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평생을 오페라를 하며 살아가는 음악가…어머니의 고향 전주, 더욱 따뜻하게 느껴져"
"음악가는 음악만 알고 살면 될까요?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정치·사회·경제 등 사회 전반을 알아야 하죠. 거꾸로 여러분들도 음악을 알아야 합니다. 왜? 너무 아름다우니까! 여러분들이 살면서 이 아름다운 음악을 빠뜨리고 갈까봐 안타깝습니다."
'3월의 어느 멋진 날'에 전주를 찾아온 '콧수염 바리톤' 김동규씨(45). 12일 오전 11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 소리전당 '행복한 11시의 음악이야기' 첫번째 강사로 나선 그는 스스로를 "평생 오페라를 하며 살아가는 성악가"라고 소개했다.
이날 주제는 '불멸의 오페라 아리아에 관한 에피소드'.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를 예로 든 그는 "이 오페라야 말로 바리톤에게 가장 저주스러운 오페라로 통한다"고 했다. 주인공 '리골레토'를 맡아 5kg짜리 옷을 입고 4시간 동안 노래를 부르는 데도 불구하고 바리톤 특유의 음산한 선율 때문에 관객들에게 기억되지 못하기 때문. 김씨는 "만토바공작이 나와 '여자의 마음(라 돈나 에 모빌레)'을 한 번 부르고 나면 끝"이라며 "바리톤으로서는 참 억울하다"며 웃었다.
"세상에는 남자와 여자, 테너가 존재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좋게 이야기하면 순수하고 서정적인 거고, 나쁘게 이야기하면 타협하지 않고 융통성이 없는 외곬이지요. 반면, 바리톤은 음탕하고 항상 어두운 캐릭터에요. 테너와 소프라노가 사랑을 하면 꼭 바리톤이 나서서 갈라놓죠. 소프라노는 청순하고, 메조소프라노는 바리톤과 비슷한 캐릭터죠. 이렇게 소리에서 주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그는 오페라에 대한 편견도 바로잡았다.
"우리가 유럽 여행을 9박 10일 정도 다녀와서 나중에 사진을 보면 꼭 그게 그거 같고 헷갈리죠? 오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생각보다 많은 오페라를 알고 있어도 이게 다 외국어로 돼있다 보니 이해하기 힘들다는 선입견이 있어요."
그는 "라디오 진행 중 결혼 10주년이라며 아리아 '사랑의 기쁨'을 신청해 온 청취자가 있었는데, 알고보면 가사가 '사랑의 기쁨 어느덧 사라지고'로 이어진다"며 우리가 알고 있는 아리아 제목은 앞부분 가사를 떼어놓은 것일 뿐, 원래 아리아에는 제목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의 어머니는 소프라노 박성련 여사. 우리나라 초연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의 주인공 '레오노라'역을 비롯해 수많은 오페라 무대에서 서왔다. 그는 "어머니가 전주 성심여고를 졸업했다"며 "공연도 많이 했지만, 어머니의 고향이어서 그런지 전주가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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