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1. 프롤로그 - 탄소섬유란?

목화·누에고치서 실 뽑듯탄소를 원료로 만든 섬유

▲ 탄소섬유는 탄소를 원료로 만든 실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사진은 독일 프라운호프 뮌헨공대 LCC연구소에 있는 탄소섬유 직조기 모습. 왼쪽 작은 사진은 감아놓은 탄소섬유. 뮌헨=김성중기자

경영학의 시조인 피터 드러커 교수는 '어떤 길을 가야 하는 것이 전략이고, 어떻게 가야 하는가가 전술이다'고 정의한다. 한국은 국가경제 전략으로 자본주의를, 전술로는 수출주도형 공업화를 택해 1962년 1인당 국민소득 87달러를 2010년 2만달러까지 끌어올려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됐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과 전술이 한계를 맞으면서 새로운 방식이 요구되고 있다. '경쟁전략' 분야의 최고권위자인 하버드 경영대학원 마이클 포터 교수는 이와 관련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하나는 '경쟁자와 같은 것을 더 잘하고 더 많이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것을 하거나 같은 것을 더 잘하는 것'이다. 포터 교수는 특히 '비교 우위' 보다는 '경쟁 우위'를 갖춰야 최종 승자가 된다고 강조한다. 드러커와 피터 교수가 던진 화두는 산업화에 뒤쳐진 전북, 그리고 전주에게 사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전북에서 생경하게만 들리던 '탄소산업'이라는 용어가 도민들의 귀에 점점 익숙해져가고 있다. (주)효성이 전주시 친환경첨단복합산업단지에 탄소섬유 양산 공장을 짓는 중이고 전라북도와 전주시가 이른바 '탄소밸리'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탄소산업에 있어 대한민국은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후진국이다. 그러나 포터 교수의 말처럼 '경쟁자와 같은 것을 더 잘하고 많이 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면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전북일보는 주목했다. 이에 본보는 '21세기 산업의 쌀'로 평가받는 탄소소재와 관련한 기획취재를 했다. 지난 3월 '전주, 탄소강국을 꿈꾸다'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해외기획취재 대상으로 선정된 직후 기자는 먼저 탄소산업 선진국인 영국과 독일의 기업체와 연구소, 그리고 해마다 세계 탄소박람회가 열리는 프랑스를 다녀왔다. 또 탄소강국인 일본 도레이사의 경북 구미공장 신축과 태광산업의 울산 공장 가동의 배경과 의미를 취재하고 국내와 세계 탄소산업 현황 등을 점검함으로써 전주와 우리나라의 탄소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봤다.

 

'탄소'는 일반인에게 친숙한 용어지만 '탄소섬유'를 얘기하면 선뜻 알아듣기가 힘들어진다.

 

일상생활에서 탄소하면 연필심의 원료인 흑연과 다이아몬드 등을 연상하게 되지만 탄소섬유에 대한 정보는 그리 많지 않다. 또 초중고 시절에 배웠던 원소기호 C인 탄소에서 도대체 어떻게 섬유를 만드는 지 아는 이도 드물다.

 

이처럼 생소한 탄소섬유도 그 원리를 알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리가 사용하는 옷 등의 원료가 되는 일반적인 섬유를 목화나 누에고치에서 뽑아 그 실을 직조해 만들듯 탄소섬유 또한 탄소를 원료로 해 실(섬유)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탄소섬유는 유기 고분자 섬유를 약 1000~2000℃로 태우면 생성된다.

 

탄소섬유는 그 원료에 따라 분류되는 데 팬(PAN)계 탄소섬유와 피치(Pitch)계 탄소섬유로 나뉜다.

 

 

△팬계 탄소섬유

 

폴리아크리로니트릴섬유(털실과 담요 등에 쓰이는 섬유로 보통 아크릴 섬유로 불림)를 원료로 한 것이 PAN(팬)계 탄소섬유다.

 

일본오사카 공업시험소의 신토 아키오가 발명했으며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1000~1500℃에서 생성한 섬유로 탄성률은 200~300GPa, 강도 3~6GPa다. 1GPa(기가 파스칼)는 1㎡당 10의 9제곱 뉴튼의 압력을 말한다. 1뉴튼은 1kg의 물체에 작용하여 1㎨의 가속도를 발생하는 힘이다.

 

섬유의 지름은 5~10㎛이고 보통 수천~수만 개의 다발로 되어있다. 부드럽고 검으면서 금속광택이 난다.

 

가장 가볍고 강한 구조재료로 항공우주 분야에 많이 쓰이고 스포츠용품과 일반 공업용 순으로 사용된다. 이미 보잉사의 B-767, B-747기의 동체에 탄소섬유로 만든 제품이 채용되고 있고 우주선의 경량화 효과가 커 사용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경량화의 장점 이외에도 내열성, 내마모성, 내부식성, 치수 안정성, X-레이 투과성이 좋아 그 같은 성질을 살린 용도에도 적용된다.

 

 

△피치계 탄소섬유

 

석유나 석탄에서 나오는 흑색의 피치(Pitch)를 원료로 한 탄소섬유를 가리킨다.

 

원료에 따라 등방성 피치, 예컨대 석유 정제 때 생기는 석유피치 같은 구조상 무정형의 등방성 피치와 광학적 이방성을 갖는 액정함유 피치계 탄소섬유가 있다. 등방성은 측정방향으로 성질이 의존하지 않는 것이며 의존하는 것은 이방성이라고 한다.

 

피치계 탄소섬유는 오랫동안 고온 단열재, 패킹,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보강재 등 공업재료로 쓰이고 있으며 연료전지와 신규 2차연료전지의 전극재료, 마찰재료, 시멘트계 경량 건재 분야의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디스크 패드와 커튼울 등은 실용화 단계다.

 

새로운 에너지 분야와 석면 대체 재료로서의 이용이 증가한다면 연간 수 만톤의 수요가 기대되는 탄소섬유다.

 

피치류를 300~500℃로 가열하면 액정상태가 되는 데 이를 탄소화하면 고성능 탄소섬유가 된다.

 

팬계 탄소섬유에 비해 탄성률이 높고 탄소수율이 커서 값싼 고성능 탄소섬유 제조법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항공기용 브레이크재 등으로 사용되고 일본 등 많은 기업에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김성중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오피니언피지컬AI와 에너지 대전환과 협업이 우리의 미래다

경제일반[주간증시전망] 기존 주도주 비중 확대나 소외 업종 저가 매수가 바람직

군산한국건설기계연구원, 미래 건설기계 혁신·신산업 육성 앞장

오피니언[사설]미래 핵심 에너지기술 ‘인공태양’ 철저한 준비를

오피니언[사설] 위기의 농촌학교 활력 찾기, ‘자율중’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