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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건강] 인공달팽이 이식술

보청기 도움 안되는 난청환자에 새 희망

 

태어나자마자 소리를 듣지 못해 결국 말을 못 배우게 되어 소외된 채, 소리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농아를 포함한 많은 난청환자들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중요한 건 그들이 자신들에게는 아무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며 실제 그들의 상황보다 더한 절망과 한숨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심각한 청각장애가 사실 극복될 수 있고 극복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위의 무관심과, 가족의 무지함 속에 방치되고 있는 점이다. 따라서 심각한 난청 환자가 있는 경우 가족 뿐만 아니라 주변의 여러 사람들이 이들과 같이 고통을 나눠야 하는 사회적인 문제점을 안게 된다.

 

청각과 언어발달에 있어서 소리 자극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난청의 진단과 청각재활이 늦어질 경우에 언어장애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성장 후에 행동장애나 학습장애가 따르게 되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적절한 역할을 못하게 되는 어려움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에게 희망의 소리를 전하여 청각장애자에게 소리가 들리는 세상을 열어줄 수 있는가?

 

최근 의과학기술의 발달로 보청기의 성능이 우수해지고 소형화되어 난청의 치료 및 재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고도이상의 난청환자에서는 보청기만으로 도움이 되지 않아 과거엔 이러한 환자에겐 더이상 도움을 줄 방법이 없었다. 천만 다행스럽게도 1980년대 이후 개발된, 의과학 발달의 꽃이자 선물인 인공와우(인공달팽이)는 불치로 알려져 왔던 고도의 난청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희망이 되었다.

 

인공달팽이 이식술은 보청기를 써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양측 고도의 감각신경성난청환자들에게 유용한 청력을 제공함으로써 효과적인 재활의 방법으로 인정되고 있다. 초창기엔 주로 전농(전혀 듣지 못하는)이 된 성인을 대상으로 시행되어 왔으나, 점점 소아들에게 이식되면서 1990년에 소아에서 FDA 공인을 받은 후 더욱 널리 시술되고 있다. 최근엔 소리에 대한 명료도 즉 소리의 분별능력이 떨어지는 성인과 노인에게도 인공달팽이 이식술이 급속도로 증가되고 있다. 이러한 난청환자들의 달팽이관은 대부분이 손상 됐기 때문에 소리를 전기로 바꿔 청신경을 자극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인공와우 이식술의 원리는 손상된 달팽이 기능을 대신하기 위하여 조그만 고성능의 컴퓨터를 이용, 말소리를 아주 미약한 전기로 바꾸어 소리의 크기와 음색에 따라 전기신호가 청신경을 자극해 뇌로 전달되어 소리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인공달팽이 수술은 1980년 초부터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매년 300명 이상이 인공달팽이수술을 받고 있다. 물론 본 병원에서도 많은 환자들을 시술하고 있으며 수술의 난이도는 심한 중이염수술 정도로 생각하면 되고, 수술 후엔 정기적인 언어재활치료를 받아야한다. 수술결과는 대부분의 환자들의 얼굴이 밝아지고 행복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매우 극적이라 표현해도 될 것 같다.

 

인공달팽이의 시술 비용은 보험이 안 되었던 시절에는 약 2~300만원 내외가 소요되었으나 현재는 그 20% 이하로 줄어 이젠 300~400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더욱이 최근에는 난청아들에게 청각재활에 효과적인 인공달팽이수술에 대한 홍보가 일반화되고, 고비용으로 인해 시술을 받지 못하는 분들에게 수술비 지원도 확대 되고 있어, 과거엔 청각장애의 재활은 멀고 힘든 일로 여겨왔지만 이젠 그들도 소리 있는 세상에서 같이 살게 되었다.

 

/윤용주(전북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윤용주 교수는

 

전북대 의과대학 의학사, 전남대 대학원 석사 및 박사

 

일본 오사카시립대학, 스웬덴 우메오, 읍살라대학 이비인후과 교환교수

 

전북대병원 기획조정실장·대한이과학회 이사 역임

 

대한이과학회 감사·대한청각학회 평의원·대한이비인후과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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