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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덕진실내수영장 - 백성일

예전에는 실내수영장이 없어 냇가나 저수지 등지에서 멱 감았다.멱 감다란 말은 충청도 사투리로 목욕탕이 아닌 냇물에서 물장구치며 목욕하는 것을 말한다.물안경이나 수영팬티 그리고 귀마개 등 장비도 없이 마냥 물속으로 뛰어 들었던 것.여름 방학 때는 시골 아이들은 쑥으로 귀 막고 옷을 홀딱 벗어 던진채 그냥 퐁당 물속으로 들어가 멱 감았다.자연히 얼굴과 온 몸은 새까맣게 탔다.

 

전주에는 40년 전쯤 덕진 연못 인근에 야외 풀장이 개설됐다.시내버스 타고 전주 인근 봉동 마그네다리, 신리 각시바위, 한벽당 등을 가지 않아도 되었다.풀장에서 노는 것은 흐르는 냇가에서 수영하는 것과 맛이 달랐다.햇볕에서 수영하다 지치면 비치 파라솔 밑에서 쉬기도 했지만 소독약이 너무 진해 오래할 수 없었다.그러나 새로운 시설이라서 아이들한테는 최고 인기였다.

 

요즘 철거키로 한 전주 덕진실내수영장을 놓고 말이 많다.1991년 전국체전을 개최하기 위해 현대식 실내수영장이 개설돼 전주시민들이 그간 많이 이용해왔다.덕진실내수영장은 소유주가 전북도여서 그간 도 체육회가 위탁관리해왔다.이용자는 전주시민이지만 관리는 도가 해왔던 것.그러나 지난해 11월 보일러실에 화재가 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시설 노후로 안전관리에 비상이 걸렸다.도는 연간 관리비로 4억 이상이 들어가고 안전에 이상이 있다며 올 9월 추경에 5억4천만원을 확보해서 연내에 철거키로 했다.

 

그러나 덕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동영의원이 덕진수영장을 다시 열겠다고 공약으로 내건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동호인과 장애인 등 그간 이용 시민들이 도를 수없이 찾아가 재개장을 요구했지만 도 당국의 폐쇄 방침에는 변함이 없었다.그러던 것이 정동영의원의 말 한마디에 개장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도의원과 전 현직 시의원들까지 거들고 나섰다.한마디로 골목대장 위세가 가관이다.

 

지금 당장 덕진수영장은 부분보수하는데 12억 전면 보수하는데는 35억원이 들어가야 재개장 할 수 있다.여기에 또다른 형평성 논란이 있다.임실군이 2004년 수영장을 폐쇄한 이후 도에 보수비로 25억원을 요청해 놓았기 때문이다.아무튼 폐쇄하려던 덕진수영장을 도가 재개장할 움직임을 보이자 데모에 참가했던 시민들 조차 김완주지사 태도에 어리둥절하고 있다.

 

 

/백성일 수석논설위원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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