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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표류하는 農村

 



“도대체 농촌을 어떻게 해버리겄다는 것이여.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농민들을 그렇게 하대(下待)허고도 잘먹고 잘살수 있게 되었단 말이여” 무능해선가(?) 순박해선가(?) 아직도 숙명처럼 농촌을 부둥켜 안고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농민들이 요즘 농촌 돌아가는 꼴에 하도 기가막혀 허공에다 쏟아내는 넋두리다.

 

그렇다. 농민들은 지금 허탈하다. 정부가 느닷없이, 더구나 아무런 대책도 없이, 내년부터 쌀 증산정책을 포기하고 추곡수매가 또한 동결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고 나섰는데 쌀농사를 생명줄로 알고 살아온 농민들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이제와 고향을 등지고 떠날수도, 그렇다고 눌러앉아 살기도 어렵게 됐으니 진작 도시로 간 이웃따라 못떠난 것이 그렇게 후회스러울수가 없다.

 

한없이 넓고 포근한 어머니 마음으로 농촌은 그들을 키우고 가르쳤지만 도시로 떠난 자식들은 우리나라가 10몇대 무역국가요, 비교우위론이 어떻고 시장경제원리가 어떻다며 도통 부모의 처지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어디 그뿐인가. 쌀이 남아돌아 주체를 못한다면서도 농지를 보존해야한다며 농지전용 조건을 되레 강화해 버렸고 도시 주변 개발이 좀 어지럽다 싶으면 난개발 때문에 국토가 망가진다며 어김없이 농촌도 함께 묶어 버린다.

 

또 농촌지역 풍광좋은 곳에 숙박시설이나 음식점이 들어서면 언론부터 앞장서 환경파괴가 심각하다느니, 미풍양속을 해친다느니 하면서 몰매를 두들겨 팬다.

 

한번 생각해보자. 쌀이 천덕꾸러기 신세인데 농지보존만 하고 있으라면 농민들은 대체 어쩌란 말인가. 난개발도 개발가치가 높은 도시 주변이 문제지 농촌은 개발을 하고 싶어도 투자할 사람이 없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농촌이라 해서 숙박시설이나 음식점 하나 못들어선다면 농촌은 영원히 도시 사람들의 정원으로 남아있으라는 강요에 다름아닌데 왜 도시는 타락해도 괜찮고 농촌은 순수해야만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이제 우리는 더이상 농촌의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농촌이 무너지는데 도시인들 온전하겠는가.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공멸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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