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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아는 얘기, 이렇게 웃길 줄 몰랐대요"

감자탕 집에서 만난 두 남녀. 자못 심각한 표정의 여자가 "우리, 시간을 좀 갖자"며 천연덕스럽게 수저를 놓는다.

 

일방적인 이별 통보에 화가 난 남자. "이건 아니잖아"라며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더니 종업원을 향해 회심의 코멘트를 날린다. "여기 육수 좀 더 부어주세요."

 

지난 1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 속 코너 '생활의 발견'의 한 장면이다.

 

'생활의 발견'은 이처럼 연인이 이별하는 과정을 그린다.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하는 여자와 그런 여자를 잡으려는 남자. 멜로 드라마 속 장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도 관객들은 웃음을 참지 못한다. 심각한 상황에서도 '할 건 다 하는' 두 남녀의 모습이 현실과 징그러울 만큼 닮았기 때문이다.

 

9일 여의도에서 만난 개그맨 송준근ㆍ신보라ㆍ김기리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해 낸 게 인기 비결 같다"고 입을 모았다.

 

"'공감의 힘'인 것 같아요. '삼겹살 2인분 주세요'나 '쌈 좀 많이 주세요' 처럼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니까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송준근)

 

"누구나 한번쯤은 가본 장소를 택해 '여기서는 이런 말과 행동을 한다'는 걸 보여주는 게 우리 코너의 포인트에요. 웃기려고 들면 오히려 안 웃긴 코너여서 최대한 감정을 절제합니다."(신보라)

 

'생활의 발견'은 사실 '달인' 김병만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코너다. 송준근은 "김병만 선배가 '진지한 이야기를 커피숍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하면 재밌을 것 같지 않냐'고 하셔서 이 코너를 만들게 됐다"고 소개했다.

 

"보라ㆍ기리를 불러서 회의를 하는데 얘기만 해도 너무 재밌는 거에요. 바로 삼겹살집에 달려가 손님들을 관찰하며 아이디어를 짜냈죠. 다음날 기획안을 냈는데 바로 통과됐어요."

 

아이디어 회의부터 녹화까지 일주일이 채 안 걸렸다는 이 코너는 예상대로 '대박'을 터트렸다. 지난달 17일 첫선을 보이자마자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1위에 오른 것.

 

신보라는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생활의 발견'을 흉내내며 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누군가가 우릴 흉내내며 웃는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웃었다.

 

"며칠 전 친구랑 같이 삼겹살을 먹는데 친구가 갑자기 '풋'하고 웃는 거에요. '생활의 발견' 속 한 장면이 생각나서 그랬다나…. 그걸 보고 우리 코너가 정말 웃기긴 한가보다라고 생각했죠."(김기리)

 

'생활의 발견'이 개그콘서트의 간판 코너로 부상하면서 세 사람의 개그 인생도 전환점을 맞았다.

 

'준교수' '곤잘레스' 등 느끼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송준근은 '연기파 개그맨'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고, 신인 개그맨인 신보라ㆍ김기리는 드디어 자신만의 대표작을 갖게 된 것.

 

송준근은 "그동안 외국인ㆍ느끼남(느끼한 남자) 같은 강한 캐릭터만 연기해서 내가 다른 걸 할 수 있을까,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면 사람들이 어색해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있었다"면서 "'생활의 발견'은 제가 정말 해보고 싶었던 개그다. 이 코너를 통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신보라는 "제가 주인공이 돼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는 코너는 이게 처음"이라면서 "노래하는 모습 말고도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 너무너무 감사하다. '생활의 발견'은 제게 '가능성의 발견'"이라며 웃었다.

 

김기리는 "'생활의 발견'은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준근이 형, 보라랑 같이 이렇게 좋은 코너를 하게 돼 무척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동안에는 주로 먹는 것 위주로 보여드렸지만, 앞으로는 서점ㆍ찜질방ㆍ영화관 등 더욱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거에요. 등장인물 간 관계도 남매ㆍ사제관계 등으로 넓힐 생각입니다. 더욱 다양한 '발견'을 기대해 주세요."(신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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