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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공짜 수학여행?

 



지금 노년층이나 중장년층이라면 대부분 학창시절 스승에 대한 아련한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다. 훈육을 담당했던‘호랑이 선생님’으로부터 회초리를 맞았던 일, 작문시간에 글짓기를 잘 했다고 칭찬받던일, 소풍이나 수학여행길에 뺑뺑이를 했다가 인솔교사에게 기합받던 일 등등.

 

이런 세대들에겐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 올릴때면‘선생님들은 여전히 변함없는 존경의 대상’이고 바른 삶을 이끌어준‘고마운 어른’의 중심에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오늘날 교육이 양적으로 팽창하고 질적인 변화마저 심화되면서 전통적으로 존경받던 교사상이 허물어지고 사제간의 정도 메말라 가고 있다는 탄식들이 쏟아지고 있다.

 

군사부(君師父)일체니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유교적 교육관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고‘스승은 없고 오직 지식을 전수하는 교사만 있을뿐’이라는 자조섞인 푸념이 사회분위기를 지배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진다’는 스승의 노래가 오히려 부끄러울 지경이 된지도 오래다.

 

여전히 한 중학교 교실에서 말썽을 피우는 학생에게 선생이 따귀를 한 대 올리려 하자‘선생님 돈 많이 벌어 놨어요?’하고 대들었대서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선생의 훈육이 폭력으로 환치(換置)되는 학교분위기에서 스승과 제자간의 정을 논하는것 자체가 무리인지도 모른다.

 

그런 일이 이번에는 경기도 어느 지역 중학생들의 수학여행길에서 또 목격됐다. 경주까지 가는 기차속에서 학생들이 인솔교사의 좌석을 차지해 버린채‘선생님은 공짜라니까 서서 가시라’고 했다한다.

 

4시간동안 아무도 자리를 양보해주지 않아 줄곧 서 있어야 했다는 그 교사의 참담한 심경을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급기야 그지역 초중고 교사 1천여명이‘공짜 수학여행 거부운동’을 벌이기로 했다니 선생님들의 모멸감을 이해할 만도 하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교단은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사명감과 자긍심을 갖고 봉사하는 미더운 선생님들이 지키고 있다. 그들이 자라나는 신세대들에게 전통적인 사제간의 정을 일깨워 줄수 있을때 그들도 학창시절의 추억을 훗날 흐뭇하게 반추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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