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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월드컵 유머

 

 

 

요즈음 대한민국 국민들은 너무 흥겹다. 4강전에서 독일에게 패한 뒤에도 상심해 하지 않는 것을 보면 그 흥겨운 정도가 도에 지나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이런 흥겨움은 축구와 관련된 유머를 만들고 즐기는 것으로 더 커지지 않나 싶다. 이를테면 ‘히딩크는 송종국(國)에 산다. 그 송종국의 설기현(絃)에는 박지성(城)이 있는데, 이 성에는 이을룡(龍)이 살고 있고 안정환(丸)이란 명약이 있다. 설기현 사람들은 가위바위보를 할 때 홍명보만 낸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이천수(水)를 마신다’는 식이다.

 

이런 종류의 유머는 선수들의 이름 마지막 음절의 발음과 동일하지만 의미는 다른 한자어들을 엮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기발하고 그 재치에 웃음을 금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의도적인 유머는 아니더라도 응원가 중에 반복되는 구절인 ‘오 필승(必勝) 코리아’를 외국인들은 ‘오 피스(peace) 코리아’로 듣고 좋아한다는 것이다. 한국사람들이 참 평화를 사랑하는구나 하고 말이다. 이 경우도 우리말의 ‘필승’과 영어의 ‘피스’발음이 비슷해서 생겨난 넌센스인 것이다.

 

유머는 우리들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 정신적으로 여유를 찾게 하며 다른 사람들까지 즐거운 마음을 갖게 한다. 이 유머는 본래는 고대 생리학에서 인간의 체내에 흐른다고 여겼던 혈액·담즙·흑담즙·점액 등의 체액을 의미하였다고 한다.

 

이들 체액은 배합 정도에 따라 사람의 체질이나 성질이 결정된다고 생각해서 기질·기분·변덕스러움 등의 뜻으로 사용되었다. 그 뒤 인간의 행동이나 언어 등에서의 웃음이나 그 웃음을 인식·표현하는 능력으로 바뀌었다.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유머는 대다수 언어유회, 즉 말놀이의 결과물이다. 그리고 그런 말놀이의 다수는 같은 발음이지만 의미는 전혀 다르거나 반대되는 경우를 이용하여 만들어진다.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언어가 유희의 대상이기도 하다는 점은 동서고금을 무론하고 같다. 그리고 우리의 생활속에서 얻는 웃음이 폭력적인 행동에서 억지로 유발되는 유형에서 비폭력적이면서도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라는 연상의 고리를 찾게 하는 좀 더 세련된 유머로 발전한 것에 주목된다.

 

우리 대한민국과 터키의 3·4위 결정전이 열리는 오늘도 세련된 웃음거리가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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