아온 ‘얼굴 없는 천사’⋯26년째 이어진 선행

전주전주시, 국장급 보직인사…내년 1월 2일자

금융·증권전북은행, 신임 ‘CRO·CCO’ 강장오 리스크관리부장·김용상 금융소비자보호부장 선임

산업·기업[ESG경영 선도하는 전북기업] 휴비스 전주공장 “SHE 철학은 시대의 사명”

교육일반[NIE] 2026년 병오년 전북이 반짝반짝 빛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