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김승일 칼럼] 아우성 소리 들리나

김승일 (객원 논설위원)

 

'지역 균형개발에 관한 열망은 오직 우리 전북에만 지워진 시지프스의 신화같은 숙명인가? 참으로 질긴 불평등과 홀대에 대한 푸념들이 귓전을 때린다. 왜 그런가. 왜 그토록 역대 정권때마다 외치고 호소하고 항변했어도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오고 마는 신세인가.'

 

필자가 지난 2004년 참여정부의 전북홀대에 대해 본지에 쓴 칼럼의 한 대목이다. 그 내용을 좀 더 옮겨보자.

 

'지금 전북과 관련된 많은 현안 사업들이 안팎에서 시련에 처해 있다. 가깝게는 새만금사업과 김제공항 건설이 그렇고 기대에 부풀었던 동계 올림픽과 태권도공원 유치도 전망이 밝지 못하다. 찬·반 양론으로 지역갈등만 조장하고 있는 위도 원전수거물처리센터 역시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참여정부 들어 국가산업 발전이나 지역개발을 위한 정책수립 과정에서 전북은 여전히 따돌림 당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반면 가까운 이웃 충청권은 행정수도 이전이란 획기적 개발 전기를 맞고 있고 같은 호남이지만 전남의 경우는 든든한 인프라에 문화 집적 환경이 배가되고 있다. 영남권 진출을 전략 목표로 세운 여당이 영남발전특위 구상을 도모했던 점도 같은 맥락에서 우리에게 좌절감을 안겨준 사례다. 오직 전북만이 그 넓은 기회의 바다에서 좌초하고 표류하는 양상이다. 그러니 도민들의 불만이 속으로 응어리지고 끝내 분출의 비등점에 이른 것은 당연하다.'

 

차별과 홀대에 대한 정책 당국의 불공정성을 필자는 이 칼럼을 통해 절절히 지적했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났다. 지금 전북의 사정은 어떤가? 새만금과 태권도공원 유치는 결실을 맺었다. 반면 동계올림픽 유치와 김제공항은 물 건너 갔고 방사성 폐기물처리장 시설은 경주에 넘겨주고 말았다. 단순히 계산하면 절반 성공, 절반 실패다.

 

그리고 뒤늦게 얻은 게 전주·완주 혁신도시 건설사업이다. 그런데 그 혁신도시에 오기로 했던 토지공사가 주택공사와 합병되면서 통합공사 유치를 둘러싸고 경남과 사생결단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7년전의 '참으로 질긴 불평등과 홀대에 대한 푸념'이 낡은 레코드판 돌 듯 다시 우리 귓전을 때릴 조짐을 MB정부는 지금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주시내에 나부끼는 LH공사 우리 몫 지키기 요구 깃발은 우리 지역의 아우성(?)을 소리없이 대변하고 있다. 분산배치만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도민들의 열망은 재경 도민회원들까지 참가한 국회앞 대규모 시위로 충분히 표출됐다.

 

김완주 지사와 국회 장세환 의원의 삭발도 비장한 의지 표명이고 도의원들의 청와대앞 마라톤 시위도 정부의 판단에 움직일 수 없는 대못을 박았을 것으로 믿는다.

 

항간에 나도는 '영부인 사업'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루머 또한 그야말로 낭설로 그치기를 바란다. 현란한 말솜씨와 임기응변에 능한 국토해양부 정종환 장관이 적당히 양쪽 지역 여론을 듣는 척 하다가 결정적 순간에 그 쪽(?) 손을 들어주는 우를 범한다면 그 뒷감당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정부는 분명히 알아둬야 할 것이다.

 

/ 김승일 (객원 논설위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오피니언[사설] 전북정치력 이성윤 최고위원 당선에 달렸다

오피니언[사설] 공공기관 2차이전, 농협중앙회 등 집중해야

오피니언마천루 위에 앉은 AI설계자들

오피니언시간을 건너온 목소리, 지역문화에서 원로예술인의 자리

오피니언청와대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