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길로 내몰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마침내 초강수(超强手)를 선택했다.대통령 임기를 1년3개월여나 남겨놓은 시점에서 자신의 통치기반인 민주당 총재직을 과감히 벗어던진 것이다.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김영삼(金泳三)씨등 전직 대통령들이 차기 후보를 선출해놓고 2∼3개월 후, 대선을 치르기 3∼4개월 전에 총재직을 내놓은 적은있지만 차기 대통령후보가 정해지기 전에 총재직을 사퇴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그래서 김대통령의 이번 결단은 자업자득이라는 극히 일부의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충격적이면서도 신선하다는 느낌까지든다.
누가 김대통령을 이렇게 벼랑끝으로 내몰았는가?
두말할것 없이 치기(稚氣)어린 한국의 정치판과 망국적인 지역감정이 그 주범이다. 제왕적 대통령, 인치(人治)의 대통령, 대중에 영합하는 대통령이라는 비난에 잘한 일은 감춰지고 못한 일만 크게 부각되어 여론으로 부터 뭇매를 맞았으니 그로서도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것에 대해서까지 평가절하의 차원을 넘어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했으니 어찌 아니 과로웠겠는가.
게다가 당내에서는 정권재창출이라는 기치아래 벌써부터 대권경쟁에 정신이 팔려 레임덕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고 개혁세력들은 정권창출의 본산인 동교동계와의 결별을 끈질기게 요구해왔다.
모두가 합심해도 정권재창출을 해낼수 있을까 말까 하는 판에 태생적으로 한계를 안고 태어난 민주당이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꼴도 김대통령으로서는 감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한가지 아이러니한 것은 그렇게도 제왕적(?)이라는 대통령이 어떻게 당운영을 민주적으로 해왔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어쨋거나 김대통령은 여당 총재직을 깨끗이 버렸고 앞으로 정국은 한치앞을 내다볼수 없을 정도로 흔미 해졌다. 사태를 이렇게 극한 상황으로까지 몰고가서 이나라 이민족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묻고 싶다.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의원까지도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든든하게 서있어야 나라도 좋고 야당도 좋다”고 했다고 한다. 깊이 되새겨 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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