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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물레방아 - 백성일

등산할 때는 내려 올 때를 더 조심해야 한다. 올라 갈 때는 앞만 보고 가지만 내려 갈 때는 쉽게 생각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높다. 벼슬 길도 똑같다. 정상까지 오르면 내려 갈길도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높은 자리에 앉아 있을 거라고 착각한다. 인생은 모든게 찰나고 잠시다. 그걸 잊고 산다. 선출직이나 고위직들은 인생살이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란 점을 잘 모른 것 같다.

 

내년 지방선거에 나설 입지자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도지사 선거부터 시군의원까지 한꺼번에 8명을 선출해야 한다. 그간 높은 교육열로 문맹율이 낮은 탓에 이같은 동시선거를 실시하는 것만해도 자랑스럽다. 그러나 요즘 선거직에 자 타천 형태로 거론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아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격이란 말이 오히려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천방지축 마냥 세상 돌아가는 물정도 모르는 사람들이 호기를 부리고 있다. 감도 안되는 사람이 제 잘난 맛에 우쭐대고 있다. 정작 본인만 모른다. 마치 돈키호테 같은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잣대로 보면 자신이 제일 잘난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세상살이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선출직에 나서도 될 사람인지는 상식적으로 알 수 있는 문제다.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 사람은 다 자신의 때가 있는 법이다. 국회의원까지 해먹은 사람이 도지사 선거에 나온다면 그것도 모양은 안좋아 보인다. 국회의원 할 때 목에다 잔뜩 힘이나 주고 지역 일도 안한 사람이 도백 선거에 나선다면 그건 유권자를 깔보는 것 밖에 안된다. 모든 그릇된 판단은 욕심에서 나온다. 사람은 상선약수(上善若水) 와 같은 삶을 살기가 힘들다. 그러나 물의 철학 내지는 지혜를 살필 필요는 있는 것이다.

 

상당수 정치인들이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떠난다. 다 부질 없는 욕심 때문이다. 선출직은 평소 덕을 많이 쌓아야 얻을 수 있는 자리다. 한 번 해먹은 것도 힘든 일인데 끼니 때마다 따뜻한 밥만 먹겠다는 것은 안 된다. 선출직에 나설 사람들은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다시 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한다.

 

/백성일 수석논설위원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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