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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있는 주말] 머리 자주 맞으면 치매 걸린다

반복적인 뇌진탕에 노출되는 직업···루게릭병 등 뇌신경질환 발병 우려

권투선수처럼 머리에 지속적으로 충격을 입으면 이후 루게릭병이나 치매같은 뇌신경질환 위험이 높다는 오랜 속설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보스턴의대 앤 매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뇌질환 또는 신경질환으로 사망한 12명의 운동선수를 부검한 결과 치매로 이어지는 특정 신경손상 형태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부검 대상자 12명은 미식축구와 권투, 하키 선수들로, 모두 생전에 반복적으로 뇌진탕을 경험했다.

 

연구진의 부검 결과 이들 모두 '만성 외상성 뇌병증'(CTE)라 불리는 특징적인 신경손상 형태를 보였다. CTE는 반복적인 뇌진탕이 있은지 몇년 후 치매증상이 시작되는 뇌신경 질환을 말한다.

 

매키 박사는 연구결과에 대해 "권투 등 신체 충돌이 많은 경기 선수들이 경험하게 되는 반복적인 두부 외상이 운동신경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병리학적 증거를 처음으로 제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머리 부상을 겪은 참전 군인이나 사고로 두부에 외상을 입은 환자의 경우 이런 뇌신경 질환 발생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진은 제안했다.

 

연구진은 또 부검 대상자 12명 중 '근위축성 측색 경화', 즉 루게릭병 사망자 3명의 뇌와 척수에서 루게릭 증상 원인으로 거론되는 TDP-43 단백질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하나의 신경이 손상을 입으면 다른 신경이 연쇄적으로 파괴되는 현상이 종종 발생하는데 과학자들은 TDP-43 단백질이 이 과정에 개입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2008년 뇌진탕과 노년기의 신경질환의 연관성을 제기했던 뉴욕 로체스터 대병원의 제프리 바자리언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가 참전군인들의 루게릭병 발병 비율이 더 높은 원인을 설명해준다고 분석했다.

 

바자리언 박사는 "이번 연구가 외상 그 자체만으로도 루게릭병을 일으킨다는 것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반복적인 뇌진탕에 노출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나중에 운동신경 퇴행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학 학술지 '신경병리학 & 실험신경학 저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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