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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운동의 불씨'2·8 독립선언'

이지선  익산보훈지청

 

제1차 세계대전은 유럽 중심의 제국주의 국가들이 힘의 팽창과정에서 충돌하게 되면서 일어났다. 당시 강대국들은 '힘의 논리'에 의해 약소국을 점령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었고, 서로 그 점령을 묵인해주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1918년, 독일 중심 동맹국의 패배로 1차 세계대전이 종결되면서 승전국인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은 새로운 국제질서를 회복해야할 책무를 갖게 되었고. 각국 대표들은 전후처리 문제를 위해 파리에 모여 평화회의를 열었으며 점령국과 소수민족의 독립을 강조한 미국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원칙이 수용되었다.

 

민족자결주의의 발표는 당시 강대국의 지배를 받던 전 세계의 수많은 약소민족들에게 독립에의 희망과 커다란 용기를 불러일으켰다. 일제에 국권을 빼앗기고 온갖 수탈과 핍박을 받으며 살아가던 우리 민족에게도 독립에 대한 열망과 희망이 커져갔다. 하지만 실제로 민족자결주의 원칙은 동유럽의 패전국 영토에 귀속된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모든 약소민족에게까지 그 원칙이 적용되지는 못하였다.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먼저 움직인 건 외국에서 공부하던 나이 어린 학생들이었다. 그들은 해외 다른 나라들의 독립운동 활동들을 접하게 되면서 무조건 외부와의 교류를 거부하는 우리의 옛 사상에서 벗어나 국제 정세에 따르는 것이 민족의 장래를 보장하는 길임을 알았다. 일본에 유학중이던 조선 유학생들은 이런 정신을 바탕으로 조선청년독립단을 결성하였고, 도쿄 기독교청년회관에서 2000만 우리 민족을 대표하여 전 세계에 독립을 선언하게 되었다. 독립선언을 했다고 해서 그게 바로 눈에 보이는 결과를 이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게다가 이때 모였던 학생들은 대부분 그 자리에서 일본 경찰들에 의해 즉시 제지당했고 실행위원들은 연행되면서 끝났기 때문에 표면적으로 2·8 독립선언이 이룬 것은 없어보였다. 그렇지만 우리 민족에게 이 사건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었다.

 

학생들의 이런 행위를 보고 자극받은 국내의 지식인들이 모여 3·1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하였고 이는 전국적으로 3·1독립만세운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도의 비폭력운동, 중국의 5·4운동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렇듯 중요한 의의를 가진 2·8 독립선언이 왜 학교 역사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았는지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3·1 기미독립선언서의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꽤 많을 것이다. 두가지 독립선언문 모두 우리의 역사의 정통성을 알리고, 일제의 불법적인 침략행위를 고발함으로써 이 점령이 무효이며 독립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 다만 젊은이들의 의지를 투영하듯 2·8독립선언문은 국권침탈 실상을 구체적으로 열거해가며 일제의 침략행위를 더 강력한 어조로 낱낱이 세계에 고발하였고, 병사하나 없는 힘없는 나라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독립을 추구할 것이며 만약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영원히 혈전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우리의 근대사를 살펴보면 6·10 만세운동, 광주 학생운동처럼 학생들이 중심에 서서 불의에 대항하는 경우가 많았다. 2·8 독립선언이 이런 학생운동과 같은 맥락으로 현재에도 이어져서 요즘 젊은이들이 지금 당장의 현실적, 경제적인 어려움에 치여 개개인의 문제에만 급급해 하는데서 벗어나 좀 더 전체를 생각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미래에의 희망을 잃지 않는 젊음다운 젊음을 누려나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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