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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의 귀빈

▲ 김완순 교동아트센터 관장
  ▲ 김완순 교동아트센터 관장  

햇살 가득한 골목이 아름다운 전주한옥마을의 경기전 돌담길. 그곳을 걷다보면 교동아트센터와 교동아트스튜디오를 만날 수 있다.

 

공예작가인 필자는 오래전부터 “미술인들은 최소한의 부담으로 전시하고, 시민들은 여유 있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참 좋을텐데…”하는 생각을 해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미술관을 개관한지 벌써 5년이 넘었다. 이젠 매일 200~300명 정도의 관람객이 찾아오는 문화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미술관을 운영하면서 문화예술의 본향인 전주와 전북이 얼마나 비중있는 곳인가를 새삼 깨닫곤 한다.

 

하지만 우리 전북인들이 오랜 전통을 가진 문화예술을 제대로 전수받아 더 크게 발전시키려면 도민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가짐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믿는다.

 

바로 메세나(Mecenat) 운동에 앞장서야 한다는 점이다. 반대급부를 바라지 않고 문화나 사회분야를 지원하는게 바로 메세나 운동이다.

 

한쪽에선 “큰 기업인도 아니고,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메세나 타령이냐”며 비아냥거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메세나는 거창한게 아니고, 평범한 사람들도 얼마든 메세나를 실천할 수 있다.

 

작가에게 돈을 주는 것은 ‘언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사주는게 바로 메세나 실천의 첩경이다. 자신의 참된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때 작가는 삶을 영혼을 불태워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꼭 수백만원짜리 작품이 아니어도 된다. 대다수 미술가들은 먹고 살아야 하는 현실과 직면하고 있다. 작품이 팔려야 새로운 창작을 위해 재료도 사고, 자녀들의 학자금도 내야하나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다. 필자가 아는 미술가중 불과 몇명을 빼면 전부 이런 고민을 안고 창작 활동에 임하고 있다.

 

그런데 고개를 돌려보자.

 

전주시내의 경우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 값비싼 엔틱 가구가 자태를 뽐내고 있는 집이나 사무실이 많다. 이곳에 괜찮은 작품 하나가 더해진다면 집주인의 격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유명 브랜드의 액세서리보다 훨씬 적은 가격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작품을 살 수 있다.

 

거실에 걸린 작품은 자녀들에게 품격 있는 자기문화를 향유하는 부모의 모습으로, 지인들에게는 훨씬 품격 있는 지성인의 풍모를 물씬 풍길 것이다.

 

덤으로 더 하나. 그 작가가 개인전이라도 하게 되면 당신의 우편함에는 어김없이 작품전 도록이 도착할 것이고, 그 전시장을 찾으면 당신은 귀빈으로 대접 받을 것이다.

 

한번 시도해 볼 만하지 않은가.

 

전시장을 찾아 작품을 감상하고 구입함으로써, 건강하게 자기정체성을 분출할 수 있고 작가는 힘을 얻어 더 좋은 작품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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