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로 경력단절·3교대 근무 부담…열악한 환경 중소병원 인력난
이모씨(35·전주 효자동)는 8년차 간호사다. 그는 지난달 아이를 낳고, 직장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병원에서 3교대 근무를 하면서 아이까지 키울 자신이 없어서다. 하지만 분유·기저귀값 등 한달에 40만원은 족히 들어가는 비용도 무시 못하겠다고 말한다. 고민끝에 그는 3년만 직장을 접기로 했다.
간호인력이 매년 배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과 육아의 이유로 경력이 단절되고, 중소병원의 3교대 근무 등 열악한 여건으로 유휴 간호사가 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전라북도간호사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간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서도 일을 하지 않는 간호사들이 2468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도내 중소병원에서는 간호사 구하기가 어렵다고 난리다. 대형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데다 3교대 근무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이직율은 높고, 이곳에 발을 들이려는 간호사들은 적어서다.
전라북도간호사회 전영신 회장은 "3교대 근무와 육아 부담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는 간호사들이 많지만, 이를 해결할 적절한 돌파구는 못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9일 출산과 육아 등으로 병원을 그만둔 간호사를 고용하면 장려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된 '유휴 간호사 재취업 촉진 방안'을 마련,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고용지원센터와 간호협회, 병원협회 등과도 연계해 취업을 알선하면서 경력단절 간호사를 재고용하는 의료기관에는 고용 직후 6개월간 매달 60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도내에서는 전라북도간호사회와 우석대 산학협력단, 예수병원과 함께 이달 중순부터 내년 초까지 컨소시엄을 구성해 100명에게 맞춤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13년 전 아이를 낳자 마자 간호사를 그만둔 박모씨(41·전주 중화산동)는 "아이가 크고 나니까, 일이 필요해 재교육과정을 신청했다"며 "6개월 과정을 통해 실습을 차분히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앞으로 간호대 정원을 늘리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간호사협회와 중소병원협회·대학측 입장이 서로 달라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간호사협회측은 간호대 정원을 늘리는 것보다 유휴 간호사들의 재교육을 통해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게 장기적인 대안이라고 보는 반면 대학과 중소병원협회측은 신입 간호사들을 양산하는 게 시장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전회장은 "대학이나 중소병원협회는 간호대 정원만 늘리면 졸업생이 곧바로 중소병원의 인력 창출로 이어진다고 보는 것 같다"며 "경력을 갖춘 간호사들이 재교육을 통해 병원으로 흡수되는 것이 병원과 환자를 위해 더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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