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사랑과 돈은 어떤 의미일까. 사랑 때문에 슬퍼하고 돈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을 보면 사랑이나 돈이 중요하기는 한 것 같다. 이것들이 인생의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이 세상의 노래와 책은 사랑을 찬미하고 영화와 드라마는 돈이 지배하는 세상을 비꼰다.
이번 주는 영화팬들에게 다소 힘든 시간이다. 많은 영화가 대거 개봉하는 데다가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것들이다. 매력적인 사랑 얘기도, 호기심 넘치는 돈 얘기도, 지금 극장에 있다.
▲ 작전(범죄/119분/15세 관람가) - 돈을 쫓는 인간의 욕망·싸움 그 끝은 어디일까
억울한 게 생기면 잠도 못 자는 강현수(박용하)는 주식에 도전하지만 순식간에 신용불량자가 되고 독기를 품은 채 스스로 주식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주식값을 높이기 위해 계획을 세워 만든 작전주 하나를 우연히 사게 된 현수.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가 건들인 작전주는 조직폭력배 출신 황종구(박희순)의 것이었다.
현수가 망쳐놓은 작전을 대신할 새로운 작전주를 종구는 제시하고 이 작전에 가담한 멤버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구성. 정치인 등 상류층의 재무를 담당해 주는 유서연(김민정), 서진에셋과 작전계 특급 에이스 조민형(김무열), 대산토건 대주주 박창주(조덕현), 펀드 매니저 브라이언 최(김준성)다.
우리 눈에 익은 배우는 찾기 힘들다. 박용하나 김민정 정도가 알려진 배우지만, 이들의 연기 조화는 그 어느 영화보다 훌륭하다. 영화 이미지 때문인지 김민정은 조금 차분하고 나이든 느낌. 그가 드라마'뉴하트'에서 선보였던 풋풋함을 기대한다면 실망스러울지 모른다. 영화 '작전'의 새로운 발견은 재미동포 펀드매니저 역을 맡은 김준성이다. 능글맞은 연기와 본토식 영어 구사(?)는 충분히 매력적. 김준성은 실제 네덜란드 금융회사 펀드매니저 출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작전'이 보고 싶어지는 이유는 소재가 신선하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주식을 주제로 그것도 범죄영화를 만든 적은 단 한번도 없었으니까. 주식시장이 결국 우리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주식에 투자하는 우리의 심리가 너무나 고스란히 담겼다. 10억은 마치 껌 값 같고, 유서연 같은 직업을 왜 못 가졌을까 후회가 되는 것만 빼면 '작전'은 괜찮은 영화다.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판타지, 로맨스/166분/12세 관람가) - 노인으로 태어나 젊어진다면…뭉클한 사랑이야기
1918년 어느 날, 80세의 외모를 가진 갓난아이가 태어난다. 벤자민 버튼(브래드 피트)이란 이름을 갖게 된 그는 주위의 시선들 속에서 자라게 되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시간이 거꾸로 간다는 것. 시간이 지날수록 벤자민은 자신이 젊어지고 있음을 발견한다. 시간이 흘러 벤자민은 어린 소녀 데이시(케이트 블랑쉐)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는 날마다 젊어지고 그녀는 늙어간다.
너무나 직접적인 제목 때문에 영화를 보기 전에도 얼마든지 내용 짐작이 가능하다. 물론 주인공 브래드 피트 때문에 이미 화제에 올라 선 영화이기도 했지만, 한글 제목은 누가 지었는지 때려주고 싶은 기분. 거의 3시간에 달하는 영화임에도 지루한 생각은 들지 않지만 필요 없는 부분이라고 느껴지는 곳도 있다.
무궁무진한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허무맹랑한 이야기지만 '사랑'이 만나면서 결국은 똑같은 인간사는 이야기가 됐다. 보고 싶을 때 보고 전화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만남. 당연하고 기본적이라고 생각했던 이런 사랑 방법이 벤자민과 데이시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이다. 가슴 먹먹해 지는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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