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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연재를 마치며 - 이제 걸음마…뛸 수 있도록 지원을

국가차원 전략·투자 뒤따라야 / 전주 탄소밸리 예산 확보 관건 / 소재산업 분산 보다 집중 필요

▲ 전주 팔복·동산동 일대 친환경 첨단복합산업단지 3-1단계 부지에서 (주)효성의 탄소섬유 양산공장이 50% 가까운 공정률을 보이며 신축되고 있다. 안봉주기자 bjahn@
전북일보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전주 탄소강국을 꿈꾸다'는 기획 취재 연재를 지난 4월 18일부터 시작했다.

 

본보가 세계의 탄소산업 시장과 전북의 탄소산업을 주목하게 된 배경에는 '21세기 신산업의 쌀'로 평가받는 신소재가 세계 주요 선진국에서 현재는 물론 미래의 핵심 산업으로 여겨지는 국제적 상황이 자리한다.

 

인류가 역사를 석기시대, 철기시대, 청동기시대 등으로 나누는 이유는 인간이 사용하는 소재의 중요성을 웅변한다. 이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 선점하는 국가가 역사의 중심에 서왔다는 사실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주기계탄소기술원(JMC)과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추진해 온 (주)효성이 지난 해 6월 전주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목표로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T-700급 탄소섬유 양산체제 구축을 선언한 일은 전주, 나아가 한국의 산업지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로 평가 받는다.

 

기자는 3개월간의 기획 연재를 통해 탄소산업의 의미, 선진국들의 수준과 사례 및 국내외 탄소시장의 실태, 그리고 한국 탄소산업의 현주소와 과제 등을 점검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의 탄소산업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다. 세계 수준과 국제 시장의 벽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자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

 

그런 면에서 정부 차원의 획기적인 투자와 집중 없이는 여전히 한국은 세계 신소재 산업의 변방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이와 관련 최근 정부는 탄소(Carbon) 원료로부터 소재를 생산해 이를 고부가가치 제품생산에 활용하는 이른바 'C-산업'의 발전 전략 수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담당 부처는 지식경제부다. 지경부는 혁신소재로 부각되는 C-소재의 자체 개발능력과 이를 활용한 수요산업의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수립이 매우 긴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지경부는 C-산업을 2020년 국가 5대 주력산업으로 정한 세계 경쟁력 목표 달성을 위한 척추산업으로 판단, 선제적 기술개발은 물론 수요창출 방안을 고심 중이다. 사실 C-산업은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가들이 대외 기술 유출을 꺼리는 등 장벽이 매우 높고 R&D 협력을 회피하는 특성을 갖는다.

 

국가 차원의 전략과 투자 없이는 선진국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수립하려는 'C-산업 글로벌 리더 국가 도약' 비전도 뒤떨어진 국내 C-산업의 중간원료 공급능력과 기술력을 포함해 관련기업의 영세성, 체계적 R&D 전략 및 지원 기능 부실에서 비롯된다.

 

정부가 내건 C-산업의 2020년 목표는 △기술경쟁력 10위→4위 △글로벌 기업 0개→10개 △무역 2조달러 조기 달성 기여로 종합적 지원전략과 체계를 마련, 기술경쟁력과 상용화 역량을 강화하고 산업구조의 선진화를 이룬다는 게 골자다.

 

지경부가는 또 C-소재산업의 특성상 산업 육성 초기부터 지원체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신설, 맞춤형 지원전략 시스템을 갖춘다는 복안이다.

 

정부가 선정한 미래 유망 6대 C-소재 중 하나인 탄소섬유와 관련 전주의 신산업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전주시 관계자도 "지경부가 대한민국 최초로 시작한 전주 탄소밸리 사업을 C-산업의 최우선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1992억원을 투자하는 탄소밸리사업의 속도는 매우 더딘 편이다.

 

시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지역에서 시작해 중앙정책으로 선정된 사업은 전주 탄소산업이 유일 할 것이다. 하지만 탄소밸리 예산 1992억원 중 1080억원을 점하는 국비 예산 지원은 기대에 못미친다"고. 실제 정부는 탄소밸리 예산과 관련 첫 해 50억원에서 이듬 해 120억원, 올 해 117억원만 배정했다. 남은 2년에 800억원이 모두 지원될 지 미지수라는 얘기다.

 

더구나 탄소산업과 관련한 최근의 동향은 낙관적이지 않다. 정부가 뒤늦게 탄소산업을 국가적 사업으로 적극 진행하면서 그 중심을 국내 3개 권역으로 나누고 있다는 소식이 있어서다.

 

전주의 탄소산업 선점 노력과 결실을 알면서도 집중보다는 분산을 선택하려는 움직임은 정치적으로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도내 정치권의 분발이 필요한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취재 보도의 첫 연재에서 언급했던 경영학의 시조 피터 드러거 교수의 '어떤 길을 가야하는 것이 전략이고, 어떻게 가야하는 가가 전술이다'는 말과 '경쟁전략' 분야의 최고권위자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마이클 포터 교수가 던진 '같은 것을 경쟁자보다 더 잘하고 많이하는 것'이라는 화두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다가온다.

 

취재에 협조해 준 전주기계탄소기술원(원장 강신재) 관계자와 전주시청 탄소산업과, (주)효성과 도내 탄소업체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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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중 yak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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