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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로 노래하는 경이로운 세상

"사과 꼭지는 / 꽃이 달렸던 자리 // 사과의 배꼽이다 // 사과를 먹다가 슬쩍, / 내 배꼽을 만져 보았다 // 엄마 가지에 매달렸던 / 꼭지 // 얌전하게 매듭 하나 / 물고 있다"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해 20년 넘게 시를 써 온 장옥관 시인이 어린이를 위해 처음 낸 동시집 '내 배꼽을 만져 보았다'(문학동네 펴냄)의 표제작 전문이다.

 

어린이에게서 눈과 귀를 빌려 동시를 썼다고 말하는 시인은 어른의 연륜에 새롭고 부드러운 시선을 더해 인생과 자연, 세상의 경이로움을 노래한다.

 

밥상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웃음을 터뜨리는 가족의 다정함을 '그릇 닮아 둥근 웃음'으로 경쾌하게 표현하는가 하면, 뿌옇게 낀 안개를 보고 '구름이 터졌다!'고 말하는 천진한 꼬마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한다.

 

꽃만 보고 열매는 지나치기 쉬운 개나리의 풋열매를 발견하고는 "열매야 깔봐서 미안해 / 꽃만 꺾을 줄 알았지 / 네 생각을 못했어"라고 나지막이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시인은 책머리에서 "시인이란 누구나 아는 상식을 뒤집어 세상의 참모습을 드러내는 사람"이라며 "따라서 상식에 물들지 않은 어린이 여러분이야말로 참다운 시인"이라고 말했다.

 

이자용 그림. 108쪽. 8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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