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홍상수 감독 '밤과 낮' 현지 시사회
제58회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유일한 한국영화 '밤과 낮'의 홍상수 감독과 주연 배우 김영호, 박은혜가 영화제 메인극장에서 첫 시사회를 마치고 기자회견에 나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현지시간으로 12일 오전 11시 30분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외신 기자들과 국내 취재진 100여 명이 참여해 진행됐다.
홍상수 감독 "한국의 정치나 역사에 관련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며 "특정한 것에 관심을 두고 개인적인 관심을 통해 영화를 만든다"고 '밤과 낮'을 소개했다.
또 "주인공 안에는 내가 아는 소수 사람의 성격이 반영되고 내 모습 일부나 나의 세계관을 반영하기도 한다"면서 "주인공 각각 얻어낼 수 있는 게 다르고 여기에 인물 자체가 웃기거나 재미있는 성격을 갖고 있다면 더 좋겠다"고 했다.
영화의 키워드를 묻는 외신기자의 질문을 받은 홍 감독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뉴욕을 방문했을 때 밤에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한국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했는데 한국은 낮이었기 때문에 아내는 슈퍼마켓에서 쇼핑하면서 전화를 받았다"면서 "전혀 다른 시간대에 있으면서도 감정을 교환하는 게 묘했고 이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더불어 '밤과 낮'이란 제목 역시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다고 했다.
파리로 도피한 40대 화가의 일상을 담은 이 영화로 홍 감독은 "프랑스 사회와 어떠한 연결도 없는 남자주인공의 시선을 의식적으로 제한했다"면서 "일기식 전개를 통해 인물이 움직이며 만드는 하루하루의 연결 혹은 대립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밤과 낮'은 대마초를 피우고 경찰의 단속을 피해 파리로 도피한 40대 화가 성남(김영호)이 낯선 환경에서 배회하는 이야기다. 낯선 환경에 놓인 성남의 유일한 낙은 새벽 1시 서울에 전화를 걸어 아내 성인(황수정)과 나누는 전화 통화다. 시간이 지날수록 외로움이 커지던 성남은 우연히 만난 미술 유학생 유정(박은혜)에게 빠져든다.
김영호는 "감독은 미리 연기를 준비하는 게 부자연스럽다고 싫어했다"며 "영화를 찍기 3개월 전부터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파리에서도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술 마시고 게임하며 얘기했다"고 했다.
홍 감독과는 처음 작업한 박은혜는 "감독의 전작을 볼 때마다 '남자는 참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다"면서 "대본이 미리 나오지 않아 매일 하루치 대본을 받고 연기할 수밖에 없고 캐릭터의 성격도 알 수 없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영화가 끝날 때쯤 '내가 정말 유정으로 파리에서 한 달을 살았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 "지나고 보니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충실히 연기할 수 있었고 하루에 조금씩 유정을 만들어나갔다"고 색다른 경험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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