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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전북 병(病) - 백성일

오래전 고향 전주에서 검사장을 지낸 분이 전북 사람을 평한 적이 있었다. 그 분은 전국 각지에서 검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그 지역 사람들의 의식과 기질을 잘 파악했던 것 같다. 한마디로 전북 사람들은 소극적인데다 무비판적이라는 것. 광주나 전남 사람들은 적극적이고 비판적이라는 것. 경상도 사람들은 지역 문제에 관해서는 피 터지게 싸우다가도 결말이 나면 모두가 한군데로 힘을 몰아 준다는 것.

 

사람은 자연 환경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살기 때문에 그 지역 나름대로 기질과 성향이 만들어 진다. 전주나 완주는 지명에서 말해주듯 자연 재해가 없는 완전한 고을이다. 예전처럼 농경사회가 주류를 이뤘을 때는 먹고 살기가 다른 지역에 비해 나아 자연히 풍류와 감칠 맛 나는 음식이 발달할 수 밖에 없었다. 전주 정신도 다 이같은 바탕에서 만들어 진 것이다.

 

그러나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가면서 예전의 좋았던 전주 정신과 기질이 차츰 사라져 간다.원래 전북 사람들은 머리가 좋았다. 박정희정권 때부터 판 검사나 교수 언론인 출신이 많았다. 머리가 좋고 실력 있는 사람들이 이 길로 나갔기 때문이다. 이중환은 택리지를 쓸 때 전라도 지방을 와 보지도 않고 썼다. 간사하고 계집이나 좋아 한다고 전라도 사람들을 폄훼했다. 무슨 근거로 이 지방 사람들을 그렇게 묘사했는지 모를 일이다.

 

지금도 중앙에서 전북 출신들이 머리가 좋다고 소문나 있다. 그러나 의리가 약한게 흠이라는 평을 듣는다. 셋이 모이면 반드시 누군가를 꺾어 버린다는 것. 서로 협력해서 발전을 도모해 나가는 법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중앙 무대에서 힘없고 배경 없이 홀로 살길을 찾다 보니까 이같은 부정심리가 굳어져 버린 것이다. 여기에 구심점 역할을 해줄만한 인물도 변변치 않은 탓도 크다.

 

그간 황색 바람으로 국회의원과 지방선거를 여러차례 치른 탓에 주민들간 골이 깊게 패였다. 밥 한그릇이나 용돈 한번 줘 놓고 생색이나 내는 얼간이들이 있는 한 지역 발전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 없다. 지역에서 형님 동생하는 문화도 좋지만 서로간에 뒷통수 치는 일은 없애야 겠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대를 낙마시킬 목적으로 진정이나 투서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패배주의 근성에서 벗어 났으면 한다.

 

/백성일 수석논설위원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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