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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農道의 불명예

 



발암물질 배출량 전국 3위! 산업화가 덜 되어 소독이 적고 일자리가 많지 않아도 크게 섭섭하지 않았다. 거창하게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때문만은 아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게 마련, 그 덕에 오염이 비교적 덜 된 곳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이 크게 위안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역차별의 서러움을 떨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위안거리가 있어서였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환경부가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유해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TRI)에 의하면 연간 134만kg의 발암물질이 이곳 전라북도에 배출되고 있다. 전국 배출량이 830만kg이니 대략 16%가 되고 광역자치단체별로 비교하면 울산과 전남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순위보다 더 심각한 것은 그 양이다. 그 다음 순위인 충남이 고작 68만kg로 절반에 지나지 않으며, 서울과 부산은 말할 것도 없고 경북과 경남만 해도 10만kg을 넘지 않고 있다.

 

주 원인 제공자는 물론 전주2공단이다. 공단별 배출량을 비교해도 전주2공단이 울산 미포공단과 여천공단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유해화학물질 중에서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은 디클로로메탄이 차지하는 비중이 특히 높다는 것이다.

 

더구나 전주2공단은 인구밀집지역인 도심지의 서북부에 위치하고 있어 대기 흐름에 의해 공단주변은 물론 도심지 시민들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고 내륙의 생태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어쩌다가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가? 이제 우리 지역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산업화 혹은 공업화 등 개발에 목말라하더니 가장 유해한 산업을 덥석 물어온 것 아닌가? 막차를 타도 아주 고약한 막차를 타고 만 꼴이다.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다. 너무 농도만 내세우지 말고 환경관리를 좀더 철저하게 해야겠다. 아니 이번 기회에 새만금사업 자체도 재검토해보면 어떨까. 쌀이 남아도는 마당에 농토를 늘리는 것도 그렇고 공업단지 조성은 환경오염의 염려가 있으니 말이다. 청정 농도의 명예를 하루빨리 회복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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