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치 관련 두 도지사의 상반된 태도가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무소신’교육부총리의 정책에‘뚝심’으로 버티고 있는 서울시 교육감과 지역교육계의 자존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교육부 방침에 금방 꼬리를 내리고 만 이 지역 교육감의 대조적인 처신이 바로 그것이다.
서울시 유인종 교육감은 교육부가 내놓은 내실화 방안과 자립형 사립고안에 대하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공교육 정상화의 핵심이 정규수업의 존중에 있으며 보충수업은 입시위주 교육을 부채질하여 학교수업을 획일화할 뿐이라는 이유에서이다.
자립형 사립고도 몇몇 명문고를 부상시킴으로써 중학교 때부터 입시과열을 초래, 고교 평준화의 근간을 흔들 염려가 있기 때문에 대상학교를 추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황사 현상이 닥쳤을 때 학생들의 건강을 이유로 주저 없이 이틀 동안 휴교를 단행한 것도 신선해 보인다. 선출직 교육감으로서 학부모와 교육부의 눈치를 동시에 살펴야 하는 입장에서 이처럼 소신 있는 처신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더욱 돋보이는 것이다.
이에 비해 부교육감 추천과정에서 보여준 문용주 교육감의 소신 없는 태도는 구설수에 오를 만하다. 사건의 발단은 합법적 절차에 따라 부교육감을 후보로 추천했다가 교육부의 반려를 핑계로 번복, 기다렸다는 듯 교육부에서 요구한 인사로 대체해버린 데 있다.
특히 빈축을 사고 있는 것은 교육자치를 명분으로 일전불사(一戰不辭)의 의지를 불태우며 한달 가까이나 부교육감 자리를 공석으로 두고 있다가 하루아침에 백기를 든‘해프닝’이다.
사실 부교육감을 굳이 지역 인사로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교육자치의 뿌리내리기를 이유로 지역 교육계가 내심 문교육감을 지지·후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교육부와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는‘변명’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그렇다면 애초에 왜 이를 고려하지 않았단 말이가? 오랫동안 부교육감 자리를 공석으로 놔둔 채 교육부와 심한 갈등을 빚음으로써 결국 명분도 실리도 다 잃은 꼴이 되지 않았는가? 괜한‘기싸움’에 지역 교육계의 자존심만 손상 받고 말았다. 서울과 지방의 차이일까?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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