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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프로 양극화..지상파 '퓨전'-케이블 '정통'

요즘 방송계의 화두는 음악이다.

 

'슈퍼스타K'를 시작으로 최근 '나는 가수다'와 '위대한 탄생'에 이르기까지 음악이 주는 감동과 재미가 방송계의 흥행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정작 지상파에서는 정통 음악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반면 케이블 방송사들은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음악팬들을 유혹한다.

 

◇지상파, 정통보다 퓨전 = 현재 지상파 3사에서 방송되는 음악 프로그램은 순위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KBS가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7080 콘서트' '가요무대' '열린 음악회'로 가장 많은 반면 SBS는 지난달 '김정은의 초콜릿'이 폐지되면서 명맥이 끊긴 상태다.

 

MBC는 '나는 가수다'나 '위대한 탄생'처럼 서바이벌이나 오디션 등과 결합한 형태로 변형됐다.

 

 

 

지난해부터 지상파 방송사에는 음악 프로그램 폐지 바람이 불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하던 MBC '음악여행 라라라'와 KBS '라이브 음악창고'가 잇따라 폐지됐고 SBS '김정은의 초콜릿'도 지난달 말 3년 만에 막을 내렸다.

 

평균 5%를 넘지 못하던 시청률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정통 음악 프로그램이 떠난 자리는 '나는 가수다'나 '위대한 탄생'처럼 음악을 차용한 서바이벌 리얼리티쇼가 차지했다.

 

지상파에서 설 자리를 잃던 가수들은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출연 가수들은 '나는 가수다'에서 실력파 라이브 가수로서의 매력을, '위대한 탄생'에서는 음악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나는 가수다' 신정수 PD는 17일 "'나는 가수다'에 대한 비판이 있긴 하지만 역기능보다는 순기능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프라임타임대 대중가요를 다룬 예능 프로그램을 배치하면서 많은 가수들이 재조명을 받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편안한 공연 무대가 줄어든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만드는 최재형 PD는 "지상파에서 라이브 음악을 들려줄 무대가 줄다 보니 우리 프로에 자주 서던 가수들이나 처음 나오는 가수들이 많이 설레하면서 공연한다"며 "때문에 섭외시 우리 프로가 아니면 나갈 데가 없는 가수들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케이블, 음악에 집중 = 반면 케이블 방송사들은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KBS 조이(JOY)는 오는 26일 KBS가 2002년 종영한 '이소라의 프로포즈'를 '이소라의 두번째 프로포즈'란 이름으로 9년 만에 다시 선보인다.

 

이소라가 그대로 진행을 맡은 이 프로그램은 음악과 토크가 결합한 형식을 그대로 유지하며 음악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가수 정지찬을 보조 MC 겸 음악감독으로 영입했다.

 

MBC플러스미디어는 작년 10월 1990년대 인기를 모았던 공연 음악 프로그램인 MBC '수요예술무대'를 부활시켰다.

 

MBC에서 13년간 '수요예술무대'를 이끌어오던 한봉근 PD가 다시 연출을 맡았고 가수들의 라이브 무대라는 기존 포맷도 그대로 이어 받았다.

 

프랑스의 유명 가수 파트리샤 카스를 비롯해 코린 베일리 래, 빈 소년합창단 등 다른 방송에서는 보기 힘든 해외 뮤지션들이 출연해 여타 방송에서 보기 힘든 무대를 선사했다.

 

 

엠넷은 최근 모그룹인 CJ E&M의 출범 후 음악 채널로서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신설 음악 프로그램을 잇따라 선보였다.

 

지난달 11일 음악을 주제로 여행을 떠나는 '디렉터스 컷-거리의 악사'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 26일부터는 라이브 음악쇼 '엠 사운드플렉스'를 방송 중이다.

 

5월 중에는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음악 프로그램 2개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엠넷 김기웅 국장은 "프로그램이 늘면서 프로그램 별로 스타 가수부터 언더그룹까지 섭외, 선곡, 무대 구성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며 "앞으로 음악 채널로서 전문성을 살려 음악의 디테일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음악을 활용하는 방식 차이 =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방송 관계자들은 최근 불거진 음악에 대한 관심을 활용하는 방식의 차이라고 분석한다.

 

'이소라의 두번째 프로포즈' 임용현 PD는 "지상파는 대중성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한계가 있다면 케이블은 좀 더 폭넓은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지상파는 대중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케이블은 타깃 시청층이 명확한 만큼 시청층에 맞는 전문성을 추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기웅 국장도 "'슈퍼스타K'를 기점으로 음악이 대중에게 어필하다보니 지상파에서도 음악을 소재로 한 프로를 많이 선보이는 것 같다"며 "케이블에서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다룰 수 있는 장르의 뮤지션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수요예술무대' 한봉근 PD는 "음악 프로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때문에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우리가 깊이 있는 라이브 음악을 선사한다면 '나는 가수다'나 '위대한 탄생'은 음악과 함께 흥밋거리가 있다. 그렇게 해서라도 훌륭한 가수들의 음악을 많은 사람들이 듣는 것은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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