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치 현실에서 제대로 된 정치인은 찾아보기 힘들고 정치꾼만 득실댄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지만 지금의 한국 정치현실은 참으로 눈뜨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이다. 이른바 '진승현(陳承鉉) 게이트'가 마치 검은 망령처럼 여의도 정가를 뒤덮고 있다.
재수사를 하고 있는 서울지검 특수1부는 진씨가 로비자금 명목으로 1억5천여만원을 건네줬다고 진술한 민주당 당료 최택곤씨를 13일 전격 소환하여 밤샘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당사자로 거론되고 있는 최씨는 "진씨에게서 로비자금을 받은 적이 없고 신광옥 법무 차관에게 돈을 준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분명 준 사람이 있으니 받은 사람도 있을 터인데 진씨의 진술이나 최씨의 말 그대로 라면 로비 자금으로 건넨 돈이 증발하였던지 아니면 배달사고가 났던지 참으로 기이하고 해괴망측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윗물이 맑아도 아랫물이 맑을 지 모르는 세상에 윗물이 이래서야 어찌 아랫물을 탓할지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혹시 터질지 모르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 정치꾼들의 핵우산을 얻어 쓰려고 마치 보험에 가입이라도 하듯이 검은 돈을 뿌리기 일쑤였다.
깨끗한 돈이니 염려 말고 받아도 된다는 말은 어쩌면 먹어도 뒤탈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검은 돈이니 그리 알고 챙기라는 일종의 묵시적인 계약인지도 모를 일이다. 언제나 그랬지만 이번에도 역시 준 사람은 있는 데 받은 사람은 없다.
청와대 인사나 여권실세와 가깝다면 그저 깜빡 죽는 우리 사회의 의식도 문제지만 이제는 부정과 비리로 얽힌 연결고리의 끝이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 하는 사건의 실체 앞에 또 한번 분노와 좌절을 금할 길이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사건의 추이를 숨죽여 지켜보며 어디까지 불똥이 튈지 모를 이 사건 뒤에서 전전긍긍할 정치꾼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정치인이 바로 서야 이 나라가 바로 서겠지만 그것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그보다는 차라리 정치가 없다하더라도 정치꾼과 정치브로커가 없는 나라가 되었으면 다행이라는 심정이다. 정치는 무릇 민심을 바로 세워야 한다. 왜냐하면, 민심(民心)은 곧 천심(天心)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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