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영화 '방자전' 변학도 역 군산 출신 송새벽 "여자 때리는 연기 힘들었죠"

혀 짧은 어눌한 사투리에 웃음이 빵빵 터진다. 영화 '방자전(감독 김대우)'에서 춘향에게 수청을 들라고 강요한 변학도 역을 맡은 송새벽(31)씨는 요즘 바쁘다. '마더(감독 봉준호)'에 이은 '방자전'에서 그는 변태 행각(?)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줬다. 조연 배우의 새로운 발견이라며 온갖 말의 성찬이 이어진다. 물론 인터뷰 요청도 쏟아진다.

 

'군산 촌놈'인 그는 군산대 재학시절 얼떨결에 연극반에 들어갔다. 내성적인 성격 개조(?)나 해보자고 다짐했다. 군 제대 후 가방 하나 메고 무작정 상경했다. 신문배달, 계단 청소, 무대 설치 등 안해본 게 없었다. 고시원 인생을 전전하다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월세방을 얻었다. 힘들었지만, 연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2002년 드디어 극단 연우무대에 입단, 평생 잊을 수 없는 작품 '해무'를 만났다. '해무'는 여수 앞바다 어부들의 실화를 다룬 것으로 그에겐 첫 주연이자 봉준호 감독과 인연을 맺게 한 작품이다.

 

"공미리잡이를 하는 주인공이 계속된 조업 실패로 빚더미가 돼요. 궁지에서 벗어나려고 밀항하는 조선족까지 승선시키는데, 심한 풍랑 때문에 조선족들은 질식사하게 되죠. 어선의 비극은 모순된 현실로 인해 파멸하는 개인의 운명과도 같습니다. 영화를 찍는 내내 죽어간 영혼들이 나를 찾아올 것만 같았어요. 그들을 위한 위로의 공연이었죠. 어떤 장면도 소홀히 할 수 없었습니다."

 

10년 넘게 무대에 섰지만, 아직도 연기는 산 넘어 산이다. '방자전'에서 춘향을 때리는 장면은 음주 연기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여자 때려보는 연기는 처음이라 맨 정신으론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며"소주 한 병을 마시고 나서야 찍을 수 있었다"고 했다.

 

현재 그는 영화 '해결사(감독 권혁재)', '부당거래(감독 류승완)', '시라노: 연애조작단(감독 김현석)' 등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곧 '제7광구(감독 김지훈)'도 촬영에 들어간다. 그의 연기인생에도 새벽이 밝아온 것 같다.

 

이화정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군산군산시의회, 시정 전반 놓고 의원들 ‘쓴소리’

사람들후백제시민대학 수료식 개최

스포츠일반전통의 강호 전북제일고 핸드볼 부활…전국체전 우승

사건·사고군산 해상서 중국 어선 전복⋯선원 9명 실종

오피니언피지컬AI와 에너지 대전환과 협업이 우리의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