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런저런 모임이 잦고 술자리도 부쩍 늘어가는 때가 되었다. 모임이 있으면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바로 술이다. 술은 사람의 감정이나 정서와 잘 동화하는 묘약인 것 같다. 그래서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을 때는 좋아서 한 잔, 괴로울 때는 괴로워서 한 잔 그렇게 술을 마시는 것 같다.
술마시는 것이라면 우리 나라는 세계적 수준이다. 말하자면 금메달 감인 것이다. 우리 나라 성인들 특히 남성의 음주율은 세계적으로 대단히 높은 편에 속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 1995년 현제 20세 이상 인구의 음주율은 남자 83.0%, 여자 44.6%인데, 특히 여성 음주율은 1992년 33%에 비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연간 알코올 소비량도 88년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알코올 소모량이 이미 연간 9.1ℓ를 기록했다. 이러한 알코올 소비량은 미국·캐나다의 8.1ℓ, 러시아 5.6ℓ, 일본 4.0ℓ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래서 한국인중 평생동안 알코올성 장애를 일으키는 사람은 1백명당 22명으로 미국의 14명, 대만의 7명보다 훨씬 많다.
한국인의 술버릇 또한 독특하기 이를 데가 없다. 한국인들이 술마시는 것을 한번쯤 지켜본 외국인들은 모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각자의 잔에 주량에 맞게 마시는 외국과는 달리 우리는 정을 나눈다는 이유로 서로 잔을 돌려가며 서슴없이 마셔댄다.
그리고 술잔에 가득 담긴 술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단숨에 들이키는 이른바‘원샷’에다가 취기가 오르면 이런저런 술로 칵테일을 하여 혼빼기 술인‘폭탄주’를 마시면 술의식은 대미(大尾)를 장식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과음과 폭음은 정해진 순서가 되고 만다.
술은 적당히 마시면 긴장이나 불안을 해소시켜 준다지만 적당히가 그리 쉽지가 않은 것이 술이다. 지나친 과음은 개인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많은 불행과 피해를 가져다 준다. 그래서 술에 빠져들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게 되는 것이다.
올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잘못된 음주문화와 지나친 과음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면 남은 한 해가 더 어렵고 힘들어질 것은 분명하다. 건전한 음주문화가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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