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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위기의 전주대사습

 



전주대사습이 표류할 위험에 처해있다. 아니 실제로는 진작부터 표류하고 있었다. 이번 학생대회를 통해 표류의 구체적 모습이 드러났을 뿐이다.

 

표류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추측할 수 있다. 방송 중계의 비중이 워낙 크다보니‘놀이’의 성격을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것이 한 축을 차지할 것이다. 시청률을 감안할 수밖에 없는 방송국 사정도 축제의 판을 짜는 데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한편,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측의 구태의연함이 그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대사습놀이의 정신은 망각한 채 이를 통해 어떻게 하면 문화적‘기득권’혹은‘권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에만 매몰되어 시대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심각하게 지적하고 있는 것은 역시 심사의 공정성 문제이다. 상당한 상금과 권위가 보장되는 대회인 만큼 자신들의 인맥을 입상시키기 위해 혈안이며 심한 경우 뒷거래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이번 두 주최측의 갈등 원인도 따지고 보면 이 문제로 귀결된다. 특히 학생대회인 만큼 입상 여부가 입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니 심사위원이 누가 되느냐가 중요한 문제일 수 밖에 없고, 그 심사위원 위촉권을 누가 갖느냐가 주최권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는 것 또한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법적 공방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사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이러한 저간의 사정 때문이다. 말하자면 법의 힘을 빌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대사습이 표류하고 있다는 것만 만천하에 드러내고 만 꼴이다.

 

중요한 것은 땅에 떨어진 대사습의 권위를 회복하는 것이요‘놀이’로서의 본연의 속성을 하루빨리 되살리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심사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급선무라 할 수 있으며 보존회 구성원 자체의 혁신적 변화도 이를 위한 절대적 전제 조건이 될 것이다.

 

억지 명분으로 이 지역의 주요 문화자원인 대사습을 욕되게 하는 일이 계속되어서는 안되겠다. 전주대사습놀이는 몇몇 사람들의 전유물이 결코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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