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잘 짜여진 스릴러…'여배우들' 여우들의 유쾌한 수다
▲ 여배우들 (드라마/ 104분/ 12세 관람가)
"우리도 할 말 많아요!"
여배우들이 할 말이 많단다. 생각해 보면 없다면 이상하겠다. 누구랑 어디를 가는지 잘 지내면 왜 잘 지내고 못 지내면 왜 못 지내는지, 여배우들의 소소한 하나까지 알고 싶어 하는게 우리나라 사람들이니까. 자신에게 모든 관심이 쏠려 있지만 정작 어떤 것 하나 마음대로 발언하지 못했던 그들이 입을 열었으니 얼마나 많은 말을 쏟아냈을까 싶다.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톱 여배우 여섯 명. 그들의 속사정이 궁금해진다.
2008년 크리스마스 이브 패션지 '보그'의 특집 화보 촬영을 위해 모인 여섯 명의 여배우 윤여정,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 스튜디오에 들어오면서부터 자신이 돋보이기 위해 신경전을 펼친다. 그러던 중 소품이 늦어져 화보 촬영에 차질이 생기고 급기야는 고현정과 최지우의 기싸움이 큰 소란으로 번지게 된다. 화보를 찍을 때도 절대 서로 부딪히지 않게 시차를 둔다는 패션계를 깬 이 시도는 시작부터 불씨를 않고 있었던 것. 스태프들은 애가 타고 여배우들은 예민해 지는 와중 이들은 와인을 마시며 소품을 기다리자고 하는데.
'여배우들'은 영화라기보다 리얼리티 쇼에 가깝다. 실제 출현한 프로그램 이름이 영화 속에 언급되는가 하면 패션지 '보그' 촬영을 위해 만났다는 콘셉트 자체가 사실이기 때문.(이들의 화보는 실제로 '보그'에 실렸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대본인지 알아맞히기 시합을 하듯 이야기 하나 하나가 현실과 맞닥뜨려있다.
'여배우도 결국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그녀들의 유쾌하고 솔직한 수다에 100여분이 짧게 느껴질 것.
▲ 시크릿(스릴러/ 110분/ 18세 관람가)
40대에도 20대 뺨치는 몸매와 분위기를 가진 남자 차승원. 연기면 연기 개그면 개그, 모델 활동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까지 섭렵한 그가 새로운 영화로 돌아왔다. 영화 속에선 잔뜩 헝클어진 모습이고 실제로는 자식 딸린 40대 아저씬데 화면에 클로즈업만 되면 심장이 내려앉는다. 얼마 전 결혼한 품절녀 송윤아와 함께 호흡을 맞춘 영화 '시크릿'의 비밀을 풀어보자.
악명 높은 조직의 2인자가 칼에 찔린 채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하고 성열(차승원)이 현장에 출동한다. 범인이 남기고 간 듯한 핑크빛 립스틱이 뭍은 유리컵, 떨어져 있는 벨벳 단추, 한쪽 귀걸이. 성열은 그것이 자신의 아내 지연(송윤아)의 것임을 직감하고 동료인 최형사 몰라 증거를 지운다. 이제 자신의 부인이 범인이라 생각하는 성열은 라이벌이자 파트너인 최형사의 눈을 피해 증거를 감추고, 사건 당일 찾아온 여자를 봤다는 목격자마저 빼돌린다. 한편 죽은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한 강력반은 긴장감에 휩싸인다. 피해자의 친형이 칠성회의 보스이자 악랄한 걸로 유명한 재칼(류승룡)이기 때문. 재칼은 직접 범인을 찾겠다고 선언하고 아내를 보호해야 하는 성열과 사건 당일 알리바이를 말하지 않는 아내 지연, 또 한명의 살인 용의자인 전과 3범의 석준(김인권)까지 얽혀 이야기는 점점 미궁으로 빠지는데.
'시크릿'은 윤지구 감독의 이른바 '세이빙(saving)' 시리즈 중 두 번째 영화다. 첫 번째 이야기가 바로 '세븐 데이즈'로 제목처럼 누군가를 구해야 하는 상황을 그린 영화들이다. '세븐데이즈'에서도 놓치지 않았던 아이러니한 상황과 정교한 플롯은 '시크릿'에서도 계속된다. '누가' '왜' 라는 끊임없는 질문 속에 반전이 거듭될수록 관객은 잔인한 쾌감을 느끼게 될 것. 내적 갈등과 불안 끝에 하나씩 밝혀지는 진실과 비밀이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크릿'이 숨 막히는 거대한 스릴러는 아니다. 이 영화가 충격적이라는 것은 차분한 스토리와 반전 속에 담긴 영화 속 인물들이 가진 비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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