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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우애와 의초

'자녀가 셋이면 미개인, 넷이면 야만인, 다섯이면 원시인'이라고 믿는 젊은이가 늘어만 가는 탓인지 요즘엔 '의초'란 말은 여간해서 들을 수가 없고 '우애'라는 말이 판을 치고 있다.

 

우애가 형제 사이의 사랑과, 친구 사이에 서로 아끼는 마음 즉 우정을 말하고, 의초는 형제 자매 사이의 우애를 뜻하니까 언뜻 생각하면 의초보다는 우애가 더 친근감을 주는 것도 같다.

 

그렇지만 이 풍진 세상을 이악스럽게(이익에 지나치게 악착스럽게)만 살다 보면 자칫 깨뜨리기 쉬운 것이 우애다. 우애를 깨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영장목(靈長目)→인과(人科)→인속(人屬)→인종(人種)→동인종(同人種→친족(親族)→형제(兄弟)까지의 엄청난 우연성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41%라는 유전성에다 유전자가 같고, 체질과 정신력은 물론 핏빛과 핏결 귀지의 습도까지 비슷하다는 영국의 유전학자 골턴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콩 한 쪽도 반 쪽씩 나눠 먹는 데서 더욱 친해진다는 형제간의 우애는 지속된다.

 

그런데 이 땅에 무자녀 시대와 독신주의 사조가 뒤덮여 온다면 어찌 될 것인가.

 

우애 존중을 거쳐 우애를 강조하다가 우애 유야무야 끝에 노(no)우애 시대가 올까 두렵다.

 

그러다 보면 '동기간의 우애'를 뜻하는 가장 좋은 우리말인 '의초'까지 사어(死語)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댁의 자제들은 어쩜 그렇게 의초가 좋우?"

 

 

"돈 몇 푼 때문에 형제간의 의초에 먹물을 끼얹을 작정이냐?" 이렇게 쓸 수 있는 말인데도 말이다. 다만, 의초가 부부 사이의 정의(情誼)도 뜻하고 있으니 그렇게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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