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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藥令市 제전

 



한방(漢方)에 쓰이는 약재들은 조선 초기만 해도 채약인(採藥人)이라 하여 약초를 전문으로 캐는 사람들에 의해 공급됐다. 이들은 약초를 구분하거나 건조·손질·관리하는 방법을 전수받아 가업으로 이어 갔으며 그 숫자가 전국적으로 상당수에 이르렀다.

 

동의보감을 쓴 명의(名醫) 허준(許浚)도 유지태 밑에서 처음 의술을 공부할때 약초를 캐는 일부터 시작한 것으로 미루어 이들의 역할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약초를 꼭 채취에만 의존한 것은 아니다. 조선조 세종때 이미 경상·전라·강원·황해 4도에서 약초를 재배했으며 그 종류도 77종이나 됐다한다.

 

약령시는 이런 약재들을 원활히 유통시키기 위해 지방 방백(方伯)들의 명으로 형성된 시장을 말하는데 효종때부터 이미 대구와 전주약령시가 전국에서 이름을 떨쳤다.

 

지금 전주시 다가동, 소위 ‘개곡골’로 불리우는 일대가 약령시였는데 해방직전까지 장이 서는 날이면 전국에서 몰려든 약재상으로 큰 성황을 이뤘다는게 이 고장 원로들의 증언이다.

 

일제말기 전주 약령시는 폐장되고 말았지만 대구 약령시는 그런대로 명맥을 유지해 왔고 무엇보다 오늘날 약령시의 대명사처럼 불리우고 있는 곳은 서울의 명동 약령시장이다.

 

작약·당귀·감초·두화·호로같은 갖가지 약초는 말할것도 없고 항암제로 쓰이는 굼벵이, 응혈된 피를 풀어주는데 특효라는 거머리, 피부병에 좋다는 메미 껍데기 등 동·식물을 망라한 온갖 진귀한 약재들이 이곳에 다 모여 든다.

 

국내 한 약재의 70%를 거래하는 경동 약령시가 현재 세계적인 관광명소로의 발돋움을 계획하고 있고 대구는 한의학박물관 건립을 서두르고 있을 정도로 근래들어 약령시에 대한 관심과 향수가 되살아 나고 있다.

 

세계소리축제 개막에 맞춰 어제부터 전주에서도 전주약령시제전’이 열리고 있다. 경기전에서 벌어지는 각종 행사에는 ‘약초이름 맞추기’ ‘환약 만들기’등 한방상식을 일깨우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정과 건강을 가져 가세요’라는 슬로건에 맞게 이 제전이 전주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아 관광 길라잡이가 됐으면 한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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