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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작은 관심, 큰 변화

 



지방자치가 실시된 이래 가장 자주 듣게 되는 단어 중의 하나가 ‘선심행정’이라는 말이다. 자치단체장들을 선거로 선출하다 보니 표를 얻기 위한 편의적 행정집행이 빈번해지면서 나온 것이리라.

 

선심(善心)의 본래 사전적 의미는 ‘착한 마을’, ‘선량한 마음’ 혹은 ‘남을 구제하는 마음’등으로 좋은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묘하게도 공공선(公共善)을 위해 국사를 집행한다는 행정과 만나면 부정적인 의미를 띠게 된다. 개인적 차원의 덕목이 공공 영역에서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선심행정이란 공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공정성, 투명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합리적 기준이나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결재권자에 의해 임의적으로 결정하여 집행되는 것을 의미한다.

 

단체장의 판공비가 불투명하게 집행되는 것이나, 포상제의 남발, 그리고 요즘 언론의 집중 질타를 받은 바 있는 용역의 남발 등이 지방자치시대 대표적인 선심행정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축제나 체육대회 등 각종 전시성 행사나 사회단체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 혹은 ‘전관예우’형태로 자행되는 불필요한 위원회의 설립도 지방자치가 시행되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선심행정의 표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는 일이다. 개개인의 이해관계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일일지라도 공공행정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감시하는 민주시민으로서의 태도가 우선 필요한 것이다.

 

또한 선심행정에 현혹당하지 않는 성숙한 자세의 확보도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자기에게 이익이 되면 쉽게 긍정을 해버리고 그렇지 않는 것은 선심행정이라 매도하는 이기주의야말로 선심행정이 기생하기 쉬운 숙주요 텃밭인 것이다.

 

성숙한 시민의식만이 속보이는 선심으로 표를 얻겠다는 얄팍한 계산을 막을 수 있다. 표가 급한 사람들이 반성할 것을 기다릴 게 아니라 그것이 표로 연결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말이다. 시민 하나 하나의 작은 관심이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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