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 플로리다주에서 벌어진 무효표 사건은 전 세계인의 주목을 끌었다. 정보화시대에 1백년이나 지난 낡은 방식인 펀치카드 투표방식을 여전히 사용함으로써 빚어진 사건이었다.
전 세계를 리드하고 있는, 자타가 공인하는 첨단 정보화국가인 미국에서 이같은 후진성이 발견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 사건이 기폭제역할을 해 세계 각국에서 전자투표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자투표가 도입된 것은 컴퓨터와 인터넷이 확산된 90년대 후반부터이다. 브라질이 96년 총선에서 처음 실시한뒤 세계 각국에서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2000년 애리조나루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투표가 실시됐다.
영구 집권 노동당도 올 봄 지방선거에 시험적으로 인터넷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다음 총선에서는 아예 온라인으로 치른다는 계획도 수립해 놓고 있다. 일본정부도 2004년 참의원선거때 전자투표를 도입할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 이어 대통령후보 국민참여 경선제에 도입한 전자투표가 국민경선의 1등공신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이 채택한 전자투표 방식은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투표용지 대신 버스카드 모양의 투표권을 기계에 갖다대 신분을 확인한뒤 화면에 떠오른 후보를 1위에서 최하위까지 차례로 누르면 된다. 물론 수정도 가능하다. 은행의 현금자동인출기(ATM) 사용법과 비슷해 선거인단은 투표방법을 무난히 소화했고, 투개표도 신속하게 진행돼 팽팽한 긴장감도 불어 넣었다.
지금까지 제주, 울산, 광주, 대전등 4곳을 끝마쳤지만 아무런 차질이 없어 일단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민주당은 세계 최초로 개발 실시한 전자식 투표시스템을 특허출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전자투표가 일반화되면 붓뚜껑으로 기표한 투표용지를 넣는 투표함을 비롯 투개표 요원은 물론 선거때만 되면 불을 환하게 밝힌 학교강당의 풍경도 추억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21세기 정보통신시대를 맞아 전자투표-인터넷투표가 민주주의의 영원한 이상인 고대 그리스의 직접민주주의를 실현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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