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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강, 생명의 길을 묻다] 고부천 '눌제'

벽골제와 비교되는 고대 농경시설

정읍 고부천 일대가 고대 농경문화의 중심지였음을 대변하는 '눌제' 의 흔적. 고부천 옆 옛 제방터에 눌제유지비와 정자(줄제정)가 들어서 있다. (desk@jjan.kr)

정읍 고부면 소재지에서 부안 줄포면 방향으로 시원하게 새로 뚫린 왕복 4차선 도로(지방도로 710호)를 달리다 보면 평야지대를 유유히 흐르는 하천, 고부천을 건너게 된다. 그리고 고부천 교량 위에서 내려다보면 오래된 갑문(게보갑문) 옆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정자와 비석을 볼 수 있다. 정읍시 고부면 관청리에 위치한 눌제유지비(訥堤遺址碑)와 세운 지 얼마 되지 않은 눌제정(訥堤亭)이다.

 

하천 제방에 세워진 이 표석은 이 곳이 우리나라 도작(稻作·벼농사)문화의 발상지이자 농경문화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유지비와 안내문에는 '눌제는 제장(堤長)이 1200보(1보는 약 1.5m)이고 주위가 40리(약 16km)나 되었다'고 기록돼 있다. 또 '눌제 유역인 부안군 주산면 소산리에서 기원전 2~3세기경으로 추정되는 볍씨 자국이 있는 토기편이 출토됨으로써 이 지방이 우리나라 도작문화의 발상지임을 입증하고 있다'는 문구도 있다.

 

제방의 축조연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삼국시대로 추정된다.

 

정읍시 고부면 관청리 주변 평야지대를 가로질러 고부천 상류를 막았던 눌제는 삼국시대 이래 김제의 벽골제, 익산의 황등제와 더불어 나라안에서 가장 큰 제방이라 하여 '삼호(三湖)'라 일컬어졌다. 그리고 이로 인해 호남과 호서라는 지명이 생겼다고 전한다. 당시 눌제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기록에 의하면 눌제는 1420년 대홍수로 제방이 무너져 큰 피해가 발생한 후 관리에 어려움이 따르자 파제(破堤)가 논의되기도 했으며, 16세기에는 호수가 없어지고 다시 자연하천의 기능을 하게 됐다. 현재는 남쪽에 흥덕제(동림저수지)가 축조돼 옛 눌제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또 눌제의 옛 둑은 고부~줄포간 도로 중 일부 구간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김종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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